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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전 국장이 오늘 CNN 에 출연해 미국 국가기관이 트럼프라는 한 작자에 의해 폭행과 공격을 당했다는 표현을 하며 격노를 쏟아냈다. 전직 국가정보국장이 직접 언론에 출연해서 현직 대통령의 비행을 노골적으로 공격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본인을 포함한 대선인맥의 국가반역 (treason) 과 간첩혐의를 수사해 온 연방수사국 (FBI) 전체가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국장 파면의 하수인 노릇을 한 법무부 자체의 꼬라지 까지 우습게 된 바람에 백악관과 트럼프 내각 전체가 격랑이 이는 바닷물에 뜬 나뭇잎처럼 흔들리고 있는 형국이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 파면사태로 야기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정치 추문은 결국 트럼프 대통령을 회복하기 어려운 몰락의 수렁으로 몰아넣고 있다.
우습게도 여론이 급격하게 악화된 계기는 지난 주 잡지 New Yorker 에 나온 표지삽화였다. 이 그림에는 지난 4 월 10 일 발생했던 유나이티드항공 승객 끌어내기를 패러디하여, 트럼프의 사주를 받은 제프 세썬쓰 법무장관이 코미 국장을 비행기에서 끌어내는 삽화가 그려져 있었는데, 엉뚱하게도 이 그림이 미국인들의 분노를 격렬하게 부채질했다. 비교적 문자해득율이 떨어지는 트럼프의 기층 지지자들에게는 기사보다 이 그림이 위력을 발휘해 그들로하여금 트럼프 정권에 뒤늦게나마 등을 돌리게 한 계기가 된 것이다.
제임스 코미 전 국장은 상원 정보위원회로부터 오는 화요일 증인 출석을 요청받은 상태다. 사태가 위중해지자 그는 일단 정보위원회 출석을 거부했지만, 향후 어떤 시기 어떤 자리에서 어떤 폭탄진술을 하느냐에 따라 트럼프의 향후 운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국장 경질과 관계없이 트럼프 대선인맥의 국가반역과 간첩혐의에 대한 미국 연방수사국의 수사는 계속 추진된다.
지난 1 월 20 일 취임 이래 그가 하루도 빠짐없이 저질러온 헛발질 중 다른 헛발질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이 초대형 추문사태는, 트럼프 정권이 문제가 아니라 미국이 정상적인 문명국으로 되살아나느냐 아니면 재기불능의 삼류국가로 추락하느냐 하는 절대절명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미국사태와 관련하여,
문재인 대통령 취임 첫 날, '미국의 뒤통수부터 한 대 후려갈기고 벼랑끝에서 다시 시작하라' 는 내용의 글을 써서 올렸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이 글을 읽고 싸르니아의 건의를 받아들였는지는 전혀 알 수 없으되, 그의 첫 인사 중 국정원장과 비서실장 인사는 나름대로 미국에게 한 방 잽을 날린 정도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시겠지만, 신임 국정원장은 6.15 남북공동성명 당시 대북합의를 이끌어낸 실무책임자 중 한 사람이다. 신임 비서실장은 미국이 입국을 거절하는 국무부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는 사람이다.
특히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통령 보좌와 특명업무 수행 외에, 총리를 포함한 행정부와 정부 산하기관장들의 인사를 검증하고, 국정원, 검찰, 국세청, 경찰 등 4 대 권력기관을 감찰하는 민정수석을 chain of command 위치에서 지휘하는 자리다. 직급은 장관급 이지만, 사실상 대통령을 대리해 정부 각 부처를 관리하는 막중한 자리인데, 이 자리에 미국 국무부 입국금지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사람을 전격 기용했다는 건 매우 용기있고 의미있는 인사였다고 생각한다.
일단 출발이 좋다.
지금 미국 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격랑 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운명 또한 장담할 수 없는 위기에 봉착했다. 시의적절하게 대미외교 주도권을 장악하기위한 적절한 공세를 퍼 붓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