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 마종기
어떤 시선에서는 빛이 나오고
다른 시선에서는 어두움 내린다
어떤 시선과 시선은 마주쳐
자식을 낳았고
다른 시선과 시선은 서로 만나
손잡고 보석이 되었다
다 자란 구름이 헤어질 때
그 모양과 색깔을 바꾸듯
숨 죽인 채 달아오른 세상의 시선에
당신의 살결이 흩어졌다
어디서 한 마리 새가 운다
세상의 바깥으로 나가는 저 새의 시선
시선에 파묻히는 우리들의 추운 손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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馬鍾基, 1939년 1월 17일 ~
1959년「현대문학」으로 등단
연세대 의대, 서울대 대학원을 마치고 1966년 渡美
현재 미국 오하이오 州 톨레도 거주
詩集으로 <조용한 개선(凱旋)>, <두번째 겨울>, <변경(邊境)의 꽃>,
<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모여서 사는 것이 어디 갈대들뿐이랴>,
< 그 나라 하늘빛>, <이슬의 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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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고, 한 생각>
시인이 등단한지도 어언, 58년이 넘어간다
삶의 깊은 연륜에서 우러나오는 ' 바라봄(視線) '에서 생각하게 되는 건
人生에 있어 가장 소중한 건 재산이나 명예, 혹은 지위가 아니라,
현재 맺고있는 인간관계의 질(質)이라는 거 ...
진실한 인간관계는 좋은 시절보다는 오히려 최악의 시절에 잘 드러나는 거란 생각을 해본다
卽, 가장 힘들고 괴로울 때 옆에 머물며 용기와 힘이 되어주는 사람... (비록, 추운 손잡기라 할지라도)
시선(視線)이란 결국, 관심과 의미의 체계이리라
그 같은 체계가 상실된 곳에 사랑, 또한 어찌 있을 수 있을까
- 희선,
"기억하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이란다.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너와 함께 있는 사람이고,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네 곁에 있는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거야.
니콜라이야, 바로 이 세 가지가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이란다.
그게 우리가 이 세상에 있는 이유야 ... "
- 톨스토이의 <세 가지 질문> 중에서
Comme au premier jou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