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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칼럼 2] 138억 년의 우주역사에서 인간의 타락은 무엇인가?
작성자 늘봄     게시물번호 10685 작성일 2018-02-12 10:07 조회수 2201

1700년 전 삼층 세계관의 기독교 교회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니케아 신경이 정치적으로 로마제국의 콘스탄틴 황제에 의해 강제로 만들어졌다. 그 이후부터 교회기독교는 타락--회개-구원의 공식 (사영리(四靈理))을 만들어 핵심교리로 삼았다. 이 공식은 사람들을 통제하는 교회의 기초 교리가 되었으며, 이 교리 공식에 반대하거나 반항하는 사람은 하느님의 이름으로 화형, 교수형, 참수형의 처형을 면치 못했다. 오늘 이런 끔직한 처형을 실행하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진노하는 무서운 하느님의 심판으로 사람들을 위협한다. 그러나 21세기에 이 공식은 더 이상 사람들을 설득시키는 효력을 상실했으며, 교회는 죽어가고 있다. 따라서 우주진화 세계관에서 타락, , 회개, 구원의 새로운 의미를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인간의 타락은 제도적 종교체계가 만든 하나님/하느님/알라/야훼/신 등을 믿지 않고, 이분법적 교리/공식에 순종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 인류는 종교와 교육의 기초가 되는 과학이 발견한 우주진화 세계관에서 살고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세계관은 인간의 삶의 모든 영역 즉 정치-경제-문화-철학-종교의 근거가 된다. 이 사실을 부인하거나 무시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과거의 패러다임을 고집하고 있지만, 단지 생존의 두려움과 이기적인 욕심때문에 발버둥칠뿐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타락과 죄의 유혹을 받은 경험이 있다. 그렇다면 인간의 타락과 죄는 어디에서 왔는가? 기독교 성서는 타락과 죄와 고통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을 하지만 왜 그 원인에 대해 명쾌하게 밝히지 않고 있나? 현대인들은 고대 기독교 성서에 기록된 최초의 인간(아담과 이브)의 타락에 직접 관여하지도 않았는데, 믿음체계가 주장하는대로, 지금도 그 책임을 지고 살아야 하나? 진화과학 특히 진화뇌과학과 진화심리학의 시각에서 타락과 죄의 개념을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 진화서사시(우주 이야기)는 인간의 타락과 죄에 대한 질문들에 솔직하게 대답해 준다.

 

인간의 타락에 대한 이분법적 교리는 유대인들과 기독교인들과 이슬람교인들 모두가 수용하고 있는 성서적 개념이다. 특히 고대 성서의 많은 구절들과 태도들이 오늘날 21세기 많은 종교인들은 물론 비종교인들에게 조차 더 이상 참되다고 인정될 수 없으며 공유할 수 없는데도, 어떻게 그런 성서를 온 인류를 위한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가? 성서가 밝히는 인간의 타락의 의미가 단지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과일을 먹지 말라는 하느님의 명령을 어긴 것일까? 그러나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는 이성적 능력은 인간에게 절대로 필요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 명령을 어긴 것을 라고 할 수 있는가? 낡은 삼층세계관에 근거한 타락과 죄에 대한 개념은 4세기에 성 어거스틴이 개인적인 체험으로 인간의 원죄를 고백하기 전까지 기독교 교회에서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결국 진화 서사시 즉 우주 이야기에 의해 인식되었다.

 

타락은 우리가 인간 조상들로부터 유전적으로 이어받은 가장 고질적인 기질이며, 자연적이고 본능적인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에게 불필요한 성벽이 유전의 일부분이라고 해서 그 원하지 않는 성벽에 따르는 것을 정당화해서도 안된다. 또한 우리 자신을 태어나면서부터 더러운 죄인이라고 폄하해서도 안된다. 무엇보다, 인간의 본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정죄하는 종교와 철학은 큰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인습적인 종교들은 인간이 동성애자이든 이성애자이든 성욕을 느끼는 것 조차 죄라고 정죄한다. 그러나 이것은 인간이라면 본능적으로 일어나는 뇌의 유전적인 작용이다.

 

오늘날 현대 종교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바르게 이해하는 진화신학과 신앙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제는 고대 종교들이 인간의 본성을 타락과 죄로 규정하고 이것을 악용하여 이원론적으로 정죄하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 우리가 유전적으로 이어 받은 기질과 성벽에 대해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 자신은 물론 다른 작은 전체들(holons)과 더 큰 전체들에게 해를 끼치게 되며, 인류사회 전체는 위기에 처하게 된다. 우리가 체험하는 바라지 않는 타락은 인간 모두에게 공통된 체험이기 때문에 나 자신과 다른 전체들을 존중하고, 이것을 극복하도록 상호의존관계 속에서 협력하는 것이 온 인류를 위해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의 인생의 여정 중에 어두운 부분은 누구에게나 있다. 인간의 뇌는 자신의 조상 파충류의 뇌로부터 본능적인 이기적 탐진치(貪瞋痴 이기적 생존과 이기적 성욕과 이기적 생식욕)를 이어 받았다. 따라서 유혹과 실수는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다. 인간의 뇌는 파충류뇌에서 진화되어 모성애와 사회적 관계와 책임을 인식하는 포유류뇌로 발전했으며, 더 나아가 자신의 존재의 의미와 다른 존재들과의 관계를 인식할 수 있는 근세 인류의 대뇌피질로 진화되었다. , 21세기의 현대인들은 파충류의 본성을 이어 받았지만, 또한 포유류의 본성과 호모싸피엔스 인간의 자아의식을 지니고 있다. 인간이 파충류뇌의 본능인 탐진치를 지닌 것은 타락이나 죄가 아니라, 우주진화의 법칙이다. 인간의 타락을 더러운 죄라고 정죄하기 보다 자연의 법칙으로 인식하고, 심층적인 삶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뇌과학과 진화심리학은 밝히기를, 포유류 인간은 파충류의 본능을 다룰 수 있는 잠재력과 자율성과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타락한 죄인이 아니며, 스스로 자신을 구원할 수 있는 능력과 창조성을 본능적으로 지니고 있다. 그러나 전통적인 종교들의 믿음체계는 인간의 진화적인 본성을 이해하기 보다는 이것을 타락 또는 죄라고 정죄하고, 사람들을 통제하고 조정하는 상업적이고 정치적인 수단으로 삼는다. 특히 전통적인 기독교 교회는 타락--회개-구원 이라는 교리적 공식을 만들고, 인류는 오직 기독교의 공식을 통해서만 구원받을 수 있다는 이분법적이고 조건부적인 보상제도를 만들었다. 21세기에 살고 있는 우리는 필수적으로 뇌과학과 진화심리학을 이해해야 한다. 한 가지 단순한 예를 들자면, 동성애와 이성애의 성향은 인간의 조상인 파충류뇌의 본능이며 이것은 인간과 모든 생물종들에게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자연적인 현상이다. 이것을 타락 또는 더러운 죄라고 정죄하는 것은 인류사회를 분열하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기독교 성서에 동성애를 반대하는 몇 구절의 기록은 어느 고대 공동체의 특수한 상황을 보도한 것일뿐이며, 진화과학의 시각에서 본다면 인류 전체에게 적용하는 교리나 신앙이 될 수 없다.

 

이미 지적한대로, 뇌과학이 밝히기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극복하기 어려운 유혹과 욕망의 근원은 태초에 우리의 조상 파충류뇌에서 유래되었다. 욕망이 우리를 사로 잡으면 우리는 자제력을 잃고 만다. 욕망은 마치 자객과도 같아서 우리의 의지를 무너뜨리고 우리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빠트린다. 파충류뇌의 작용인 유혹과 욕망은 우리의 뜻과는 정반대로 우리를 조정하려고 한다. 따라서 인류사에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것들은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진다. 예를 들자면, 사탄, 악마, 마귀, 귀신, 악령 등이다. 이것들은 인간의 몸과 분리된 외부의 존재 또는 영혼이 아니라, 파충류뇌를 이어 받은 인간의 뇌의 욕망과 유혹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우리에게서 일어나는 원하지 않는 욕망은 이미 수백만 년 전 인류의 원초적인 조상들로부터 유전적으로 이어 받은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은 현대 종교인들에게 대단히 중요하다. 수천 년 전에 최초의 여자와 남자가 하느님의 명령을 어기고 금지된 사과를 먹었기 때문에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죄인이라든지 또는 우리의 내부에 외부로부터 악마가 들어왔다는 등의 부정적인 생각은 오히려 사회를 분리시키고 인간관계에 불신감을 조장할 뿐이다. 진화과학적인 인식은 우리의 개인적인 삶에 훨씬 큰 힘이 되고 인류사회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준다. 호모싸피엔스 인간은 파충류의 본성을 다룰 수 있는 자율성과 창조성과 잠재력과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믿음체계의 통제와 속박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유하게 살 수 있는 길은 우리의 본성과 본능이 무엇인지 솔직하게 인식하는 것이다. 우리가 심층적인 삶의 의미와 목적을 향한 강력한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우리에게 달려 있다. ‘타락과 죄란 말의 의미는 하늘 위에 있는 전지전능한 하느님을 문자적으로 믿지 않는 것과 예수가 우리 죄를 대신해서 죽었다는 교리를 믿지 않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전체들(holons) 즉 우리의 가족, 사회, 그리고 세계의 웰빙 그리고 우리의 책임 아래있는 더 작은 전체들(holons) 즉 우리의 몸, 마음, 그리고 원칙의 웰빙을 무시하거나 해치는 행위이다. 오늘날 현대 종교들은 우주 이야기 즉 진화 서사시를 인식하는 진화신학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왜냐하면 진화신학은 타락에 대한 전통적인 언어와 인간은 성욕과 생존과 생식의 본능을 지닌 파충류뇌를 유전적으로 이어 받았다는 과학적인 언어와 개인적인 체험을 표현하는 은유적인 언어를 폭넓게 포용함으로써 온 인류가 종교적-정치적-사회적 경계 넘어 죽음의 두려움과 생존의 이기심없이 자유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대안이 되기 때문이다.    

 

[필자: 캐나다연합교회 은퇴목사]

 

* 더 읽을 책 *

 

돈 큐핏. 예수 정신에 따른 기독교 개혁. 한국기독교연구소, 2006

로이드 기링. 기로에 선 그리스도교 신앙. 한국기독교연구소, 2005

에드워드 윌슨. 인간 본성에 대하여. 사이언스북스, 2014

_________. 지구의 정복자. 사이언스북스, 2014

Wright, Robert. A Moral Animal. Vintage,1995

Wilson, Edward. The Meaning of Human Existence. Liveright Publishing Corporation, 2014

Swaab, Dick. We Are Our Brains(우리는 우리의 뇌다). Spiegel & Grau,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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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by  |  2018-02-15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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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에 올리신 주제와는 전혀 관계 없는 이야기인데 경남 하동에서 1억천만년된 화석이 발견되었는데 두발로 다니는 도마뱀 화석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한반도에는 두발로 다니는 쥐가 한 마리 나타나 골치거리입니다. 그 쥐가 빨리 형무소 가야 되는데.

늘봄  |  2018-02-1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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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1억천만년된 화석이 발견되었다는 과학적인 사실은 금주 칼럼의 내용과 일맥상통합니다.

왜냐하면 성서 근본주의가 만든 구원론 즉 인간의 타락과 죄와 회개와 구원이라는 공식을 뒤집어 놓기 때문입니다. 구원론이 만들어지기 전 적어도 수십억 전 생명이 출현했으며, 20만년 전 인간이 출현했습니다. 이러한 생명과 인간의 진화는 초자연적인 하나님의 역사가 아니라 우주의 자율성과 창조성의 자연적인 현상입니다.

제도적, 교리적, 이분법적 종교가 만든 구원의 공식이 인간의 삶을 구속하고 통제하고 탄압할 수 없습니다.

philby  |  2018-02-16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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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교회 다닐 때 의심나던 것이 생물시간에는 생명체가 진화했다고 가르치는데 교회에서는 창조했다고 하니 둘 중에 하나는 거짓말 이다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게 참... 학교에서 거짓된 과학 진리를 가르칠 리가 없고, 설마 교회가 거짓말 할까?

그 후 오파린의 생명의 기원을 읽고 진화가 분명한 사실이다 라고 생각을 했는데 다윈을 비롯한 다윈 시대 과학자들의 진화론에 관련된 책을 읽으며 진화는 분명한 과학적 진리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 교회가 거짓말 한건가?

성서와 함께라는 출판사에서 나온 창세기 해설서 '보시기 참 좋았더라'를 읽고 성경이 거짓말 하는 게 아니란 걸 알게 되었는데 우리가 한번쯤 생각해 보는 문제, 왜 죽는가? 왜 죄를 짓는가? 등등의 문제를 알기 쉽게 설명을 해서 저 같은 몽매한 자도 기독교를 이해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보시기 참 좋았더라'를 읽다 보니 창조과학이란게 얼마나 비 성경적이고 날조된 거짓인지 저절로 알게 되는 부수적 효괴도 있었구요. 그리고 michael mollroy의 experiencing the world religions도 종교를 이해하기 쉽게 써서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영어 단어 하나도 뒤돌아서면 금방 잊어버리지만 10대-20대 초반에 읽은 책들은 여전히 기억에 남습니다. 긴 주말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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