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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선 님의 억울한 사연
작성자 clipboard     게시물번호 10853 작성일 2018-04-29 17:01 조회수 2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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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영상 : 비운의 천재작곡가 장덕의 노래

사진과 글 : 억울한 천재화가 신인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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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화가 신인선 님에 대해서는 세간에 잘못 알려진 것들이 많다. 

'순종하는 열녀효부'라는 이미지와, 제국일본의 근대여성모델인 '현모양처'라는 이미지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만일 그가 알려진대로 조선 성리학적 질서 따위에 저항한 적 없이 가마떼기처럼 순종이나하는 '열녀효부'에 불과했다면

당연히 대한민국 5 만 원권 화폐모델에서 퇴출되어야 마땅하다.


근데, 역시 내가 짐작했던대로

그는 조선시대 열녀효부와는 거리가 먼 여성이었다는 점을 발견하고나서 조금 안심했다. 

그런 짐작을 했던 동기는 약간의 편견에 기반한 것 이었는데,

내가 아주 잘 아는 어느 평산 신씨 가문 출신 여성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같은 평산 신씨 신인선 님의 '온순얌전' 이미지 때문이었다.    

그런 온순얌전 이미지를 도구삼아 신인선 님에 대한 엉터리 스토리를 최초로 날조한 자들은 율곡 이이의 후대 계파 제자들이었다. 


송시열 씨를 비롯한 노론의 논객들이

자기 계파의 원조 스승이었던 이이의 어머니를 난데없이 '조선의 열녀효부'로 둔갑시키는 바람에 이런 대혼란을 초래할 씨앗을 심었다.


신인선 님은 박식하고 논리적인 달변이었을 뿐 아니라

타고난 예술감각을 갖춘 저항형 여성이었던 게 거의 분명하다. 

한마디로 조선 중엽 이후의 사대부 성리학자들이 가장 혐오하는 유형의 신여성이었던 같다.


사실 그는 '열녀효부'가 될 시간과 기회도 거의 없었다.

평생 원수같았던 남편 이원수 씨의 한량기질과 무능때문에 속을 썩어서 그랬는지 만 47 세에 요절했다.

홧병으로 생긴 신경성 위장장애가 악화되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세 살 많은 남편보다도 10 년 먼저 사망했으며, 사망할 당시 아들 이이의 나이는 15 세에 불과했다. 

여기서 말하는 이원수 씨는 1501 년 태어난 신인선 님의 남편으로, 고향의 봄 작사자 이원수 씨와는 동명이인이므로 혼동하면 안된다. 


신인선 님은 결혼(당시 용어로는 출가)한 후에도 시가살이를 한 적이 거의 없으며 당당하고 당차게 친정에서 살았다.

공처가인 동시에 등처가였던 이원수 씨는 자기 보다 훨씬 똑똑한 부인의 끊임없는 호통과 잔소리를 몹시 두려워했다.

그런만큼 그는 신인선 님의 친정살이를 속으로 얼씨구나 하고 무척 반겼다.

출가외인 관념이 지배했던 시대에 신인선 님의 친정살이가 이래서 가능했겠구나 하는 점을 그 가문을 둘러싼 이야기 행간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강릉 오죽헌이 신인선 님의 친정이며, 아들 이이 역시 이 곳에서 출산했다.    


신인선 님의 평생 원수 남편 이원수 씨에게는 물론 몰래 사귀던 다른 여자가 있었다.

몇 명을 사귀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후대 정보수집가들의 첩보에 따르면 그가 가장 오래 사귀었던 여인은 이원수 씨 본인보다 스물 세 살 가량 어린 주막 마담 권 모 양이었다. 

기방도 아닌 주막이란 요즘으로치면 아현동 굴레방다리 밑에 있는 단란주점 비슷한 업소인데,    

옛날이나 지금이나 업종표시없이 그저 '수선화' 라든가  '밤차', '정든 배'와 같은 이상야릇한 상호가 적힌 간판만 달려있는게 그런 업소들의 공통된 특징이었다. 

(송시열 씨가 처음에는 계파 원조 율곡 이이의 아버지 이원수 씨를 영웅화하려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눈을 뒤짚어 까고 뒤져봐도 그에게는 영웅화할 건덕지를 발견할 수 없었을 뿐 아니라, 그의 이름을 잘못 내놓았다가는 노론 전체의 집단 개망신을 초래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의 이름을 쉬쉬했던 것으로 보인다) 


노론이 날조한 화가 신인선 님의 열녀효부 이미지는

일제강점기 말기에 들어서자 갑자기 제국일본이 강요했던 여성상인 현모양처로 둔갑했다. 


1941 년 태평양전쟁이 발발한 후,

신인선 님은 조선여인들이 그들의 남편과 아들 딸을 전쟁터에 징용으로 학도병으로 근로정신대로 위안부로 기꺼이 내보내는 비장용감한 현모양처의 대선배이자 대명사로 널리 선전되기 시작했다.

현모양처란 메이지혁명 이후 군국일본의 교육 이데올로그 마카나 마사나오가 만든 단어다. 


당시 식민지 조선에서 신인선 님을 개뚱딴지처럼 현모양처, 군국의 어머니로 재등장시킨 부역자들은 조선의 친일연극계였고.

그의 모습을 초상화 화폭에 담은 미술감독은 친일 원로화가 김은호 씨였으며.

그의 모습을 다시 대한민국 5 만 원 권 지폐에 그려넣은 인물은 그 친일화가 김은호 씨의 직계 제자였다. 

신인선 님의 초상이나 밀양 영남루 윤정옥 씨(아랑) 초상이나 진주 촉석루 논개 님 초상이나 얼굴이 다 비슷비슷한 이유는 그 그림들 모두 김은호 씨가 그린 그림이기 때문이다.


싸르니아 : 안녕하세요. 율곡 이이 선생의 어머니이신가요?

신인선 님 : ...... 나는 조선의 화가입니다.  

싸르니아 : 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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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tata  |  2018-04-30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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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심령사진이 혹 Sarnia 님...

오랜만에 참소리 박물관을 봅니다. 설립자분도 대단한 가치관을 가지신 분인데...
항상 글들이 너무 깊어서, 학계에서 받아들이는 수준인지 궁금합니다.

가끔은 사진 설명도 부탁하고요, 특히 대체 저 모던한 화장실이 궁금합니다.

clipboard  |  2018-04-3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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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학계가 이런 이야기를 받아들일리가 있나요.. 모르긴 몰라도 아마 겉으로는 난생 처음 듣는 소리라는 표정을 지을것 같습니다. 제가 2 년 전엔가 여기에서 이막동 선생의 문제를 이야기한 적 있습니다. 신인선 여사보다도 이막동 선생이야말로 재평가가 필요한 문제인물이라는 것은 이미 조선사를 전공한 사람들이 더 잘 알고 있습니다. 근데 한국 국사학계 내부에서 이런 토론이 성립이 안 된 답니다. 매장당할 것을 각오하기 전에는 문제제기조차 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말이지요.

근데 최근에 주목할만한 책이 나왔습니다. 제목이 ‘세종 과연 성군인가?” 인데 이 책을 쓴 사람은 조선사를 전공한 역사학자가 아니라 엉뚱하게도 경제학을 공부한, 그것도 뉴라이트계열의 학자였습니다. 뉴라이트 학자에게 인세가 들어갈 것을 생각하면 돈이 아까웠지만 그래도 하도 신통해서 그 책을 사 왔습니다. 이막동 선생에 대한 문제를 최초로 제기한 사람 역시 역사학자가 아니라 국어학자였었구요. 이숭녕 박사가 제기한 문제는 훈민정음 출생의 비밀에 관한 주제에 국한되었지만, 저 뉴라이트 학자가 쓴 책은 대명사대주의와 함께 조선시대 의 잔혹하기 짝이없는노비제도의 확대 등과 관련하여 사대부계급만의 성군(또는 충견) 이막동 선생을 정조준 한 것이어서 파란과 논쟁확대가 예상됩니다.

많은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적폐가 재벌, 검찰, 언론, 일부 귀족노조에만 있는 줄 알고 있는데, 전 사회 전 분야에 만연해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재벌 오너와 관세청이 야합하여 조직밀수를 한 것이 명백한 경천동지할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그 주제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은 온통 정신이 좀 이상한 오너일가의 패악질에 더 많이 쏠려 있습니다. 이거야 말로 본말이 전도된 인식절차입니다. 오너 일가는 곤지암에 있다는 유명한 정신병원에 보내 치료를 받게 하면 될 일이고, 대한항공, 인천공항공사, 법무부 출입국관리소, 관세청 등에 대한 엄중한 수사를 시작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오죽헌에 있는 신사임당 그림 역시 친일화가의 작품이고, 그 사람의 직계제자가 오만원권 초상화를 그렸는데, 그 친일미술계인맥이 대한민국 미술권력의 족보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다른 분야라고 예외이겠습니까?

사진들은… 오죽헌, 경포대 등에서 찍은 것 입니다.
벚꽃길은 초당순부두 마을에서 경포대 까지 도로입니다.
모던한 화장실 사진은 경강선을 운행하는 KTX산천 안에서 찍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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