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백여년 동안 동북아의 지정학적 정치형세는 대단히 복잡했다. 중국에는 11개국 열강들이 침입해서 부당하게 내정을 간섭했고, 한반도에는 러시아, 일본, 미국이 잠입해서 이 땅을 단번에 삼키려고 온갖 추태를 부렸다. 결국 한반도는 미국과 일본의 밀약으로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했으며, 2차대전 이후 일본의 몰락으로 북한은 쏘련, 남한은 미국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한국전쟁이 돌발했으며, 이 후부터 한반도는 냉전시대의 희생물이 되어, 지금까지 영원한 분단국가의 비운을 감수해 왔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한의 냉냉한 관계는 해빙기를 맞이했으며, 한반도는 물론 주변국가들은 평화무드에 젖었다. 따라서 북한의 핵 문제의 어두운 그림자를 철저히 벗어나서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가 실현되면, 미국이 보장하는 대로 북한은 전면적인 경제번영을 향해 달릴 수 있게 되어, 동북아시아와 아시아태평양에서 새로운 발전의 모델이 될 것이다. 남한 국민들은 이러한 정세의 변화로 전쟁의 불안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물론 한반도 평화와 북한의 경제적 번영을 향해 가는 길은 복잡하고 험난한 장벽들을 넘어서야 할 것이다. 남북관계는 이미 휴전상태에서 종전상태로 강력한 완화추세를 재현했다. 그렇지만 서글프게도 남한은 아직 미국의 손아귀에 놓여 있고, 남북관계는 언제나 미국의 대북 태도에 따르는 꼭두각시에 불과해, 미국의 끄는 힘에 이끌려 자율적으로 벗어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천만다행히도 문재인 정부가 시작되면서부터 미국의 속국을 벗어나는 남한의 자율성과 가능성과 잠재력이 돋보이기 시작했다.
북한과 미국이 상호 존중한다면 내달에 있을 정상회담은 가능하다. 그러나 평양과 워싱턴의 상호신뢰는 여전히 한 장의 백지장과 다름없다. 쌍방은 모두 상대방에 의해 사기 당할까봐 염려하고 있고, 피차간에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보장실현 과정에 대해 뚜렷이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 이래서 북한과 미국이 적대관계를 끝낼 수 있을지 아닐지는 거대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만약 북미관계가 결코 진정한 완화를 향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한반도 정세에 이미 나타났던 아주 좋은 전환적 국면이 변해서 여기에 엄청난 타격을 줄 수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 정부는 모두 북한과의 정상회담 거행에다가 큰 판돈을 걸었기 때문에, 지금의 양호한 형세가 만약 돌연히 단절된다면, 그들에게 각기 국내의 반향이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할 것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는 당연히 조그마한 성과도 없이 정상회담을 취소하거나, 김정은과의 회담장을 떠나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동북아시아 정세의 각종 변수에 직면해서, <판문점 선언>에서 밝힌대로 한반도의 비핵화와 영구 평화실현의 목표가 흔들리면 안된다. 북한과 미국은 거의 상호신뢰가 없는 상황 아래, 남한과 중국은 한반도 평화 행로 중에 미국이 북한에 대한 평화보장체제를 중도에 파괴할 위험성을 보충하기 위해 막중한 역할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남한은 물론 주변국가들은 한반도 문제에서 중요한 이익이 관여되어 있다. 따라서 핵문제를 포함해 한반도 내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에 대해 트럼프 정부가 일방적으로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미국은 응당 남한과 주변국가들의 의견과 이익을 존중해야 한다.
주목해야 할 것은, 남북 회담과 북미 회담에서 남한은 방관자가 아니라, 한반도 운명을 결정할 책임과 의무가 있는 엄연한 주인공이다.
70년만에 한반도에 도래한 쉽지 않은 정세 완화국면이 비핵화와 영구적인 평화 실현에 이르기까지 계속 이어지도록 하고, 지금의 양호한 정세가 중도에서 폐지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아마도 지금이야말로 문재인 대통령이 더욱 자율적이고 적극적인 행동을 취할 중대한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