산마루 골짝마다
초록치마 넉넉히 펼치고,
새 각시 젖가슴 같은 봉긋한 언덕은
일찌감치 들판에 내려 앉아
보리 피리를 부네
화사한 꽃들은 사방에서
저마다 고운 얼굴 내밀고
봄볕 물든 아지랑이 같은 몸을
마실 나선 봄바람에 실려,
여기 저기 한 바탕 흥겨운 춤잔치
아스라히 먼 산등성도
어깨가 절로 들썩, 엉덩이가
절로 들썩
아, 저들은 어떤 사랑을 맛보기에
온통 맨 몸으로
저리도 신명이 날까
향긋한 술 한잔 없이도
얼시구 지화자 절로 취하는,
이 환장할 봄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