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안내   종이신문보기   업소록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찾기
자유게시판
아내의 빈자리
작성자 지민아빠     게시물번호 -919 작성일 2004-12-13 18:26 조회수 1450
아내의 빈자리


이글은 실존인물이고 또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글이며 몇 년 전 방송보도와 인터넷을 통해 널리 유포된 글입니다.
읽으신 분들도 한번 더 아내의 소중함을 간직하시기 바랍니다.
*********************************

아내가 어이없이 우리 곁을 떠나지 4년.
지금도 아내의빈자리가 너무 크기만 합니다.
어느 날 출장으로 아이에게 아침도 챙겨주지 못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그날 저녁 아이와 인사를 나눈 뒤
양복상의를 아무렇게나 벗어놓고 침대에 벌렁 누워버렸습니다.
그 순간 뭔가 느껴졌습니다.
빨간 양념국과 손가락만한 라면이 이불에 퍼질러진 게 아니겠습니까?
컵라면이 이불속에 있었던 것입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는 뒷전으로 하고
자기 방에서 동화책을 읽던 아이를 붙잡아
장 단지며 엉덩이며 마구 때렸습니다.
"왜 아빠를 속상하게 해?"하며 때린 것을 멈추지 않고 있을 때,
아들 녀석의 울음 섞인 몇 마디가 손을 멈추게 했습니다.
아빠가 가스렌지 불을 함부로 켜서는 안 된다고 하기에
보일러온도를 높여서 데어진 물을 컵라면에 부어서
하나는 자기가 먹고 하나는 아빠 드리려고
식을까봐 이불속에 넣어 둔 것이라고.
가슴이 메어왔습니다.
아들 앞에서 눈물 보이기 싫어
화장실에 가서 수돗물을 틀어놓고 울었습니다.

일년 전에 그 일이 있고 난 후
저 나름대로 아내의 빈자리를 채우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아이는 이제 7살 내년이면 학교 갈 나이죠.
얼마 전 아이에게 또 매를 들었습니다.
일하고 있는데 회사로 유치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이가 유치원에 나오지 않았다고.
너무 다급해진 마음에 회사에 조퇴를 맞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찾았죠.
동네를 이 잡듯 뒤지면서 아이에 이름을 불렀습니다.
그런데 그놈이 혼자 놀이터에서 놀고 있더군요.
집으로 데리고 와서 화가 나서 마구 때렸습니다.
하지만 단한차례의 변명도 하지 않고 잘못했다고만 빌더군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날 부모님을 불러놓고 재롱잔치를 한 날이라고 했습니다.
그 일이 있고 며칠 후
아이는 유치원에서 글자를 배웠다며
하루 종일 자기 방에서 꼼짝도 하지 않은 채 글을 써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나고 아이는 학교에 진학했죠.
그런데 또 한 차례 사고를 쳤습니다.

그날은 크리스마스 날.
일을 마치고 퇴근을 하려고 하는데 한통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우리 동네 우체국 출장소였는데
우리아이가 주소도 쓰지 않고
우표도 부치지 않은 채 편지 300여 통을 넣는 바람에
연말에 우체국 업무가 지장을 끼친다고 온 전화였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또 일 저질렀다는 생각에 불러서 또 매를 들었습니다.
아이는 그렇게 맞는데도 한마디 변명도 하지 않은 채
잘못했다는 말만 하더군요.
그리고 우체국가서 편지를 받아온 후
아이를 불러놓고 왜 이런 짓을 했냐고 하니
아이는 울먹이며 엄마한테 쓴 편지라고.
순간 울컥하며 나의 눈시울이 빨개졌습니다.
아이에게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그럼 왜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편지를 보내느냐고.
그러자 아이는 그동안 키가 닿지 않아,
써오기만 했는데 오늘 가보니깐 손이 닿아서 다시 돌아와 다 들고 갔다고.아이에게 무슨말을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엄마는 하늘나라에 있다고.
다음부턴 적어서 태어버리면 엄마가 볼 수 있다고.
밖으로 편지를 들고 나간 뒤 라이타 불을 켰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무슨 내용인가 궁금해 하나의 편지를 들었습니다...

보고 싶은 엄마에게.
엄마 지난주에 우리유치원에서 재롱잔치 했어
근데 난 엄마가 없어서 가지 않았어.
아빠한테 말하면 엄마생각 날까봐 하지 않았어.
아빠가 날 막 찾는 소리에 그냥 혼자서 재미있게 노는척했어.
그래서 아빠가 날 마구 때렸는데
얘기하면 아빠가 울까봐 절대로 얘기 안했어.
나 매일 아빠가 엄마생각하면서 우는 것 봤어.
근데 나는 이제 엄마 생각 안나.
아니 엄마 얼굴이 기억이 안나.
보고 싶은 사람사진을 가슴에 품고자면
그 사람이 꿈에 나타난다고 아빠가 그랬어.
그러니깐 엄마 내 꿈에 한번만 나타나.
그렇게 해줄 수 있지.
약속해야 돼,
편지를 보고 또 한번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아내의 빈자리를
제가 채울 순 없는 걸까요,
시간이 이렇게 흘렸는데도.
우리아이는 사랑받기위해 태어났는데
엄마사랑을 못 받아 마음이 아픕니다,
정말이지 아내의 빈자리가 너무 크기만 합니다...

혁수야 아빠야.
우리 혁수 한태 정말 미안하구나.
아빠는 그런 것도 하나도 모르고.
엄마의 빈자리 아빠가 다 채워줄 수 는 없는 거니?
남자끼린 통한다고 하잖아.

혁수야 너 요즘에도 엄마한테 편지 쓰지 .
아빠 너 하늘로 편지 보내는 거 많이 봤다.
엄마가 하늘에서 그 편지 받으면 즐거워하고
때론 슬퍼서 울기도 하겠지.
혁수야 넌 사랑받기위해 태어났어.
그걸 잊지 마 아빠가 널 때린다고
엄마가 혁수를 놔두고 갔다고 섭섭해 하지마라,
알겠지?
끝으로 사랑한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우리아들...     끝.

0           0
 
다음글 그대가
이전글 re: 아내의 빈자리
 
최근 인기기사
  캐나다 식료품, 주류, 식당 식..
  드라이브 쓰루, 경적 울렸다고 ..
  앞 트럭에서 떨어진 소파 의자 .. +1
  (CN 주말 단신) 앨버타 실업..
  (CN 주말 단신) 우체국 파업..
  “나는 피해자이지 범죄자가 아니..
  RCMP, 경찰 합동 작전, 수..
  연말연시 우편대란 결국 현실화 ..
  캐나다 우편대란 오나…우체국 노..
  주정부, 시골 지자체 RCMP ..
  현충일 캘거리 각지 추모행사 진..
  캘거리 트랜짓, 내년 수익 3,..
자유게시판 조회건수 Top 90
  캘거리에 X 미용실 사장 XXX 어..
  쿠바여행 가실 분만 보세요 (몇 가..
  [oo치킨] 에이 X발, 누가 캘거리에..
  이곳 캘거리에서 상처뿐이네요. ..
  한국방송보는 tvpad2 구입후기 입니..
추천건수 Top 30
  [답글][re] 취업비자를 받기위해 준비..
  "천안함은 격침됐다" 그런데......
  1980 년 대를 살고 있는 한국의..
  [답글][re] 토마님: 진화론은 "사실..
  [답글][re] 많은 관심에 감사드리며,..
반대건수 Top 30
  재외동포분들께서도 뮤지컬 '박정희..
  설문조사) 씨엔 드림 운영에..
  [답글][답글]악플을 즐기는 분들은 이..
  설문조사... 자유게시판 글에 추천..
  한국 청년 실업률 사상 최고치 9...
 
회사소개 | 광고 문의 | 독자투고/제보 | 서비스약관 | 고객센터 | 공지사항 | 연락처 | 회원탈퇴
ⓒ 2015 CN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