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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生의 솔숲에서
작성자 안희선     게시물번호 10803 작성일 2018-04-13 22:41 조회수 2235


그대 生의 솔숲에서 / 김용택



나도 봄산에서는
나를 버릴 수 있으리

솔이파리들이 가만히
이 세상에 내리고
상수리나무 묵은 잎은 저만큼 지네

봄이 오는 이 숲에서는
지난날들을 가만히 내려놓아도 좋으리
그러면 지나온 날들처럼
남은 생도 벅차리

봄이 오는 이 솔숲에서
무엇을 내 손에 쥐고
무엇을 내 마음 가장자리에 잡아두리

솔숲 끝으로 해맑은 햇살이 찾아오고
박새들은 솔가지에서 솔가지로
가벼이 내리네

삶의 근심과 고단함에서 돌아와
거니는 숲이여
거기 이는 바람이여

찬 서리 내린 실가지 끝에서
눈뜨리
눈을 뜨리

그대는 저 수많은 새 잎사귀들처럼
푸르른 눈을 뜨리




<감상 & 생각>

꼭이, 솔숲이 아니라도 좋으리라.

세파에 시달린 몸과 마음을,
숲의 넉넉한 품에 안기게 한다는 건 얼마나 복된 일인가.

숲 속에는 자연의 모습 그대로의 나를 바라보게 하는 거울이 있다.

잊고 살아왔던 맑은 영혼으로, 푸르게 비워지는 마음.

그 자연스러운 모습에 얄궂은 세상살이로 남루해진 몸과 마음을
한 번쯤 잠겨보게 할 일이다.


비록, 그것을 느끼는 대로 현실의 나를 당장에 바꿀 수는 없어도...


                                                                                          - 희선,



어느 봄날 & 들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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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tata  |  2018-04-14 08:47         
0     0    

밴프의 웅장하고, 거대한 숲보다.
고향의 조그만 하지만 아기자기한 작은 숲속이 생각납니다.

숲속에 혼자 걷고, 외로워 보이지만,
실은 숲속에 빠져, 정신줄 놓는 행복한 시간들...

한국의 고향이 그립습니다.
용인에 무명의 끈임없이 무한한 색들로 체워진
그 작은 산이 생각 납니다.

안희선  |  2018-04-14 22:55         
0     0    

부족한 감상글이 시에 민폐 民弊를 끼친 감도..

귀한 말씀으로 자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Utata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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