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같은 가을날에는 / 안희선
그런, 사람이 그립다
어느 늦은 카페의 아늑한 조명 아래
아무 말 없이, 서로의 그리움을 확인하고
고단했던 하루를 서로의 눈빛으로 조용히 위로하며,
뿌리없는 희망일지라도 미소만은 잃지 않고
작은 것에서 소박한 행복을 느끼며
그렇게, 따뜻한 차(茶) 한 잔 함께 마시고 싶다
문득, 삶이 쓸쓸한 오늘 같은 가을날에는
<시작 Note, 혹은 넋두리>
살기에는 너무 팍팍한 세상이니 뭐니 해도...
어쨌거나, 예전에 비하면 물질적으론 풍요해진 시대라고 할까
(밥이 없으면, 라면을 끓여먹는 시대이니까)
반면에, 정신은 반비례 해서 전혀 풍요롭지 못한 것도 같고
삶의 전반적 가치기반이 현실적 效用價値(돈 되는 일)에만
초점이 잔뜩 맞추어지다 보니 인간관계마저도
그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서글픈 시대이기도 하다
- 즉, 상대가 나에게 현실적으로 영양가(?) 있는
사람인가 아닌가 하는 판단이 앞서는
눈빛만으로도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건
오래 된 영화의 한 장면이나, 낡은 詩의 한 구절에서나
찾아 볼 수 있지 않을지...
요즘은 시마저 차갑고 시니컬(cynical)한 시대니까
아무튼, 따뜻한 삶을 꿈꾸어 본다
꿈꾸는 거야 그 무슨 罪가 되겠는가
지금 이 시대엔 그것도 죄가 된다고?
하긴,
Smoke Gets In Your Ey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