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시인님,
너무 오랜 시간 안부조차 건네지 못한채
해를 넘기고 격조 했습니다.
건강은 좀 어떠신지요?
늘 이곳 게시판에 올리시는 시편을 통하여 글을 쓰기 위하여
생존의 이유를 품으신 듯한 생각이 듭니다 .
모쪼록 창창한 많은 날들에 주옥같은 작품들을 안겨주실
큰 임무를 위하여 더욱 강건하시기 바랍니다
졸시에 안부 얹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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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드름 / 조윤하
연일 쏟아진 눈 두께가
하얀 밤을 덧칠한 고요와 침묵을 지나
밤새 빙정 뿌린 구름떼
아침 해돋이에 푸르름을 드러내고
흰 베일속 돋아난 물의 뼈들이 거꾸로
은둔의 뿔처럼 매달려
겨울의 눈물을 보인다
희게 켜켜 쌓인
생명들의 둥지속 사연들을
이유없이 쏟아 부은 백색의 잔인한 적요
벗어나는 저 물방울의 탈출이
눈물없이 아름다울 수 있을까
뼈를 훑어내린 방울들
햇살과 부디쳐 한번쯤
낙수의 찰나로 빛나길 원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