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으면 지혜로워진다는 건 거짓말입니다.
농경 시대의 꿈같은 소리입니다. 늙으면 뻔뻔해집니다”
채현국선생의 이 말씀을 듣고
가슴속 깊이 간직한 치부가 까발려지는 것 같은 통쾌함과 부끄러움 때문에
한동안 웃음을 참지 못했었습니다.
헌데 제 생각엔 나이 들면 뻔뻔해지기도 하지만 무식해지는 것 같습니다.
시대의 엄청난 정보량과 지식의 부산물들이 빛보다도 빠른 속도로 쏟아져 내리는데
저는 굼벵이의 기어감보다 더 느린 속도로 그것들을 바라만보고 있으니
무식해질 수 밖에 없겠죠.
블록체인, 비트코인
근래에 화두가 됐었던 두 단어를 저는 요즘 처음 접했습니다.
국내 200만 가입자……수천%이익률…..가상화폐……..등등
수천%이익률이란 대목에 깜짝 놀라 뭐 좀 먹을게 있을까 하고 정보를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렵더군요.
투자는커녕 개념정리도 마치지 못하고 헤매고 있으니 마눌님이 뒤에서 한마디 합니다.
“나이 먹어서 그래”
폭탄 돌리기…..남들이 벌써 다 해먹고 폭탄을 돌리는 중이라는 비트코인에 대해
이제야 덤벼들어 설거지하는데 한몫 거들겠다고 주접을 떨고 있으니 마눌님 보기에
한심했던가 봅니다.
해서 투자는커녕 개념정리도 포기…….ㅎㅎ
그젠가요…..남북 정상화담 만찬이….
남쪽에서 참가한 인사들을 문대통령이 김위원장에게 소개하는 자리에 김현미 국토부장관이
있어서 의아했습니다.
비핵화를 주 의제로 한 만남에 국토부장관이 왜????????
오늘 아침 뉴스를 보고 나서야 의문이 풀렸습니다.
남북을 관통하는 대륙횡단 철도…….시베리아 횡단철도………아!!
그렇구나. 이제는 넘쳐나는 정보와 하루가 다르게 숨가쁘게 돌아가는 세계에 대한
해석은 고사하고 그저 먼발치에서 바라만 보기에도 벅차구나 생각했습니다.
이제 환갑에 들어서려 시동을 거는 나이에 말이죠.
엄청난 양의 정보에 밀려 점점 무식해지는 자신의 모습이 씁쓸하기도 하지만
먹고 살기도 고달픈 이민 생활에 시달려
공부는커녕 어떤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해볼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나의 모습을 보면
참으로 입맛이 소태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