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다녀간 손님 중 한명이 제게 한 인사입니다.
멋진 여름 보네세요.... 이 말을 들으니 괜히 마음이
조급해지고 불안해지기까지 하네요.
7월이 내일인데 이러면 벌써 여름도 반은 지난 것 같아서
말이죠. 여름을 즐기기는 커녕 일에 치어서 아직 gardening도
채 마치지 않아 전혀 여름을 즐길만한 처지가 아닌데 말이죠.
물론 가드닝 자체가 여름을 즐기는 일환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일은 일이더라구요. 허리도 아프고..
제게 찾아 오는 손님들은 겉으로 보아서는 그리 넉넉해 보이
는 것 같지 않아도 여름 챙겨 먹는 데는 거의 필사적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닙니다.
벌써 1주일씩의 휴가를 두번 씩이나 다녀온 사람도 있고..
아마 일만 죽어라하는 제가 그들 눈에는 이상해보일수도
있겠다싶어 괜히 제발저려하기도 했죠.
그러나 사실이지 짧디 짧은 여름을 일만 죽어라하다 보내기엔 너무나 아까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여러 가지 계획은 잡아놓긴
하였습니다만...
저는 6월달은 금요일 같고 7월은 토요일 8월은 일요일 같아요.
누구나 금요일을 젤로 치죠. 그래서 TGIF!(Thank God It`s Friday !)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일요일을 앞둔
온전한 휴일이자 진짜 안식일인 토요일이 다음날이기 때문에 마음 넉넉한 금요일 저도 그래서 금요일 밤이 젤로 좋습니다.
금요일 밤엔 밤을 새도 좋을 것 같구요.. 늦게 까지 영화를 보거나 아니면 친구들과 술을 한잔 하기에도 참 좋은 날이죠.
마찬가지로 금요일 같은 6월달이 오히려 놀기엔 좋지 않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비록 비가 자주 오는 것이 꺼림칙하지만.. 뭐 금요일이
좋긴 하지만 여전히 일을 해야하는 것과 비슷하죠.
일전에 본 토요타 자동차 광고에서 아이는 바깥에서 물놀이 하고
날씨는 화창해 완연한 여름날씨인데 가라지에 들어가 물뿌리개를 들고 나오니 어느새 눈이 내려 온천지가 눈천지인데다가 아이가
물놀이 하는 곳은 얼음이 꽝꽝.. 그리고는 여름은 짧다고 멘트를 하더라구요.
저는 이 광고를 보고 솔직히 기분이 엄청 나빠져서
"아니 아직 여름이 오지도 않았는데 이 넘들이 약을 올리나.. 그렇지 않아도 안살것이지만 토요타 자동차 사나봐라.."
이랬습니다.
캘거리의 여름.. 짧긴 짧습니다. 아니 상대적으로 그리 보이는 것입니다. 엄밀히 말해서.. 한국보다 그리 짧은 여름 아닙니다. 요즘
온난화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캘거리 여름 나름대로 즐길 만큼은
길어진 것 같습니다.
한국도 사실 여름이라 해 보았자 7월 장마 끝난 후 부터 8월 10일 정도까지가 여름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 이후는 물에
들어가도 차가울 뿐 아니라 태풍까지 심심찮게 몰아치고 그 이전에는 무더운 장마가 휴가 계획을 방해하고..
그리고 한국의 여름은 한마디로 찜통인데 여기는 nice and warm 한 여름이죠. 어제 밤에도 기온이 16도 정도인데
봄바람처럼 기온이 적당하더라고요. 그러니 Have a good summer는 이곳의 딱 좋은 인사말 같습니다.
한국은 휴가지마다 사람도 엄청나게 많이 몰려 복잡하기 이를 데 없고 온 나라가 한증막 찜통이라 짜증나고 온 사방에 장사치가
넘쳐나 어지럽고 그래서 휴가를 간 건지 만건지.. 그럴 때가 참 많았었는데..
이곳은 성수기라 해도 호텔값만 나름대로 비싸지 그외는 특별히 바가지도 없는 것 같고 사람도 그저 그런 정도로만 있으며 날씨는
오히려 추위를 걱정해야할 정도이니.. 누구 말마따나 여름이 천국은 천국같습니다.
그래도 한국 가고 싶네요. 혹 여름에 한국을 방문해 보고자 한다면 제주도가 좋은 것 같습니다. 이번에 제주 성산 일출봉이랑 용암동굴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이 되었던데..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 제일의 휴양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갈 때마다 서귀포 칼호텔에 묵었는데 뭐 그리 비싸지도 않은 데 전망은 끝내줍니다. 호텔 뒤 수영장이나 넓은 잔디밭이 일품이고
그 아래로 바다까지 펼쳐진 풍경이 얼마나 시원하고 좋은지요.
그 옆의 파라다이스 호텔도 좋구요.. 신라호텔이나 롯데호텔 그리고 근래 새로 생긴 특급호텔에서는 묵어보질 못했습니다. 아마
더 좋겠지요. 엄청 비싼데니까..
그리고 협재굴도 일품이고 해변길 따라 만들어진 드라이브 코스는 매우 낭만적이고 이국적입니다. 그리고 산굼부리 등 제주도 중턱에 있는
관광지도 멋지고요.. 한라산을 등반한다면 더없이 좋은 추억이 될테지요.
배를 타고 제주도 남단 마라도에 가보는 것도 좋구요 더 내려가서 이어도(사실은 섬이 아니라 암초지요. 바다 밑의 섬입니다.
중국이 어이없게 X랄하는 섬이구요. 신비롭습니다. 낚시 끝내주게 잘 됩니다.)를 구경하는 것은 매우 진귀한 체험이 될 것입니다.
아! 한국이 갑자기 그리워지네요... 걍 한번 다녀올까요? 큰 맘 먹고요. ㅠㅠ
옆길로 샜지만 올해는 특별한 심정으로 남은 캘거리의 여름을 풍성하게 지내볼려고 합니다. 하루 하루를 알곡처럼 살며
시간시간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보내려 합니다.
여러분 모두 정말 기억에 남는 그런 멋진 여름을 재미있고 보람되게 보내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작은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