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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칼럼 7] 21세기에 과학과 분리된 하나님, 종교, 신앙, 정치는 죽어가고 있다!
작성자 늘봄     게시물번호 10752 작성일 2018-03-19 08:41 조회수 2029

우주진화 세계관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21세기의 인류사회에서 종교는 과학과 분리될 수 없으며, 비단 종교가 과학을 부분적으로 또는 선별적으로 수용하는 것도 큰 모순이다. 오늘의 종교와 신앙과 정치는 과학과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 다시 말해, 종교는 그 시대의 세계관과 윤리관을 무시하거나 거부하고, 현세를 폄하하고 내세를 꿈꾸는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종교는 자연의 법칙을 깨트리는 초자연적인 신에게 복종하고, 사람들을 탄압하고 착취하는 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종교는 상업적인 무당 집이나 점쟁이 집이다. 예수는 이런 종교를 향해 회칠한 무덤이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현대과학을 무시하거나 거부하는 하나님, 종교, 신앙, 철학, 정치는 영향력과 설득력을 잃고, 급속도로 죽어가고 있다. 종교는 죽은 후 하늘 위 천국으로 올라가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되며, 지금 여기 세속적이고 평범한 삶 속에서 심층적인 깨달음에 이르고, 그 깨달음을 실천적으로 살아내는 길이 되어야 한다.

 

21세기에 이르러 현대과학이 놀라운 속도로 급성장하고 삶의 모든 영역에 실제적으로 깊이 뿌리내리면서 과학은 종교와 교육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함께 새로운 시대의 예언자 니체(1844-1900)가 천명한 ‘(그런) 신은 죽었다는 말이 오늘날 현대인들에게 긍정적으로 이해되고 있다. 물론 니체의 핵심사상은 안주하고 고정된 사유의 방식들을 흔들어 깨우는 데 있었다. 니체의 명언을 풀이하자면, 교회기독교가 형이상학적으로 믿는 삼층 세계관의 초자연적인 하느님은 죽었다. 다시 말해, 이분법적인 교회기독교는 오직 관념적인 믿음에 메어달려 내세지향적이기 때문에 지금 여기에서 사심없는 사랑과 공정한 분배의 정의를 실천하라고 가르친 역사적 예수를 따르는 기독교가 아니다. 이 믿음체계의 교회기독교는 325년 로마제국의 콘스탄틴 황제의 정치적인 야욕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니케아 신경이 만들어진 이래, 인간의 존엄성인 자율성과 창조성과 가능성을 철저히 박탈하고, 사람들을 제국적으로 탄압하고 착취하면서 지금까지 생존해온 상업적인 기독교이다. 교회의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보호하기 위해 제국신학의 시녀가 되면서, 갈릴리의 촌부 예수를 하늘에서 내려온 신으로 우상화하고, 예수의 우주적 가르침과 정신을 말살했다. 1700년 동안 믿음체계의 교회기독교가 믿었던 초자연적인 하느님은 더 이상 우주진화 세계관의 현대인들에게 비상식적이며, 설득력을 잃고 죽어가고 있다. 불행하게도, 오늘 성서근본주의 기독교인들은 성서를 하느님이 인간에게 내려준 책이라고 잘못 믿고 있으며, 세상의 모든 문제들의 해답이 성서에 있다는 망상에 빠져있다. 따라서 성서를 문자적으로 읽으면서, 성서를 마치 백과사전, 과학책, 역사책으로 착각한다. 그러나 종교가 하느님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것이듯이, 성서는 초자연적인 하느님에 대한 책이 아니라 인간의 작품이며, 인간의 삶에 대한 지혜서이다. 물론 성서는 문자적으로 믿어야 하는 교리책이 아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인류사회는 새로운 종교 시대에 들어섰다. 과학이 발견한 우주진화 세계관을 살아내는 현대종교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가치와 지금 여기에서 현실적인 새로운 세계 경험을 일깨워 준다. 그러나 과학에 무지하거나 과학을 무시하는 삼층 세계관의 고대 종교들은 초현세적인 세상에 대한 환상으로 현세의 인간정신을 말살하고 있다.  고대인들이 상상했던 하늘 위의 전지전능하고 초자연적인 하느님은 현대과학에 무지하기 때문에 과학을 회피하거나 거부한다. 안타깝게도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에게 과학은 자신들의 믿음에 큰 걸림돌이며 또한 하느님의 영광을 해치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의 우주진화 세계관에서 하느님과 종교의 의미는 과학에 근거하여 인식된다. 오늘날 과학을 무시하거나 거부하는 하느님과 종교는 더 이상 설득력을 잃고, 사람들이 떠나고 있다. 교회의 급격한 쇠퇴의 가장 큰 이유는, 첨단과학의 급성장과 과학적인 현대교육의 발전과 다원주의의 보편화와 더불어 교회의 믿음체계가 강요하는 이분법적이고 교리적인 공식들이 객관적인 진리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하느님의 존재와 속성, 인간의 본성과 존엄성, 인간의  육체와 영혼의 관계, 윤리와 도덕 등에 관한 전통적인 종교적 철학적 토대가 모두 무너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삼층 세계관에  근거한 고대 기독교 자연철학은 현대 자연과학 세계관 즉 우주진화 세계관으로 대체되었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의 사회가 더 이상 전통지향적이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고정된 틀에 의해 타율적으로 자신의 자율성과 창조성과 가능성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현대인은 유동적이며 다원주의적이며 민주적이고 과학적이기 때문에 전체주의적이고 획일적인 통제를 거부한다. 따라서 기독교 교회는 인간의 본성에 관해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참된 삶의 방식과 21세기 첨단과학시대의 세계에 대해 솔직하고 참된 삶의 방식을 제공해야 한다. 

 

오늘 우리는 과학의 의미에 대해 새로운 인식이 절실히 필요하다. 인류사에서 과학 시대는 뉴톤이 1687년에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표함으로써 시작되었다. 뉴톤 이전에는 과학이란 말조차 없었다. 어원적으로 과학(science)이란 말은 지식이란 말이다. 인간은 오랜 세월동안 지식 곧 확신에 찬 지식을 소유했다고 생각했다. 과학은 물리적 세계의 성격을 탐구하는 방법 즉 측정과 정확한 관찰 그리고 자연세계에서 일어나는 사건, 과정, 관찰 가능한 현상들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을 정립하기 때문에 경험과학이라고도 한다. 400년 전 경험과학이 출현하기까지 (물론 과학이 출현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사람들은 문화 전통을 통해 전해 내려온 지식을 검증하는 손쉬운 방법을 인식하지 못했다. 다만 그 지식을 전해준 권위들, 즉 고대 문명들, 학자들, 성직자들, 그리고 교회와 성서에 의존해서 지식을 받아들였다. 따라서 오랜 세월동안 지식으로 여겨졌던 믿음체계와 전통과 교리들, 심지어는 미신과 같은 것들에 대해 참과 거짓을 구분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에 참과 거짓이 일종의 혼합형식으로 존재했다. 그러나 경험과학이 출현하면서부터 사람들은 참과 거짓의 혼합을 분별하기 시작했으며, 오랫동안 전수된 지식이 참인지를 검증하기 시작했다. 과학은 우리 스스로 가장 적절한 세계관을 형성하도록 도와준다. 과학은 절대적인 주장을 하지 않는다. 그대신 과학은 우리가 자연세계를 솔직하게 이해하도록 격려하며, 미래를 향해 우리 앞에 열려진 문이다. 이렇게 과학이 밝히는 자연세계의 모습 속에서 종교의 기능과 목적은 과학이 인간 실존에 적용될 때 일어나는 삶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 답하는 것이다.

 

과학이란 말의 넓은 의미는 학문의 일종이기 보다 이성적인 인간의 삶 전체를 뜻한다. 인간은 다른 생물종들과 달리 끊임없이 삼라만상에서 과학을 새롭게 발견하여 일상생활 속에 적용한다. 과학은 인류의 삶의 모든 영역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으며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과학은 21세기 현대인의 삶 그 자체이며, 삶의 의미이며 방식이며 표현이다. 깊은 산 속에 들어가 완전히 고립된 원시인의 생활양식으로 살지 않는 한 이 세계 속에서 과학을 거부하고 하루도 살 수 없다. 한편 기후변화로 인해 생태계와 인류사회가 긴박한 위기에 빠져있는 데, 과학이 확실하게 증명하는 기후변화를 애써 부인하려는 사람들은 변명하기를 나는 과학자가 아니라고 새빨간 거짓말을 서슴치 않으며 비굴하게 꼬리를 감춘다.

 

플라톤, 쏘크라테스, 석가모니, 노자, 예수 시대에는 과학의 의미에 대해 몰랐으며, 17세기 뉴톤 이후에 시작된 과학시대는 21세기 첨단과학시대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발전적인 진화를 지속했다. 특히 1859년에 다윈이 진화론을 발표함으로써 과거의 세계관과 가치관과 신관(神觀) 180도로 전환되는 일대 혁명이 일어났다. 지난 100년 동안 과학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급성장했으며, 이러한 추세로 발전하면 앞으로 100년 후에 후손들의 세계는 예측하기 어렵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어떤 이유와 명분으로라도 과학을 종교와 분리하는 것은 큰 모순이며, 또한 어느 하나가 다른 것을 통제할 수 없으며, 이러한 일들은 인류사회에 대단히 위험하다.

 

과학이 종교와 신앙과 정치의 기초가 되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과학은 온 인류가 다른 생명들과 자연과 함께 조화를 이루어 사는 138억 년의 우주진화 이야기를 발견했다. 우주 이야기는 신비스러운 이야기이다. 우주진화 역사는 종교와 사상을 넘어서서 모든 사람들이 함께 평등하게 정의롭게 평화롭게 살아가는 성스러운 이야기이다. 물론 기존의 전통적인 종교에 속한 사람들은 과학적인 진화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과학을 중요시한다고 불신앙이나 이단이 아니다. 오히려 과학을 성스럽게 생각함으로써 과거의 세대들이 믿어왔던 인습적인 신앙을 재해석하여 21세기의 우주적인 새로운 의미로 전환할 수 있다. 과학없는 종교와 신앙은 박물관의 유물에 불과하며, 오늘 우리에게 실용적이지 못하다. 따라서 과학과 종교를 분리하기 보다 통합하는 진화영성을 실천하며 살 수 있으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으며, 자유하고 의미있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전 세계의 과학자들 중 95% 이상이 138억 년의 우주진화 과정에서 생명체가 우연히 자연스럽게 출현한 빅뱅이론과 다윈의 진화론을 사실로 인정하고 있다. 이것들은 더 이상 가설이 아니다. 종교적 경전이 이 사실을 부인하거나 변질시킬 수 없다. 과학자들은 생명과 물질은 왜 과거로 되돌아 갈 수 없고, 우주의 시간 속에서 끊임없이 변천해가고 있는지, 그리고 왜/어떻게 생물과 무생물이 장구한 시간 속에서 변화하고 있는지에 대해 탐구하고 있다. 우주가 수십억 년 동안 진화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진화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태초에 하늘과 땅의 시작은 단번에 완성품으로 일어난 창조가 아니라, 흘러가는 장구한 시간 속에서 복잡성과 창조성으로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는 과정이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제 우주진화에 대한 찬반의 논쟁은 끝이 났으며, 과학과 종교를 분리시키려는 전쟁도 끝났다. 무엇보다, 종교가 과학을 통제하고 멋대로 조정하던 시대도 끝났다. 21세기 현대 인간에게 과학과 종교의 관계는 동전의 앞뒤와 같다. 

 

이제 전 세계적으로 우주진화 세계관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기운이 힘있게 용솟음치며 감돌기 시작했다. 즉 서로 다름을 환영하고 다양함을 존중하는 지구적인 협력이 출현하면서 부족적인 생존의식이 쇠퇴하고 있다. 21세기에 종교적인 전통들은 자신들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려면 핵심 교리의 기초를 과학이 밝히는 우주진화적 세계관 위에 정립해야 한다. 진화에 대한 인식은 종교인들의 신앙과 삶에 받침대 역할이 될 것이다. 과학적 진화론은 자신들의 신앙을 해치기 보다는 소중한 축복이고 기쁜 소식이 된다.  따라서 21세기의 종교와 교육의 기초는 끊임없이 발전하는 현대과학 위에 세워져야 한다. 다시 말해, 교육과 종교와 철학과 정치와 경제는 오늘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체험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우주진화 이야기 위에 세워져야 한다.   

 

오늘날 고대 종교들은 진화적인 종교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왜냐하면 전통적인 종교인들은 과학이 발견한 인류공통의 우주 이야기를 인식하기 때문이다. 과거의 종교인들은 지금 여기에서의 현세적인 삶을 부인하고 죽은 후의 내세를 꿈꾸었지만, 오늘 현대 종교인들은 고대 경전을 문자적으로 읽는 부족적인 시간과 공간의 개념에서 해방되어 우주진화적인 세계관 즉 현재 눈앞에 보이는 실제적이고 우주적인 현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과학이 발견한 우주진화 이야기는 종교를 퇴색시키기 보다 심층적인 의미와 우주적인 가치관을 확대시킨다.

 

[필자: 캐나다연합교회 은퇴목사]

 

<더 읽을 책>

 

로이드 기링. 기로에 선 그리스도교 신앙. 한국기독교연구소, 2005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민음사, 2006

_________. 비극의 탄생/즐거운 지식. 동서문화사, 2016

돈 큐핏. 떠나보낸 하느님. 한국기독교연구소, 2006

_________. 예수 정신에 따른 기독교 개혁. 한국기독교연구소, 2006

토마스 베리 & 브라이언 스윙. 우주 이야기. 대화문화아카데미, 2010

토마스 베리. 위대한 과업. 대화문화아카데미, 2009

데이빗 그리핀. 포스트모던 하나님, 포스트모던 기독교. 한국기독교연구소, 2002

Rue, Loyal. Religion Is Not About God: How Spiritual Traditions Nurture Our Biological Nature And

              What To Expect When They Fail. Rutgers University Press, 2005

Nietzsche, Friedrich. The Birth of Tragedy and The Genealogy of Morals. Doubleday Anchor Book,

              1956

_________. Beyond Good and Evil. Penguin Books, 2003

_________. The Gay Science. Vintage Books, 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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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estminster John Knox Press, 2004

_________, Religion and Scientific Naturalism: Overcoming the Conflicts, State Univ of New York

             Press, 2000

Miller, Robert J. ed. The Future of the Christian Tradition, Polebridge Press, 2007

Leaves, Nigel. The God Problem: Alternative to Fundamentalism. Polebridge Press,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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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________. The Fountain. Polebridge Press,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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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urchu, Diarmuid. Quantum Theology. Crossroad Book,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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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_______. Reimagining God: A Faith Journey of a Modern Heretic. Polebridge Press, 2014

_________. Christianity without God. Polebridge Press,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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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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