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chard Williamson 이라는 친구가 어떤 작자일까 궁금했습니다. 2 년 전 교황으로 선출된 Joseph Alois Ratzinger 가 24 일 복권을 단행한 네 명의 보수 성직자들 가운데 네오나치주의자들과 깊은 연계관계가 있는 극우 성향의 Williamson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우선 Wikipedia를 검색해서 그의 이력과 발언들을 읽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가 1991 년부터 2005 년까지 직접 써서 발표했다는 편지들을 몇 편 골라 검토해 보았습니다.
잠깐 생각에 잠겼습니다. Ratzinger가 참 노골적인 방법으로 본색을 드러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Williamson 이라는 친구는 이 자가 카톨릭 성직자가 맞나 싶을 정도로 상식 이하의 주장들을 편지에다 잔뜩 써 갈겨 놓았습니다.
"Denial of Christ creates chaos” 라는 제목의 편지에는 이런 내용들이 나옵니다.
This immigration has taken place in France, Great Britain, Germany and also the USA, amongst other countries, especially since World War Two, for two main reasons. Firstly, the Europeans in these countries wanted to enjoy the conveniences of materialism without the inconvenience of having babies. So there were not enough workers for their factories or for all the menial tasks henceforth beneath their dignity as university graduates, university degrees having become as common as daisies. Secondly the enemies of God, seeing as usual farther ahead than His friends, foresaw in the immigration of an alien population a great means of diluting the national identity of countries which by their long and proud history risked not easily being absorbed into the Antichrist’s New World Order."
“서구 여러 나라 백인(Europeans)들이 2차 대전 이후에 인생을 즐기는데 정신이 팔려 애새끼들을 낳지 않으니까 노동력이 부족해지는 바람에 이민들이 들어와 이 땅을 점령해서 문화의 동질성(기독교 중심의)이 파괴되고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적그리스도가 설치는 질서 속으로 편입됐다” 는 게 요지군요. 글을 쓴 시기(2005 년 11 월 14 일)로 보아 대충 프랑스 소요사태를 보고 느낀 이 친구 나름의 감상문 같습니다.
So when the white men give up on saving Jews, looking after other races and leading their womenfolk, it is altogether normal for them to be punished respectively by the domination of Jewish finance, by the refusal to follow of the non-white races and by rampant feminism.
이건 또 뭡니까? 백인들이 유대인들을 구원하고 다른 인종들을 잘 보살피고 여자들을 잘 지도하는 ‘사명’을 포기하니까 유대인들이 세상을 지배하고 다른 인종들이 말을 안 들으며 여자들이 머리 꼭대기에서 설쳐대는 천벌을 받는 것이라는데요. 흠…… 아주 개 꼴값을 떨고 있군요.
이번엔 Girls at university 라는 제목의 편지를 볼까요. 여성혐오증을 주목하는 FBI Behavioural Science Department 수사관들이 이 친구를 주시하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벌써 드는데요.
……As defined by Cardinal Newman in his famous "Idea of a University", it is "a place of teaching universal knowledge".
For a sane grasp of woman's nature, let me appeal to the Church's Common Doctor, St. Thomas Aquinas, distant now by three-quarters of a millennium from our own disturbed times. The three reasons he gives in his Summa Theologiae (2a, 2ae, 177,2) why woman should not teach in Church in public can all be applied to why she should not teach or learn in a public university. Firstly, he says, teaching is for superiors, and women are- not to be superior, but subject, to their men (Gen III,16). Secondly, women stepping up to teach in public can easily inflame men's lust (Ecclus IX,11). Thirdly, "Women are not usually ("communiter") perfect in wisdom".
뭐시여? 토마스 아퀴나스가 뭐라고 씨불거렸다고? 대학은 universal 한 진리를 탐구하는 곳이고 그런 건 가르치는 사람에게나 필요한 데, 가르친다는 건 우월해야 하는데 여자는 가르침을 받는 대상이지 우월한 존재가 아니므로 대학 공부를 해서는 안된다…… 그러니까 여자는 대학에서는 가르치든지 배우든지 둘 다 해서는 안 된다. 그러니까 결국 ‘Girls at university는 모두 마녀다’ 이 말이 하고 싶었던 모양이군요.
이 꼴 저 꼴 보기 싫고 750 년 전이 그렇게 그리우면 이 세상 빨리 빨리 하직해서 저승에서나마 토마슨지 누군지 손을 부여잡고 통곡을 해 보던가. 1940 년 생이니 내년이면 70 인데 저주 받은 세상 그만큼 사느라고 수고 많았다.
카톨릭 교회에 일련의 진보적 변화를 가져온 제 2 차 바티칸 공회 정신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이에 도전하는 Society of St. Pius X 소속인 그는 1988 년 파문(excommunication)당했다가 자기와 비슷한 종자인 Ratzinger 씨의 뒷배로 이번에 복권된 것 입니다. 복권되기 전 날에는 리허설까지 하느라고 스위든의 한 방송사와 인터뷰를 하는 자리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지껄였습니다.
I believe there were no gas chambers ... I think that 200,000 to 300,000 Jews perished in Nazi concentration camps ... but none of them by gas chambers. (가스실? 그런 거 없었을 거예요. 2-30 만 밖에 안 죽인 걸 가지고 시끄럽긴……가스 실에선 단 한 명도 안 죽였어요)
Ratzinger 와 Williamson은 둘이 짜고 북치고 장구 치듯 ‘이제부터 카톨릭은 네오나치가 접수한다’ 는 선언을 한 것 입니다. 그것도 전 세계를 상대로 보란 듯이 말 이지요.
실제로 Williamson은 이 세계가 유대인 결사인 Freemason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나치를 비판한 영화 The Sound of Music을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캐나다에서 시민권을 거부당하고 출생지인 독일로 강제 추방당한 뒤 그 곳에서 구속 수감된 유명한 네오나치주의자 Ernst Zundel을 공개적으로 칭찬한 적도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학살사건으로 팽배해진 반 유대 정서를 히틀러 유켄트 Ratzinger 씨가 자기 세력 결집의 기회로 잘 활용해 먹을 모양입니다. 이 틈을 타서 수 십 년 간 쥐구멍에서 볕들 날만 학수고대하고 있던 Williamson 같은 쥐새끼들이 찍찍거리며 기어 나오고 있는 중 이구요.
이러니 Richard Dawkins 선생이 세계적인 영웅이 안될 수가 없고 Williamson 이 친구의 조국인 영국에서 무려 8 백 대가 되는 버스가 “하나님? 그딴 거 있어봤자니까 맘껏 즐겨요~” 라고 쓴 광고판을 달고 시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길거리를 누비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한국의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에게 건의합니다. 용산참사 시국미사도 물론 중요한 데, 종교의 탈을 쓰고 증오를 선동하며 인류의 안위를 위협하는 이 사기꾼 같은 ‘내 안의 적들’과도 함께 싸울 준비를 하는 게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