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 조윤하
식구들 입 맛으로 걸쳐 놓은
늦 가을 식탁 위에
서늘한 비늘 긁힌채
훈제된 시체로 누워있는
붉은 연어 한 마리.
앞 산 돌아오던 가을바람
혼신의 기력
꼬리 흔들어
네 태어난 母川의 강가에
품어온 알
한 배 쏟아
온 자궁속 비워낸 지친 몸
벌겋게 핏물로 떠오르던 그 저녁
산구름 걸린 노을마저
몸푼
뒷물 부끄러워
얼굴 붉혔지.
네 受任의 약속은
죽음까지의 길로
후손의 집을 고향에 묻어놓고
시든
꽃잎으로
너덜되는 살점을 놓고 간
母性의 신성함을
나는 어이없게도
이 저녁
식탁 위에
한낱
魚族의
비린내로 흘리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