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눈을 생각하면 '꽃송이, 떡가루' 혹은
동화에 나오는 백설공주가 연상되기 쉽습니다.
유장원 님의 <눈이 옵니다>에서의 <눈>은
사랑하는 연인으로서 의인화된 존재입니다.
얼마전 타계하신 김춘수 님은 '꽃'이라는 작품에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라고 했듯이,
유장원 님이 붙여준 이름 때문에
새로운 이름과 이미지로 다가온 눈입니다.
시간적인 점층, 시각적인 흐름, 사랑의 덧없음의 효율적인 배치가 아주 좋습니다.
특히 유장원님이 서정적인 색채가 돋보이는 것도 그렇구요.
슬픈 사랑의 편지, <눈이 옵니다>.
그저,
짝사랑으로 끝나는 서글픔이 있다 하더라도
오늘 은
우리 모두 용기있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 유장원(캘거리문협) 님께서 남기신 글
눈이 옵니다
당신이군요
언제나 그렇듯이
오신다는 그 한 마디
연락 한 번 안주시지만
오늘은
어디서든 볼 수 있군요
눈이 내립니다
당신이군요
언제나 그렇듯이
보다듬고 싶어 손 내밀면
촉촉히 전해지는 눈물
너무 그리워
하얗게 하얗게 울고 있나요
눈이 쌓입니다
당신이군요
언제나 그렇듯이
수북히
하얗게 쌓이지만
조그만 바람에도 흔들리는 마음
오늘은
두 손으로 꼭 꼭 껴안아 볼랍니다
눈이 그칩니다
아!
당신
언제나 그렇듯이
안녕이란 그 한 마디
눈짓조차 안 주시지만
오늘은
내가 먼저 말하렵니다
사랑합니다
당신이군요
언제나 그렇듯이
오신다는 그 한 마디
연락 한 번 안주시지만
오늘은
어디서든 볼 수 있군요
눈이 내립니다
당신이군요
언제나 그렇듯이
보다듬고 싶어 손 내밀면
촉촉히 전해지는 눈물
너무 그리워
하얗게 하얗게 울고 있나요
눈이 쌓입니다
당신이군요
언제나 그렇듯이
수북히
하얗게 쌓이지만
조그만 바람에도 흔들리는 마음
오늘은
두 손으로 꼭 꼭 껴안아 볼랍니다
눈이 그칩니다
아!
당신
언제나 그렇듯이
안녕이란 그 한 마디
눈짓조차 안 주시지만
오늘은
내가 먼저 말하렵니다
사랑합니다
====눈이 오는 12월 어느 늦은 오후에 유장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