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안내   종이신문보기   업소록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찾기
자유게시판
봄날에 창(窓) 열다
작성자 안희선     게시물번호 10719 작성일 2018-03-02 18:03 조회수 1527
 
_DSC3838.jpg


 

봄날에 창(窓) 열다 / 안희선


계절의 벽 위에 습관적 덧칠을 하는
헛헛한 몸짓이 대책없이 슬퍼질 때에
꿈으로 치닫던 아련한 소망은
비밀스런 절망에서나 숨겨둘 수 있는 나를
촘촘히 메꾸어 간다

말을 잊은 사람들은 이미 세월 저 너머
잔잔한 물결 같은 시선(視線)을 그들의 몫으로 받았다
멀어져 가는 그들의 연민을 때묻은 낱말 몇개로
감추려다가 나도 모르게,
무심하게 다가선 봄날에 창(窓)을 열었다

지난 겨우내
가슴에 품었던 무거운 결빙(結氷)을 벗고
차라리, 봄이라 홀가분해 하는 대지는
고향의 파아란 하늘처럼 솔직한 옷을 입었다

나, 이제
사랑하는 이에 관해 침묵하며
괄호 안에 깜박이던
이른 아침의 외로운 기도를
겨우 내내 잠가두었던 마음을 열듯
그렇게 올릴 참이다

먼지 낀 유리창 너머
사라지는 겨울의 옷자락에
뉘우침과 허물을 실어 보내며,
잊었던 그리움의 세계를 그리기 위해
또 다시 생명의 달콤한 핵심을
휑하니 빈 가슴에 찍을 참이다

비록, 앞질러 흘러간 세월이
그곳에서 나를 기억하지 못해도
담담하게 새길 참이다

아주, 환한 봄날에 창(窓)을 열듯이





Longer - Emi Fujita

 


0           0
 
다음글 미국은 왜 김영철을 서울로 불러들였을까?
이전글 밴프 마운틴 노퀘이 스키장. 리프트 비용 단돈 2불
 
최근 인기기사
  캐나다 식료품, 주류, 식당 식..
  드라이브 쓰루, 경적 울렸다고 ..
  앞 트럭에서 떨어진 소파 의자 .. +1
  (CN 주말 단신) 우체국 파업..
  “나는 피해자이지 범죄자가 아니..
  연말연시 우편대란 결국 현실화 ..
  캐나다 우편대란 오나…우체국 노..
  주정부, 시골 지자체 RCMP ..
  캘거리 트랜짓, 내년 수익 3,..
  AIMCO 논란, 앨버타 연금 ..
  주정부, AIMCO 대표 및 이..
  트럼프 고위직 인선 속도…캐나다..
자유게시판 조회건수 Top 90
  캘거리에 X 미용실 사장 XXX 어..
  쿠바여행 가실 분만 보세요 (몇 가..
  [oo치킨] 에이 X발, 누가 캘거리에..
  이곳 캘거리에서 상처뿐이네요. ..
  한국방송보는 tvpad2 구입후기 입니..
추천건수 Top 30
  [답글][re] 취업비자를 받기위해 준비..
  "천안함은 격침됐다" 그런데......
  1980 년 대를 살고 있는 한국의..
  [답글][re] 토마님: 진화론은 "사실..
  [답글][re] 많은 관심에 감사드리며,..
반대건수 Top 30
  재외동포분들께서도 뮤지컬 '박정희..
  설문조사) 씨엔 드림 운영에..
  [답글][답글]악플을 즐기는 분들은 이..
  설문조사... 자유게시판 글에 추천..
  한국 청년 실업률 사상 최고치 9...
 
회사소개 | 광고 문의 | 독자투고/제보 | 서비스약관 | 고객센터 | 공지사항 | 연락처 | 회원탈퇴
ⓒ 2015 CN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