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년 만의 생가 내부 투어
태어나서 꼬마시절 살았던 생가를 다시 방문했다.
이번에는 내부까지 천천히 둘러보았다.
몇 번 말씀드린 적이 있지만 싸르니아 생가는 오래 전부터 카페로 변신해 있었다.
담장도 없어졌고, 담장 안 마당도 사라졌다.
따로 매각되었는지 옆마당에는 다른 집이 들어섰고, 앞마당은 KEB하나은행 주차장이 되어 있었다.
구글링해보니 나의 생가는 놀랍게도 분위기있는 북촌 카페로 널리 알려져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커피 브론즈'가 이 카페 상호인 것 같았다.
(물론 현재 이 집과 카페 '커피 브론즈'는 싸르니아와 아무 관계가 없다. 그러니까 광고 절대 아니다.)
4 월 8 일 토요일 오전 11 시 10 분,
생가를 방문하기 위해 동교동 사저를 출발했다.
싸르니아가 탄 택시는 연희교차로 - 연세대학교 - 금화터널 - 독립문 고가차도 - 사직터널 - 경복궁역 - 안국동 사거리 - 종로경찰서를 지나 오전 11 시 25 분 KEB 하나은행 안국동지점 골목 안쪽에 옛날 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생가에 도착했다.
이동거리는 약 7 킬로미터, 이동시간은 15 분 이었다.
카페 문을 밀고 44 년 만에 처음으로 '옛날 우리집' 안에 들어섰다.
실내 분위기가 낯설고 생소했다.
원래 2 층집이었는데 2 층을 헐어내고 천정이 높은 단층 홀로 내부가 개조되어 있었다.
카페 주인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20 대 중반 쯤으로 보이는 아르바이트생이 혼자 카운터를 지키고 있었다.
내 방이 있던 위치로 어림짐작 되는 자리에 가서 앉았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실내를 둘러본 뒤 약 한 시간 정도 카페 안에서 시간을 보냈다.
카페에 머무는 동안 류시화 작가의 신작 산문집 '새는 날아가면서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를 읽었다.
처음 구입할 때 이 책 제목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 한 적이 있었다.
류 작가 자신의 시 제목에서 따온 것 같은데,
끌리는 데가 없는 길고 진부한 제목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다소 짧게 '새는 날아가면서 뒤를 보지 않는다' 라고 제목을 정해도 문제는 있을 것 같았다.
'새는 날아가면서 똥을 싸지 않는다'는 의미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목보다는 차라리 겉장에 부제 비슷하게 쓰여진 '내가 묻고 삶이 답하다' 라는 표현이 훨씬 맘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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