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생경(生硬)하기만 한,
캘거리의 겨울은
남의 땅에 사는 댓가처럼
혹독하기만 하다
영하 20도의 혹한(酷寒) 속에,
사랑이 없는 거리를 걷는다
차가운 바람이 빈 가슴을 할퀸다
목에 두른 머플러가,
안간힘으로 나를 끌어 안는다
목 끝까지 차오른 가파른 추위를,
머플러는 온몸으로 막아낸다
눈물이 난다
나도 이 머플러처럼 깊은 영혼 기울여,
그 누구를 끌어 안은 적이 있었던가
문득, 지나가는 낯선 사람을
포옹하고 싶어진다
그 역시, 사랑도 잊은 채
외로운 삶을
살고 있을 것 같기에
* 캘거리 [Calgary] : 캐나다 알버타州의 도시
* 머플러 [muffler] : 서양식 목도리
* 어느덧 올 한 해도 세월의 저 편으로 사라지려 합니다.
해마다 이 맘 때면, 좀 더 진실된 삶을 살지 못한 회한같은 것이
공허한 마음 한 구석을 맴돕니다.
속된 삶에 휘둘려 영혼이 지쳐갈 때마다, 캘거리 교민 여러분들의
정겨운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고단한 몸과 마음에
위안을 받았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즐겁고 뜻 깊은 성탄절 되시고, 다가오는 새해에 모두
복 많이 받으실 것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