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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시민권 취득...그리고....(후기)
작성자 이민     게시물번호 -8774 작성일 2007-06-13 02:06 조회수 1072
벌써..오래전 일이지만...나를 비롯해서 주위에 많은 이민자분들
 
도 공감가시는 부분이 있을까해서..이렇게 글을 올려본다..
 
90년초반 나는 온 가족이함께 이민을 왔다...그때 당시 중학교 3
 
년을 마치고 왔기 때문에...한국적인 정서가 어느정도 자리가 잡
 
힌후라고 나름 생각한다...대부분의 이민자 분들이 그랬듯이...우
 
리 가족들도 나름 힘든 이민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부모님은
 
생활을 위해서 나름대로 열심히 일을하셨고..나와 동생들은 학교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서 많이 노력했다...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부모님들은 일이생겨...한국으로 다시 돌아가시게 되었고..
 
나와 동생들만 캐나다에 남아서 생활을 하게되었다...대부분 알다
 
시피...자녀들이 성년이 되기전에 그 부모가 캐나다 시민권을 신
 
청하고 취득하게되면 자녀들은 자동적으로 캐나다 시민권이 주어
 
지게되는데...우리 부모님들은 캐나다 영주권을 포기하고 한국에
 
다시 돌아가시게 되었기 때문에..나와 동생들만 영주권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게되었다...동생들은 나름데로
 
캐나다 생활에 잘 적응하고 학교도 무난히 졸업해서...미국으로
 
가기전에 각자 캐나다 시민권을 취득했는데...그중에 유독 나만
 
영주권을 계속 가지고 있다가...이민와서 처음으로 한국을 나가게
 
되었다...이민오고 처음 온 한국은...내가 처음 캐나다에 이민왔을
 
때보다..더 낯설고 적응하기 힘들었다...그리고 몇개월후에는 오
 
히려 빨리 캐나다로 돌아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그렇게 캐나다로 돌아오고 나서...나는 곰곰히 생각해보았다..한
 
국과...캐나다의 생활에 대해서...싫던 좋던..이민와서 그 동안 정
 
이 많이든 캐나다...그리고 언제나..앞으로도 내 영원한 고향인 한
 
국...아무리 생각해봐도..한국에서 또 새로이 생활 한다는것이 많
 
이 두렵기도하고 해서..결국에는..캐나다에서 아주 정착을 해야겠
 
다는 생각에 이르렀다..그리고 캐나다 시민권 신청을 했고...시간
 
이 흐른후에...시민권을 받으러 오라는 연락이왔다...
 
시민권을 받는날..나는 별 생각없이 담담하게..들어갔고...그곳에
 
서 적지않은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무덤덤하게 들어간 그곳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시민권을 받기위해서 자리를 매우고 있었고..
 
나는 그 많은 사람들 틈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고개를 들어보니..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도계 가족들이었고..그외에 동양인은
 
나를 포함해서 몇사람 안되는듯했다..."피부색깔..언어..어느것 하
 
나 비슷한 부분이라고는 찾아볼수도 없는 이 사람들이 어떻게 나
 
와 같은 나라의 국민이란 말인가?"...그리고 시작된 시민권 선서
 
식...다들 알다시피 캐나다는 영국의 식민지이기 때문에..캐나다
 
시민권 선서를 할때 영국 여왕에게 충성을 다한다는 선서를 하는
 
데..나는 그 순간에..내가 자라고 태어난 고향 한국에 배신을 하는
 
듯한 마음이 들어서...선서를 하는둥 마는둥하고..시민권을 받아
 
들고 얼른 집으로왔다..그리고 온몸에 힘이 빠져서 그 자리에 누
 
워서 잠이 들었다...그 다음날 일어나자마자..바로 밴쿠버 영사관
 
에 전화를 걸어서 다급하게 물어보았다.."저기요..제가 어제 캐나
 
다 시민권을 취득하게 되었는데..그렇게되면..저는 더이상 한국
 
국민이 아닌건가요?...영사관 직원이 말하기를..."그렇죠...그리고
 
한국으로 여행을 가더라도 한국 국민이 아닌 외국인으로서 방문
 
하게되는거라는 말을 들었을때는..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것 같았
 
다...그래도 마음을 가다듬고..조급하게 다그치듯..다시한번 물어
 
보았다.."저기요...그래도 내가 태어나서 자란곳이 한국인데..만약
 
나중에라도 다시 한국 국적을 취득하려면 어렵지 않은거죠?"..그
 
건그때가서 다시 알아보라는 영사관 직원에 말을 듣고 힘없이 전
 
화기를 끊었다...그리고는 아무 죄도없는 시민권 증서와 카드를
 
그 자리에서 찢어 버렸다..지금 생각해보면..나름데로 내 생활을
 
위해서 했던 일인데..그때 당시에는..시민권을 취득하고 한것이..
 
내 나라..내 조국 한국에..무슨 배신이라도 한듯한 기분이 들었으
 
니까..하지만..지금도 내 스스로 위안하기를...내가 특별히 내 조
 
국 한국을 배신한것도 없지만..그렇다고 시민권을 취득한것이 그
 
렇게 큰 죄를 지었다고 생각은 하지 않는다...물론 한국에서는 연
 
예인들을 비롯해서...국적에 관련한 병역비리 등으로 아주 민감한
 
부분이라는것도 잘 알기에..그 부분에 대해서는 항상 조심하는 편
 
이다...나는 가끔 한국언론에서..나와 비슷한 처지에 사람들이..한
 
국에서..외국적인 사고방식으로 말을 하다가 곤경에 빠지곤 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는데..그걸 보면서..우리 같은 사람들이 할수
 
있는 일은..이민자로서..캐나다에 살고있지만..내 조국 한국과 그
 
리고 캐나다..두 나라의 정서를 적당히 알고 섞어서 어느 한쪽과
 
도 부딧힘이 없어야 된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캐나다 시민권에 대해서..내가 가지게된
 
생각은...내가 태어나서 자란 내 조국은 한국이지만..어쩔수없
 
이...이곳 캐나다에 정착해서 살기위한 도구일 뿐이라고...그리고
 
또 다시 다가올 월드컵에는...어디에 있든지...대한민국을 목이 터
 
지게 외치고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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