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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행자 없는 조용한 쿠바'가 당분간 계속 유지될 전망입니다.
미국인들에겐 미안하고 안된 일이지만,
백악관에 저 얼간이 같은 작자가 앉아있는 동안에는
다른 나라 여행자들이 냉전의 마지막 유산이 남긴 독특한 정취를 느끼며 조용히 여행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소수이긴 하지만 미국인 자유여행자들도 쿠바에 가기는 갑니다.
그들은 중남미 나라를 경유해서 쿠바에 몰래 '잠입'합니다.
그들이 굳이 캐나다를 경유하지 않는 이유는, 미국영공을 통과하는 모든 비행기의 탑승객명단이 자동으로 국토안보부에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중남미 나라에서 쿠바로 가는 비행기는 미국영공을 통과하지 않으므로 신상노출없이 쿠바에 다녀올 수 있습니다.
싸르니아는 이런 식으로 몰래 쿠바여행을 하고 있는 미국인들을 쿠바 현지에서 만난 적이 있습니다.
미국인들이 몰래 쿠바여행을 하다 조사받는 이유 중 대다수는 온라인에 여행기나 여행사진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미국교포들이 쿠바여행 사진을 온라인에 올리면 재무부와 연방수사국 합동조사반이 수색영장을 들고 집에 들이닥치는 수가 있으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한국 국민이 난데없이 대동강 능라도 인민유원지에서 찍은 기념사진을 블로그에 올리면 국가정보원의 수사대상이 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놀랍게도 미국에서 쿠바와의 국교정상화에 가장 결사적으로 반대했던 집단은 절반 가량의 쿠바계 미국인들 이었습니다.
이들 중 초강경파는 쿠바에 가장 많은 여행자를 보내고 있는 캐나다에 세컨더리 보이콧을 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수 년 안에 경제제재도 풀리고 미국인들의 쿠바여행 완전 자유화 조치도 결국 성사될 것 입니다.
두 나라, 특히 쿠바 인민들을 위해 분명 좋은 일 입니다.
하지만 그렇게되면 쿠바여행은 지금까지와는 아주 다른 성격으로 변할지도 모릅니다.
쿠바에 가 본 적이 없다면,
혹은 가 본 적이 있더라도 앞으로 사라질지도 모를 쿠바여행의 독특한 매력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면 서둘러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여행적기는 겨울과 봄 입니다.
서울에서 출발한다면, 인천-토론토-아바나 또는 바라데로가 가장 짧은 비행루트 입니다.
구글플라잇으로 검색해 보니까 10 월 말 기준 왕복항공료는 약 CN$1690 정도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현재 환율로 150 만 원 미만 입니다.
아래 사진들 중 마지막 사진을 제외한 나머지 세 개는 전에 올린 적이 있지만 나 스스로 평가하기에도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들이라 다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