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에 관하여 / 안희선
<사실은 말이지> 또는 <솔직히 말하자면>
뭐... 대체로 이런 종류의 묵직한 음향효과가
상대의 말(言) 위에 정색을 하며 걸쳐지면,
살아오며 맛본 경험들에 비추어
<나도 솔직히> 긴장하며 경계심을 갖게 된다
혀는 마음보다 정직한 것
때론, 마음을 앞질러 혀 스스로 잘 아는 것이다
자신의 몸 위에 실려 나가는 게 거짓도 많다는 걸
그런데, 생활의 양념 같은 거짓이란 게 없다면
너무 단조롭고 밋밋한 게 우리들의 삶인 것이다
그래서, 많은 경우에 알면서도 속는 척 한다
그리하여, 우리들의 삶에 상투적인 믿음으로
수 많은 경전(經典)들도 있으매...
그 모두, 즐거운 고뇌의 삶을 위한 것이다
어떤 때에는 정말 모르고 속기도 하는데,
그럴 경우는 거짓말도 말짱하니 참말이 된다
검은 것이 몸을 씻고 흰 것이 된다
그래서, 거짓말이 때로는
참말의 어머니도 되느니
지금까지 인류의 역사가
그것을 증거한다
정말로,
[詩作 Note]
그래도, 우주를 있게 한 존재 (Universal Mind)는
모든 가벼운 영혼들의 아픔을 긍휼矜恤히 여기사
함부로 그 (옳고 그름의) 線만은 긋지 않으시리라
믿고 싶어진다
善意의 참말이 惡意의 거짓말보다 나은 것임은 틀림 없지만
때로는, 善意의 거짓말이 惡意의 참말보다
나을 수도 있는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