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제작 : 修禪華)
다시, 널 기다리며
유자빛 하늘에
머물렀던 기다림의 긴 고독은
남아있는 불안한 표정으로
구름에 실린 망망한 도주(逃走)
얼굴 스치는 푸른 바람은
문득 너의 목소리로 귓가에 와 닿고,
먼 공간 가로 지르는 광선은
정지된 시간의 균열 사이로
홀로 눈 부심
아, 흐르는 세월이 토해낸
고요한 시간들
그 정적의 기슭에서 너는,
투명한 음절(音節)로
다시 노래를 하고
텅 빈 나의 가슴은
잊혀진 사랑의 울림 앞에서
가늘게 경련하는 설레임
차가운 계절은
망각의 눈(雪)으로 대지를 덮고
꿈처럼 마주친 너의 시선은
애타는 기원을 영혼의 씨앗에 품고,
싹 틔우는 나의 하늘
그 하늘에
야릇한 그리움 설레이며
소박한 추억의 빛으로
영혼의 잿빛 외로움
힘겹게 녹이는,
그런 위태로운 가슴의
순결한 울렁임으로
혹은,
깊은 입맞춤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