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안내   종이신문보기   업소록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찾기
자유게시판
Climb Every Mountain
작성자 안희선     게시물번호 10763 작성일 2018-03-22 21:04 조회수 1945

산행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산행(山行) / 안희선



최후의 마을을 지나, 오르는 산에는
소리 없는 아우성 속에 뼈처럼 숨어있는
앙상한 나무가지들이 빽빽하니 들어찼다

공기를 흔드는 서늘한 숲의 울음소리에
놀라 깨어 서걱이는 풀섶

하늘엔 구름이 엉킬 징조가 보이지 않았지만
서서히 한낮의 흔적은 지워지고 있었고,
비스듬한 햇살들은 갈 곳을 몰라
추억으로 쏠리는 발걸음마다 뽀얗게 묻어났다

오르는 산은 자꾸만 자꾸만 높아지고
피로의 숨결이 잠시 후에 고함지를 것을
이 잠잠한 공간은 침묵처럼 알고 있다

아, 하루는 얼마나 빨리 지나가는지...

주름진 풍경 사이로 황혼이 깃든다
그렇게 또 나른한 모습으로,
목덜미 젖히는 태양

저 멀리 계곡의 끝에서
끊임없이 똑딱이는 벽시계 하나,
숲에 둥지를 튼 뻐꾸기를 닮았다

나를 가늠할 수 없는 시간 속에서
발가벗은 바위들만 의젓해,
완만한 바람에도 조금씩 나의 등이 밀린다

이제 곧 비탈진 숲을 가로질러
알 수 없는 계곡의 저쪽으로 가야 한다
그동안 휘청거리는 내 모습이 또 어떤
다른 내용으로 읽혀질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하산을 재촉하는 저녁빛이 잔뜩 부풀어 가혹했지만
멀리 아득한 천둥 소리에 이따금 뒤돌아 보며,
또 다시 멀어지는 봉우리를 향해
걸어갈 뿐

주위엔
아무도 없다






Climb Ev'ry Mountain, from The Sound of Music
- Laura Osnes and the Tabernacle Choir 


0           0
 
다음글 [답글]고드름
이전글 마음이 참 아프네요
 
최근 인기기사
  캐나다 식료품, 주류, 식당 식..
  드라이브 쓰루, 경적 울렸다고 ..
  앞 트럭에서 떨어진 소파 의자 .. +1
  (CN 주말 단신) 우체국 파업..
  “나는 피해자이지 범죄자가 아니..
  연말연시 우편대란 결국 현실화 ..
  캐나다 우편대란 오나…우체국 노..
  주정부, 시골 지자체 RCMP ..
  캘거리 트랜짓, 내년 수익 3,..
  AIMCO 논란, 앨버타 연금 ..
  주정부, AIMCO 대표 및 이..
  트럼프 고위직 인선 속도…캐나다..
자유게시판 조회건수 Top 90
  캘거리에 X 미용실 사장 XXX 어..
  쿠바여행 가실 분만 보세요 (몇 가..
  [oo치킨] 에이 X발, 누가 캘거리에..
  이곳 캘거리에서 상처뿐이네요. ..
  한국방송보는 tvpad2 구입후기 입니..
추천건수 Top 30
  [답글][re] 취업비자를 받기위해 준비..
  "천안함은 격침됐다" 그런데......
  1980 년 대를 살고 있는 한국의..
  [답글][re] 토마님: 진화론은 "사실..
  [답글][re] 많은 관심에 감사드리며,..
반대건수 Top 30
  재외동포분들께서도 뮤지컬 '박정희..
  설문조사) 씨엔 드림 운영에..
  [답글][답글]악플을 즐기는 분들은 이..
  설문조사... 자유게시판 글에 추천..
  한국 청년 실업률 사상 최고치 9...
 
회사소개 | 광고 문의 | 독자투고/제보 | 서비스약관 | 고객센터 | 공지사항 | 연락처 | 회원탈퇴
ⓒ 2015 CN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