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에서 일어난 대량총기살인이 한국이민가정의 한 아이에 의해서 일어났고 이일은 많은 이민 가정의 부모들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에 대해 걱정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자라나는데 있어서 부모님의 양육방식이 어떤영향을 줄까요? 왜 어떤 사람은 음악을 잘하고, 공부를 잘하고, 어떤 사람은 학교에서 말썽을 부리고, 비싼 옷/신발만 살려고 할까요? 우리의 능력, 성격, 행동양식을 결정하는데 우리의 부모는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요?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에게 우리는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까요? 부모의 양육방식이 자녀에게 영향을 많이 줄까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의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당연하지” 일것입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부모의 양육방식은 아이들이 어떻게 커갈것인가에 대해 아주 미미한 영향을 준다는 것이 많은 심리학자들의 생각인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없는건 아닙니다만). 부모가 아이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식은 자신들의 유전자를 아이들에게 물려주는 것입니다. 왜냐면 아이들의 능력, 성격, 행동방식은 부모가 전해준 유전자에 의해 매우 큰 영향을 받으니까요. 하지만, 일단 아이가 우리가 물려준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나면 부모들이 어떻게 길르는것이 그 아이에게는 별다른 효과를 주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가진 유전자가 우리의 모든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태어난 후 맞이하게 되는 많은 환경적 요인이 (사실은 아이들이 뱃속에 있을때부터 겪은) 그 아이가 어떻게 자랄것인지에 영향을 줍니다. 이런 환경적 영향중에 부모의 양육방식은 별로 (또는 전혀) 중요한 요인이 아니라는 것이 많은 행동유전학자들이 믿고 있는 결론입니다. 그럼 어떤 환경적 영향이 아이들의 행동양식에 큰 영향을 줄까요? 몇몇 요인이 있지만, 많은 심리학자들은 ?아이들의 행동양식에 관한한? 친구들이 막강한 영향을 준다고 믿고 있습니다. 단순한 예를 들면, (우리에게 친숙한 예이지만) 이민가정의 아이들은 그 현지의 친구들의 발음을 따라하게 되지 부모의 발음을 따라하지 않지요. 또 아이들은 친구들의 유행을 따라가지, 부모들의 유행을 따라가지 않지요. 사실 부모들의 거의 모든것을 “지루한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구요. 아이들은 또래집단을 모방하고 살아가도록 “설계”되어 있는것 같습니다. 아마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선사시대 이래로 아이들이 잘 살아남는데 더 도움이 되는 적응된 행동이었을거고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경향이 지금도 남아 있는 것일 겁니다. 아마 그렇기 땜에 “친구따라 강남가는” 청소년들이 아주 많고 이땜에 많은 부모들은 “쟤가 요즘 왜 이렇게 말을 안들어”라는 말을 달고 사는 것이구요.
아마 우리 부모들이 아이들의 행동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현재의 양육 방식을 바꿀려고 노력하는 것 보다는, 아이들이 바람직한 친구들이 많은 곳에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에 넣어 버리는 방법일지 모릅니다. 반면에 학교에서 골치를 너무 많이 썩이는 아이를 맨날 벌 세우고 야단치는것은 그 아이의 행동을 바꾸는데 크게 영향을 못 줄것입니다. 주의를 돌이켜 보면 말썽쟁이들이 부모의 야단과 훈계로 개과 천선했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하셨을 것입니다. 개과천선수준으로 행동이 급격히 변한경우는 그 아이의 어떤 사정으로 기존의 친구들과 떨어져 살아감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군대에 가서 개과천선했다던가, 다른 학교에 전학을 간후에 좋아 졌다던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간후에 좋아 졌다던가… 부모로서 중요한 역할은 아이들을 가르치고 야단치고 훈계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몰려다니는 아이들을 관찰하고 필요하다면 이친구들을 관리하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지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지요. 맹자의 어머니가 아이를 가르치려고 하기 보다 이사를 간것이 주효한것 처럼말이죠.
혹시 "그럼 내가 우리 아이를 어떻게 대하든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에요? 내가 애들을 멋대로 키워도 된다는 말이에요?"라는 생각이 드실텐데. 여기에는 주디스 해리스라는 할머니 심리학자의 말씀을 직접 올림으로써 이분이 직접 대답하게 하겠습니다.
“첫째, 부모는 자식에게 막강한 힘을 가진 존재이고, 부모의 행동은 아이들의 행복에 대한히 중요합니다. 양육은 무엇보다 윤리적인 책임이구요. 부모가 자식을 때리거나 무시하거나 학대하거나 방치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지요.. 크고 강한 사람이 작고 힘없는 존재를 그렇게 다루는 것은 잔인한 일입니다.”
“둘째, 부모와 자식은 인간적인 관계로 맺어져 있습니다. 우리 남편/아내의 성격을 바꿀 수 없다고 해서 "그렇다면 내가 우리 남편이나 아내를 어떻게 대하든 중요하지 않다는 말인가?"라고 묻지 않지요. 남편과 아내가 서로를 보살피는 것은 상대방의 인성을 원하는대로 변화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깊고 만족스런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입니다. 부모와 자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우리 자녀를 사랑으로 대하는 것은 서로가 맺는 관계의 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위의 이야기가 버지니아에서 일어난 어처구니 없는일을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그 사람은 친구가 아예없었던 것 같으니까요. 그러나 이일로 자녀교육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하는 이때 여러분들의 사려깊은 글과 말을 읽고 들으면서, 보통 사람들의 생각과는 매우 다를 수 있는 심리학자들의 생각하나를 소개합니다.
토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