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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god)을 쇼핑하는 사람들
작성자 늘봄     게시물번호 10139 작성일 2017-06-23 10:20 조회수 1859
초자연적인 신, 전지전능한 신, 하늘 위의 신, 야훼, 하나님, 하느님, 알라, 브라만, 도 등은 모두 신의 이름이 아니며, 서로 말은 다르지만 동일한 의미를 갖습니다. 신이란 말은 원초적으로 인간이 만든 언어입니다. 신이 자신의 이름을 지어 인간에게 준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가장 좋고 힘이 있는 신을 찾습니다. 그리고 나의 신이 가장 능력이 있고, 나의 신 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모두 가짜라고 우겨댑니다. 그러다가 자신의 신이 별로 효력이 없으면 버리고 다른 신을 찾습니다. 마치 쇼핑몰에서 물건을 찾듯이 신을 쇼핑합니다.

따라서 신의 의미가 무엇인지, 어떤 신이 온 인류에게 공평하게 좋은 신인지, 신이 꼭 필요하다면 왜 필요한지, 신이란 말이 필요없다면 왜 그런지 등등 신에 대해 무작정 믿기 보다, 인간이 만든 은유적인 말 즉 신이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신이 필요한 사람들은 신과 함께 살면 되고, 신이 필요없는 사람은 신없이 살면 됩니다. 그러나 신의 의미를 생각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은 나의 신을 믿어야 한다고 우겨대면 요즘같아선 별로 효력이 없습니다. 신이 필요하던 필요없던 우리의 목적은 온 인류가 이분법적 경계 넘어, 배타적이지 않고 우월적이지 않은 세계에서 살 수 있는 길을 탐구하는 것입니다. 신없이도 선할 수 있고, 신이 있으면 더욱 선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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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락파워  |  2017-06-23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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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대부분 공감/수긍이 되는 내용이고, 인간이 만든 은유적인 단어 '신'의 의미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말씀 특히 공감됩니다. 언어학적 관점 뿐만이 아니라 신학적 관점에서도 '신'의 의미를 곰곰히 생각해보게 되네요. 그런데 마지막 문장에서 내비치신 신의 존재 유무와 선/악의 관계성은 이분법적 경계를 넘어야 한다는 늘봄님 의견과 상반되는 내용으로 보입니다. 특히 신이 있으면 더욱 선할 수 있어야 한다는 shall or must 표현법이 그렇습니다. 꼬투리 잡으려는 댓글은 아니고, 올려주신 좋은 글에 대한 건강한 반응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계속 좋은 생각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봄  |  2017-06-23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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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신이 있거나 믿으면 모두에게 공평하게 선하고 정의로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신 없이도 가능합니다. 신은 어떤 특정 종교에 가입해야 가능한 것도 아니지요. 답글에 감사드립니다.

늘봄  |  2017-06-2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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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탈신론에 대한 이야기들이 급속도로 번져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2011-2014년 사이에 기존 종교를 떠나 무종교인이 된 사람들이 700만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즉 탈신론의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신의 의미에 대해 신중하고 솔직하고 이성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보수 그것도 깡보수 교회 내지는 종교가 성장하고 있다는 설은 맞을지 몰라도 거기에 몰려드는 사람들은 두려움과 사심에 가득하다고 봅니다. 글쎄 내가 좋아서 믿는다는 데 누가 말리겠습니까? 그러나 적어도 나의 믿음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되지 말아야 합니다. 믿음이 우월주의와 배타주의를 부추긴다면 그것은 소위 사이비 종교의 믿음이지요. 이런 종류의 신을 믿는 종교는 이 사회에 전혀 도움이 안 됩니다.

종교는 신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종교는 하느님/신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에 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발가락파워  |  2017-06-2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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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는 않습니다. 신의 존재 유무와 그것을 믿는 믿음이 종교의 본질이고 기본입니다. 종교가 신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고 인간의 삶에 대한 것이라는 것은 지극히 늘봄님 개인적인 생각인 것 같은데 마치 규정되었고 정의된 사실인 것처럼 들립니다. 신이 없는데 종교를 만든 교주가 인간의 삶에 초점을 맞추어 각 종교의 교리를 벗어난 채 종교사업을 행하는 것을 소위 '사이비' 라고 규정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또한 다시 한 번 언급하지만, '신이 있거나 믿으면' 이라는 전제 하에 '모두에게 공평하게 선하고 정의로워야 한다는 생각도' 여전히 굉장히 이분법적인 생각이고 늘봄님 개인의 기대치인것 같습니다. '신이 있거나 믿으면 XXXXX 이래야 한다' 라는 생각 자체가 일단 늘봄님의 좋은 글에서 옥의 티 같은, 그런데 옥보다 큰 티같이 느껴집니다.

또한 기존 종교를 떠나 무교인이 된 사람들의 현상을 '탈신론' 현상이라고 단정 짓는 것도 조금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탈교론' 또는 '무교론' 이라고 표현하는게 맞을것 같습니다. 종교를 떠나거나 무교의 상태에서도 여전히 신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고 들어왔습니다. 관련된 article 공유합니다. http://pewrsr.ch/2bOZAJk

처음에 언급했던 언어학적/신학적 관점에서 '신'의 의미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말씀에 공감한다는 것은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측면에서의 고찰이 아니라 그 반대입니다. 어떠한 종교와 신이 되었던 간에, 믿음이 있는 사람들이 '신'과 '믿음'을 다시금 깊이 생각해 보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공감했던 것입니다. 남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우월주의/배타주의를 부추기는 행태의 종교행위와 그러한 교리는 분명히 잘못된 것이고 인간의 교만과 이기가 만든 안타까운 현상입니다. 설사 다른 믿음, 관심, 배경을 갖고 있는 이웃이라도, 함께 어우러져 살려고 노력하고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거나 서로에게 선하고 정의롭게 상호 소통하려는 모습은 종교인/신자를 떠나 우리 모두가 지향해야 하는 인류 보편적인 목표 및 추구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 '신(God)을 쇼핑하는 사람들'로 보이는 종교를 갖고 있는 이들이 부디, 진실된 믿음으로 신앙생활하기를 바라고 주변 이웃들에게 불편보다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좋은 이웃이기를 바랍니다.

늘봄  |  2017-06-2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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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반세기 동안에 주류 과학계 종교학계 철학계 신학계는 종교의 원초적인 의미를 심층적으로 탐구했습니다. 종교는 하느님/신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것이라는 정의는 급속도로 파급되고 있습니다. 제가 공부한 메길대학과 북미와 유럽의 주류 대학들은 이러한 정의에 큰 반대가 없습니다. 물론 소수의 보수적이고 근본주의적인 학자들이 여전히 초자연적인 신을 믿는 것이 종교라고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더 이상 효력이 없습니다.

저의 생각은 개인적이기 보다 전 세계적으로 미래의 물결을 타고 있는 새로운 세계관과 가치관입니다.

종교에 대해 사람마다 독특한 견해를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인간의 특징입니다. 그러나 어떤 모양의 종교라도 세계를 이분법적으로 분리하는 것은 참 종교가 아니라 거짓 종교입니다. 종교(Religion)라는 말의 어원은 관계(Relationship)입니다. 우주를 이루고 있는 개체들 하나하나가 분리된 존재론이 아니라, 모든 개체들이 통합되어 온전한 균형을 이루는 관계론이 종교입니다. 신은 이러한 관계론을 성숙하게 하는 길이고 방식입니다. 예수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은 인간과 자연을 사랑하는 것과 정확하게 동일하다고 설파했습니다. 다시 말해, 나 혼자 존재론에 빠져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모든 것들과 관계를 맺고 사는 것이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가르쳤습니다. 기독교의 십자가의 의미는 수직관계와 수평관계가 균형을 이루는 우주적 관계론을 뜻합니다. 초자연적인 신은 필요없지만, 신이 꼭 필요하다면 나의 신과 동료인간들과 자연과 온전하고 공평한 관계를 정삼각형의 삶의 모습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종교가 세상을 이분화 삼분화로 분리시키면 그 종교는 이미 잘못된 망상에 빠진 종교입니다. 어떤 종교라도 배타주의 우월주의의 색깔을 조금이라도 내 비치면 이미 그 종교는 맛을 잃고 길거리에 버려지게 됩니다. 오늘 기존 종교들을 떠나는 사람들이 급증하는 이유는 이것때문입니다. 다 함께 공평하게 평등하게 평화롭게 정의롭게 자유하게 행복하게 살자고 외치는 종교는 미래에도 생존할 것이지만, 우리만 구원받고 천당간다, 우리만 보호받고 축복받는다는 종교는 이 세상에 필요없습니다.

교회와 사원은 신을 쇼핑하는 곳이 아닌데, 기득권자들이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상업적인 교리와 공식을 만들어 신을 팔아먹고 있습니다.

인간은 어느 특정 종교에 가입하지 않아도 종교적이고 윤리적이고 도덕적으로 살아 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종교에 가입해서 산다면 무엇인가 무종교인들보다 더 상식적이고 이성적이고 양심적이고 우주적인 윤리관에 따라 살아야 할 것입니다.

종교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렇게 저렇게 나름대로 정의를 내립니다. 그러나 저의 종교는 초자연적인 신을 믿는 것이 아니라, 인간들과 자연과 상호의존관계의 균형을 이루어 사는 삶의 길이고 방식입니다. 이러한 통합적이고 우주적인 삶이 신의 실제(reality)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발가락파워  |  2017-06-2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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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구체적인 내용과 생각 감사합니다. 세계적으로 미래의 물결을 타고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나 심층적 탐구와 학술, 가치관 등을 믿고 따르는 것은 그것을 선택하고 추종하는 사람의 자유이고, 옳고 그름을 떠나 그것이 남들에게 불편을 주거나 피해를 주는 일반적이고 과격한 주장이 아니라면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늘봄님 출신 대학과 주류의 대학들이 큰 반대가 없다는 것이 탐구와 학술의 옳고 그름을 대변하지는 않습니다. 다수 또는 주류의 법칙이 지배할 수 없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인간의 호기심과 탐구심은 궁극적으로 인류의 삶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곤 하기에 끊임없이 탐구되어야 하고 토론되어져야 함에 찬성합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을 믿던 하느님을 믿던 알라님을 믿던 부처님을 믿던, 그것이 남들에게 불편을 유발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것이고 (이것은 '신자'의 삶이 이래야 한다는 정의가 아니라, 그저 상식적이고 상호적으로 인간의 어우러짐에 대한 생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각자의 믿음과 각자가 믿는 '신'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보면 좋겠다는 의견에 공감한 것입니다. 교회와 사원은 신을 쇼핑하는 곳이 아닌데, 기득권자들이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상업적인 교리와 공식으로 신을 팔아먹고 있는 모습들도 많이 봐 왔기에 그 내용도 공감이 갑니다.

어떠한 가치관을 믿던, 신빙성 있게 분석되고 증거가 충분한 학술의 결과를 믿던, 초자연적인 신을 믿던, 통합적이고 우주적인 삶이 신의 실제라고 믿던, 각자의 믿음과 생각이 다르지만 서로가 잘 어우러지고 화합하고 지식의 자랑보다 지혜를 나누고 불편보다 행복을 주고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늘봄님 좋은 글 덕분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어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내사랑아프리카  |  2017-06-2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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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락파워님 안녕하세요. 님의 문제제기에서 “신의 존재 유무와 그것을 믿는 믿음이 종교의 본질이고 기본입니다.”라고 하셨는데, 종교에서 신을 믿지 않는 종교도 있습니다. 특정종교의 신자가 신이 있고 그 신을 존재한다고 할 수는 있지만 이러한 주장은 증명될 수도 없거니와 종교라는 현상을 이해하는 객관적 태도는 아닙니다.

한편, 종교라는 현상 또는 대상을 연구한다고 할 때도 연구자가 신이 존재한다고 고백하거나 믿을 필요는 없습니다. 종교연구자는 무신론자일 수도 있고, 유신론자일 수도 있고, 불가지론자일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신념과 상관없이 누구든지 종교를 연구할 자격이 있습니다. 그런데 편견을 갖지 않을려고 노력해야겠지요.

이러한 종교연구의 태도에 기초해서 연구자는 경험적 자료를 사용합니다. 연구자는 신의 존재유무와 상관없이 신의 존재를 믿는다고 하는 사람들의 자료를 사용합니다. 이것을 경험적 자료라고 합니다. 불교의 예를 들어봅시다. 전통적인 불교도는 윤회나 열반이라는 깨달음의 실재가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신의 존재나 윤회는 과학적으로 증명될 대상이 아니지만 이러한 것이 실재한다고 믿는 기독교도 불교도 힌두교도들은 있습니다. 종교학자들은 그들의 고백이나 경험의 자료를 연구자료로 사용하는 것이죠.

이것을 종합해서 로드니 스탁같은 종교사회학자는 “초자연적 추정”(supernatural assumptions) 개념을 사용합니다. 초자연적 추정이란 신이나 윤회의 존재유무는 알 수 없지만 이러한 초자연적인 실재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을 종교인이라하고 그러한 사람들의 신념활동을 종교라고 일컫습니다.


늘봄님께서는 “물론 소수의 보수적이고 근본주의적인 학자들이 여전히 초자연적인 신을 믿는 것이 종교라고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더 이상 효력이 없습니다.”라고 하셨는데, 이 사람들은 종교학자는 아니고 신학자일 가능성이 100%입니다.

늘봄님이 “종교(Religion)라는 말의 어원은 관계(Relationship)”는 종교학자 윌프레드 캔트윌 스미쓰의 종교정의의 일부이구요. 그는 오토, 엘리아데 등의 잇는 종교현상학 전통에 있는 사람인데 늘봄님이 맥락을 무시하고 이렇게 함부로 종교는 이러하다고 하면 별 좋은 태도는 아닙니다. 저는 늘봄님이 매길에서 종교학을 제대로 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분의 매길 학위는 종교학부내 신학부(undergraduate)의 신학사(B.Th.)이고 어디에도 종교학 공부를 제대로 했다는 흔적이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학부에서 종교학적 학위논문을 썼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오해했다면 죄송합니다. 매길은 신학에서 종교학으로 외연을 확장한 것이고 패컬티도 종교학과 전혀 상관없는 순수 신학을 하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제가 궁금해지는 것이 늘봄님이 학부에서 도대체 무슨 종교학과목을 이수했을까 하는 것이구요. 이런 질문은 여기서 누누히 종교학공부를 하셨다고 자주 열거하셨기 때문입니다.

늘봄님은 “ 지난 반세기 동안에 주류 과학계 종교학계 철학계 신학계는 종교의 원초적인 의미를 심층적으로 탐구했습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도대체 종교학계에서 종교의 원초적인 의미를 심층적으로 연구한 학자들이 누군가여? 한 때 영속철학과 이에 영향을 받은 종전 세대의 몇 학자들이 있긴 합니다만 여기에서 알려주시면 늘봄의 “지적 정직성”(intellectual honesty)을 신뢰할 겁니다.

이어서 늘봄님은 “종교는 하느님/신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것이라는 정의는 급속도로 파급되고 있습니다”라고 하셨는데 도대체 누가 이런 말을 했나요? 매길대 종교학자들 중에 이런 사람 있으면 알려 주세요. 다른 대학 종교학자들도 괜찮구요. 가급적이면 종교학과 학자들로 좀 제한해 주세요. 종교학 또는 종교에 대한 인문학적 사회과학적 연구는 그냥 종교현상을 연구하는 겁니다. 종교현상학자든, 종교정치학자든, 종교사회학자든 어느 종교가 진리인지 신이 있는지 없는지 따위에는 관심이 0%라는 것이죠.

그래서 적어도 학부에서 종교학을 가르치는 강사들 중에서 강사 본인의 고백이 아니면 학생들은 그 강사가 종교인인지 아닌지 무신론자인지 전혀 모를 수 있습니다. 종교학(종교를 정치학적으로, 인류학적으로, 사회학적으로, 심리학적으로) 을 하는 사람 중에 제대로 머리가 박힌 학자면 늘봄님과 같은 그런 편향적 입장을 취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논문 쓰면 졸업도 못합니다. 종교학의 과제는 도대체 종교라는 현상이 무엇이냐를 연구하는 것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그리고 종교학에 대한 기초가 제대로 있는 강사가 종교학 과목을 가르치면 강사가 편향적이라고 불평을 듣지 않습니다. 학생 중에는 무신론자, 기독교인, 불교도, 시크교도, 힌두교도, 기타 신종교인, 무종교인 등등 아주 다양하구요. 강사는 편향적이지 않으려고 무척 애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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