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끼에 1인당 60만원대의 초호화 만찬이 국내 호텔가에 등장했다.
과거에도 고급 요리와 와인을 별도 주문하면 1인당 식사비가 몇백만원대로
치솟는 경우가 없지 않았지만, 정가제로 운영되는 세트 메뉴에
초고가를 매겨놓은 것은 국내 처음이다.
일반 서민들로선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는 초고가 만찬은 롯데호텔서울의 기획상품이다.
바로 24일 시작되는 이벤트성 디너 ‘피에르 가니에르 프로모션’.
주방장은 재료와 소스가 어떤 화학작용을 통해 섞이며, 입 안에서 어떻게 녹아드는지 등을
정교하게 계산하는 ‘분자미식학’의 권위자로도 유명한 프랑스 요리사 피에르 가니에르다.
그가 영국과 프랑스에서 문을 연 레스토랑 ‘피에르 가니에르’는유럽 미식가들에게
큰 영향력이 있는 ‘미슐랭 가이드’에서 최고점인 별 3개를 받았다.
최소 3개월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입장조차 할 수 없는 ‘황금돼지형’ 레스토랑이다.
그는 이번 방한에서도 24∼26일 사흘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양식당 쉔브룬에서
오찬과 만찬을, 27일 저녁에는 크리스탈볼룸에서 갈라디너(만찬 와인)를 제공한다.
단연 눈길이 가는것은 가격이다.
세금 등을 뺀 가격이 오찬은 15만원, 만찬은 28만원이며 갈라디너는 50만원. 세금과 봉사료를 더하면
갈라디너 한 끼를 맛보는 대가로 60만5000원을 내야 한다.
현재 신라, 하얏트, 인터컨티넨탈 등 서울 시내 특급호텔 레스토랑의 디너 세트 가격이
8만∼12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근 5배의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이번 갈라디너의 예약좌석은 120석. 오징어먹물젤리, 샴페인소스 석화, 송아지머리살찜 등
20여가지의 요리가 나온다. 몽라셰, 본 로마네 등 고급 와인이 곁들여진다.
이처럼 가격이 비싼데도 오찬과 만찬은 17일 현재 이미 매진돼
갈라디너만 예약이 가능하다는 귀띔이다. [세계일보] 2007-01-18 07:33
먹을 것 밖에는, 기쁨이 없는 이 시대...
저 꿈 같은 귀띔과 나 사이엔 무수한 욕망이 숨어있어.
서글픈 유혹의 칼날이 섬뜩하더라도, 못 이기는 척하며 끌려가고픈.
어차피 불공평한 세상에서, 나도 한번 저렇게 질탕하게 먹어보고 싶은거야.
진주 목걸이를 목에 칭칭 감은 황금돼지처럼 살아보고 싶은거야.
가슴은 온통 폐허가 되어, 잉잉거리더라도.
저렇게 금칠을 한 디너를 땟국 젖은 입 안에 꾸역 꾸역 밀어넣고 싶은거야.
숨가쁜 욕망 끝에 왈칵 쏟아질 설삿길이 기다리고 있더라도.
아, 지랄 같은 세상이지만 어쨌던 가난한 건 용서받을 수 없는거야.
이런 하찮은 귀띔에도 이렇게 길길이 날뛰는 걸 보면.
하지만, 돈이 발언하면 침묵을 지켜야 해.
아직도, 그 앞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팔딱 뛰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육신은 쾌락의 꽃을 활짝 피우고, 영혼만은 정결하다고
따로따로 더욱 더 화려한 커튼을 치는 이 기이한 시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