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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칼럼 9] 망상의 하나님을 떠나 보내고, 새로운 하느님의 의미를 찾자!
작성자 늘봄     게시물번호 10778 작성일 2018-04-02 08:44 조회수 2778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로버트 피어시그는 삶의 궁극적인 의미와 가치를 탐구하는 여정에서누군가 망상에 시달리면 정신 이상이라고 하며, 다수가 망상에 시달리면 종교라고 한다.”고 고백했다. 망상(delusion)이란 말에 대한 여러 사전들의 정의를 살펴보면, 잘못된 믿음이나 인상을 뜻하며, 모순되는 강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믿음을 고집하는 정신장애의 한 증상이라고 한다. 오늘 우주진화 세계관이 보편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첨단과학시대의 종교는 망상이 될 수 없다. 현대 종교인들은 삼층 세계관에서 만들어진 망상의 하나님(The God Delusion)을 떠나 보내고, 우주진화 세계관을 발견한 과학에 기초한 새로운 하느님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

 

오늘 인류는 현대과학이 발견한 138억 년의 우주에서 살고 있으며, 이 우주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팽창하고 있다. 또한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개체들은 따로따로 개별적으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우주 전체를 하나의 통합적인 몸으로 상호의존관계를 이루고 있다. 다시 말해, 과학은 새로운 세계관 즉 우주진화 세계관을 발견했다. 따라서 21세기 현대인들의 종교, 정치, 경제, 문화는 과학이 발견한 우주진화 세계관을 기초로 삼고 있으며, 35백 년 전 고대인들이 상상했던 삼층 세계관은 설득력과 영향력을 잃고, 무용지물이 되었다. 21세기의 종교는 삼층 세계관의 초자연적인 하느님을 떠나 보내고, 우주진화 세계관의 새로운 하느님의 의미를 인식하고, 그 의미를 실천적으로 살아내어야 한다.

 

30만 년 전 지구에 출현한 태초의 이성적 인간 호모싸피엔스는 신비스럽고 경이로운 생물종이다. 인간은 이 우주에서 살면서 자신의 자아의식으로 이성의 눈이 뜨여지고, 삼라만상으로부터 영적, 철학적, 종교적 의미를 인식했다. 대표적으로 쏘크라테스, 노자, 장자, 석가모니, 예수가 인간의 본성인 자율성과 창조성을 깨달았다. 또한 세월이 흘러가면서 인간의 이성이 성숙해지고, 과학적 사고가 깊어져서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 뉴톤, 다윈, 아인슈타인이 우주진화 세계관을 발견했다. 그리고 흄, 칸트, 스피노자, 헤겔, 하이데거, 프로이드, 프롬, , 키에르코르, 윌버는 과학적 사실로부터 새로운 하느님의 의미 즉 우주, 자연, 생명, 인간의 통합적인 실제를 발견했다. 이렇게 인류역사가 밝혀주듯이 인간이 온전한 삶을 살 수 있는 길은 과학과 종교가 분리되지 않고 상호협력하는 것이다. 과학과 종교는 마치 동전의 앞뒤와 같아서 어느 한 쪽을 무시하면 인간의 정체성은 온전하지 못한 반쪽이 될뿐만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은 땅에 떨어지고, 인류사회는 분열과 전쟁과 테러가 끊이지 않고 절망적인 위기에 빠진다. 인류역사가 분명하게 밝히듯이, 과학과 분리된 종교가 신봉하는 초자연적인 하느님은 삼층 세계관의 내세적이고, 이분법적이고, 물질적이고, 인격적이고, 배타적이고, 우월적이다. 따라서 인종차별, 빈부차별, 성차별, 성적본능차별, 계급차별, 종교차별, 생태계파괴, 황금만능주의 등등의 부작용을 낳았다. 그러나 과학에 기초한 종교의 하느님은 우주진화 세계관의 현세적이고, 우주적이고, 통합적이고, 포월적이고, 비인격적이고, 현실적인 실제이다. 따라서 과학이 발견한 새로운 하느님의 의미는 전체를 이루고 있는 모든 개체들이 지금 여기에서 경계 넘어 평등하게 존엄성을 잃지 않고 온전함을 살아내는 것이다.

 

인류 조상들은 우주적인 자연과 인간의 삶의 현장으로부터 지혜를 얻었다. 그리고 세속적인 세상 속에서 평화와 정의와 사랑을 실천하며 사는 것이 인간의 목적과 의미임을 깨닫고, 이 깨달음을 후손들을 위해 시적이고 은유적이고 신화적인 기록으로 남겼다. 이것이 후대에 전통적인 종교들의 경전이 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경전을 문자적으로 읽는 삼층 세계관의 근본주의자들은 과학이 발견한 우주진화 세계관을 부인한다. 이들은 과학이 발견한 사실들을 거부하고, 자신들의 창조론에 맟추어 변질시킨다. 또한  창조론자들은 초자연적인 하느님이 우주전체와 모든 개체들을 미리 설계한대로 영원히 변하지 않는 완성품으로 만들었으며, 이것들을 멋대로 조정하고 통제한다는 망상에 빠져있다.  그러나 오늘날 우주진화에 대해 주류 과학계와 철학계와 종교학계는 심층적인 의미를 제시하고 있다. 다시 말해, 현대과학은 자연과 생명과 인간과 하느님의 상호관계에 대해 이원론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내세론과 부족적인 삼층 세계관을 떠나보내고, 오직 하나의 세계와 현세적 영원함과 우주는 하나의 생명체라는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우주진화 세계관을 새로운 대안으로 제안한다. 과학이 우주진화를 발견한 것은 인류에게 기쁜 소식(복음)이다. 왜냐하면 인종과 종교와 문화의 장벽 넘어 온 인류가 화합을 이루어 평화롭게 사는 길은 우주진화 이야기를 공통의 경전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것은 불교의 석가모니와 기독교의 예수의 정신이고, 각 개인들은 자율적으로 부처와 그리스도가 되는 길이고, 공동체적으로 인류의 구원을 위한 새로운 길이다.

 

25백 년에서 2천 년 전 기독교 성서가 집대성될 당시, 고대인들의 삼층 세계관에 따르면 그들은 오늘의 실내 야구장처럼 거대한 돔모양의 천정 밑에 살고 있었다. 천정 밖과 인간이 살고 있는 평평한 땅 아래에는 물로 가득했다. 천정에는 여러 개의 창문들이 있는데 눈과 비가 오는 것은 이 문들이 열려 위의 물이 안으로 들어오기 때문이고, 강과 바다는 아랫물이 올라온 것이다. 땅은 움직이지 않으며 천정에 붙어있는 태양과 달과 별들은 움직이고 있다고 믿었다. 땅과 산들은 영원히 변하지 않으며, 별들은 사라지거나 죽지 않으며, 하느님이 모든 피조물들을 완성품으로 땅 위에 배치했다.

 

그러나 고대인들이 상상할 수도 없었던 우주진화 세계관에 따르면, 지구는 둥굴고 태양 주위를 돌고 있으며, 수천조 킬로미터 밖에 엄청난 양의 질소 가스가 헬리윰과 용합하여 북극성을 이루고 있으며, 지구 상에 여러 개의 대륙판들이 서로 밀고 당기면서 산맥들이 융기하고, 이러한 지각운동으로 인해 지진과 화산활동이 있으며, 바다에서는 쓰나미가 일어나고(판구조론), 살아있는 생물들은 시간이 흘러가면서 변형한다. 고대인들은 138억 년의 우주진화 과정에 대해 전혀 몰랐다. 2천 년 전 성서가 집대성된지 15백 년 이상이 지난 후, 갈릴레오와 코페르니쿠스와 뉴톤과 다윈이 새로운 세계관을 발표했을 때, 기독교교회 지도자들은 종교의 세계관과 윤리관을 과학적인 세계관 위에 정립하기를 거부했을뿐만 아니라, 오히려 과학적인 사실들을 기괴하고 우수꽝스러운 생각이라고 단정했다. 더욱 한심한 것은 과학이 발견한 사실들은 하느님에게 불경스러운 일이고, 사람들을 혼돈하게 하는 위험한 생각이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을 금지시키고, 사람들이 잊어버리도록 강요했다.  

 

많은 유대교인들, 기독교인들, 이슬람교인들은 아직도 기독교 구약성서에 기록된 히브리인들의 초기 역사를 인간과 생명과 자연의 기원 역사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고고학과 인류학의 발전으로 인간이 50만 년 전에 의복, 오두막, 불과 손도끼를 완성했고, 18천 년 전 동굴벽화를 그렸고, 12천 년에서 9천년 전에 가축을 기르고 농사를 짓기 시작했고, 11천 년 전에 도자기를 만들었고, 55백 년 전 설형문자를 발명했고, 37백 년 전 초기 알파벳을 창조했고, 산스크리트 언어와 아리안-베다인들이 인도로 이주했다는 역사적인 사실들이 일반적으로 이해되고 있다. 다시 말해, 35백 년 전 유대교와 기독교의 종교적 영웅인 모세가 탄생하기 200년 전에 팔레스타인 지역 이외의 세계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이미 상세하게 알려졌다. 물론 기독교 성서에는 다른 지역들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한 기록이 전혀 없다. 현대 역사가들은 모세가 태어나기 전 그리고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가 기록되기 전, 동남아시아인들은 배를 타고 남태평양 섬들을 찾아다녔고, 토착민들은 지구의 대부분의 남반부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피라밋을 건설한 이집트 제국들의 흥망성쇠가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성서가 기록되기 전 이미 오랜 세월동안 세계는 활발하게 운행되고 있었다. 세계의 창조와 시작은 성서가 기록된 곳이 아니다. 우주세계의 시작은 138억 년 전 자연적이고 우연적인 빅뱅의 순간이다. 다시 말해, 6천 년 전 하느님과 세계 창조에 대한 이야기가 성서에 기록되기 몇십만 년 전에 이미 이성적인 호모싸피엔스 인간의 본성에는 창조성과 자율성이 있었다. 따라서 인간은 자신의  언어를 사용해서 세계를 창조했고, 거기에 하느님-하나님-야훼-브라만--위대한 영 등등의 말을 만들어 자신들의 경험세계를 성스럽게하기 위해 첨가했다.      

 

고대인들은 만물이 왜 어떻게 생겨났는지, 무엇이 소중한지, 자신들이 살고 있는 땅과 문화에서 어떻게 생존하고 번영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먼저 구전으로 전했고, 후대에 문자를 사용하면서부터 전승들을 은유적으로 즉 신화적으로 기록했다. 특히 기독교 구약성서의 창세기 처음 몇 장들은 세계의 다른 문화들의 창조 이야기들과 마찬가지로, 다른 부족들과 민족들과 경쟁적으로 자신들이 전체 우주의 역사를 대표하고 있는듯이 기록되었다. 이러한 기록들을 문자적으로 직역하면 불행하게도 성스러운 경전은 배타적이고 부족적인 책으로 전락하게 된다. 따라서 삼층 세계관의 초자연적인 하느님의 존재를 믿는 고대의 종교적 전통들은 과학이 발견한 138억 년의 우주진화 이야기를 인식하고, 새로운 하느님의 의미를 깨달아 알아야 한다. 21세기 현대인들은 종교인-무종교, 유신론자-무신론자의 경계(Boundary)  넘어 과학의 발견 즉 끊임없이 팽창하고 있는 광대한 우주의 출현과 불확실성의 천체학적 발견, 지구는 살아있다는 지질학적 발견, 우리 인간을 포함하여 모든 생명체들이 진화하고 있다는 생물학적 발견, 그리고 인간은 내면적으로 창조성, 자율성, 가능성,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참 인간의 본성에 대한 뇌과학적 발견 등의 과학적인 발견들에서 새로운 하느님의 의미를 인식할 수 있다. 오늘날 과학자들과 신학자들이 과학적인 연구를 공유함으로써 종교적 전통들이 삼층 세계관을 떠나 보내고, 우주진화 세계관을 현실적으로 살아내는 시대가 도래했다.

 

16세기에 코페르니쿠스가 혁명적인 지동설을 발표하고, 이어서 갈릴레오가 천동설을 주장하면서, 과학자들은 자연현상 관측에 있어서 정밀한 측정을 기초로 경험적 관측 형태를 확립하기 시작했다. 또한 1687년 뉴톤이 중력의 법칙을 통해서 현대적 관점의 우주론을 설명함으로써 과학의 시대가 열렸다. 1859년 다윈이 발표한 자연선택에 의한 생명의 진화론은 오늘까지 삼층 세계관의 신학과 신앙이 영항력을 잃고 쇠퇴하기 시작한 획기적인 동기가 되었다. 더욱이 이때부터 기독교교회가 통제하던 서구사회는 경험적인 과학과 문자적 성서의 대결이 심화되었으며, 시간이 갈수록 문자적 직역주의는 설득력을 상실하고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과학적인 사고방식이 인류 역사를 선도해왔으며, 오늘날 과학이 사람들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은 더 이상 부인할 수 없는 상식적인 사실이다. 따라서 과학이 발견한 우주진화 이야기는 종교에게 대단히 값진 선물이고, 종교가 우주 이야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과학에게 좋은 선물이다. 종교들이 과학에 근거한 우주진화 역사를 인식하고, 새로운 하느님의 의미를 발견함으로써 각 종교의 핵심적인 가르침은 이전보다 더욱 폭넓고 현실적이고 현세적이 될 것이다. 그러면 부족적인 종교간의 갈등과 전쟁과 테러는 종식될 것이며, 특히 모든 생명의 존엄성과 자연환경은 보호될 것이다. 또한 우주진화 이야기는 모든 종교들이 예전에는 상상도 못한 공통의 경전이 될 것이다.    

 

필자는 극단적으로 과학과 종교 어느 한 쪽을 두둔하려는 것이 아니다. 지질학자에서 신학자로 전향한 필자의 실제적인 경험에 의하면 과학과 종교는 서로 보완해야 한다. 과학과 종교는 공동으로 우리의 삶을 심층적으로 성숙하게 할 수 있다. 우리는 인류역사에서 인간의 자아의식이 생동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광범위한 개혁의 초기단계에 있다. 오늘 과학과 종교가 충돌하고 있는 것은 서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촉매역할이 된다. 어느 한 쪽이 다른 쪽을 사멸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보다는 과학과 종교 모두는 과거에 상상할 수 없었던 상호의존관계 속에서 놀라운 활동을 전개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오늘날 종교가 과학이 발견한 138억 년의 우주진화 역사에서 새로운 하느님의 의미를 찾지 못한다면 그 종교는 인류사회의 발전에 장애물이 되며, 위험할뿐만 아니라 자멸하고 만다. 138억 년의 우주 이야기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인류에게 공통의 경전으로 인식하는 것은 이성적인 인간의 성스러운 책임이다.

 

[필자: 캐나다연합교회 은퇴목사]

 

<더 읽을 책>

 

로버트 메이너드 피어시그.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문학과지성사, 2010

리처드 도킨스.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 김영사, 2007

토마스 베리 & 브라이언 스윙. 우주 이야기. 대화문화아카데미, 2010

토마스 베리. 위대한 과업. 대화문화아카데미, 2009

미선. 기독교 대전환: 낡은 기독교에서 새로운 기독교로. 대장간, 2012

오강남. 종교, 이제는 깨달음이다. 북성재, 2011

김경재. 이름없는 하느님. 삼인, 2002

로이드 기링. 기로에 선 그리스도교 신앙. 한국기독교연구소,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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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_______. 비극의 탄생/즐거운 지식. 동서문화사, 2016

돈 큐핏. 떠나보낸 하느님. 한국기독교연구소, 2006

_________. 예수 정신에 따른 기독교 개혁. 한국기독교연구소, 2006

데이빗 그리핀. 포스트모던 하나님, 포스트모던 기독교. 한국기독교연구소, 2002

Pirsig, Robert M.. Zen and the Art of Motorcycle Maintenance. HarperTorch, 2006

Dawkins, Richard. The God Delusion. A Mariner Book,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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