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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 작은 가로등
작성자 내사랑아프리카     게시물번호 10920 작성일 2018-05-28 14:21 조회수 2685


2년 전 이사를 하는 중 잠시 의자에 앉아서 창밖을 보니, 그동안 10가까이 집 앞을 지켜온 둥근 가로등이새삼스럽게 눈에 들어 왔습니다. 저녁이 되면 어김없이 밤이 온다는 전언의 표시로 불을 밝히는 가로등이 참 고마웠습니다. 나무, 바람, 가로등, 쉼, 햇발 등 모든 것은 언제나 나의 삶의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이사를 하고 나니 이곳도 아련한 기억으로 남겠군요. 원래 집도 그렇고 세들어 살던 집도 그렇고, 그리고 그 중간에 자리잡은 가로등 하나만으로도 좋죠. 밤이 되면, 불밝힌 가로등 사진을 찍을려고 했는데, 그날 밤 불이 나가서 찍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사하느라 정신 없어서 끝내 못찍고 이곳을 떠났습니다. 살면서 잊고 사는 것이 많은데, 우리 주변에 벗들과 이웃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나중에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될 것입니다. 매 순간이 참 소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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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 작은 가로등

-내사랑아프리카


긴 낮의 햇발이

나뭇잎

사이사이로 

물결로 흐르고 

바람 곁을 지나니 

어느새 벌써

서녘 하늘로 날아

짙은 땅거미.


이제나 오려나

애달아

하늘을 보니

별들이 하나 둘

꽃잎되어 흩뿌려

가슴 살며시

둥근달로 떠올라 

환한 미소짓.

  

빨갛게 향초로 

물들인

방 유리창에

달과 별로 만나

불꽃으로 부딪혀

이 밤이 지나도

또 다시 오겠다는 

오롯한 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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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pal  |  2018-05-28 17:31         
0     0    

사진을 보니 갑자기 소녀와 가로등이란 노래가 생각났어요.
해서 가로등 옆에 누군가 서있는 듯한 착각에 잠시 빠졌다는.......ㅎㅎ



내사랑아프리카  |  2018-05-28 18:36         
0     0    

qpal님, 이런 오래된 노래 고백하시면 나이 들통납니다. :-)

민들레 영토  |  2018-05-28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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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주지의 주위를 둘러싼 자연과 집앞 가로등의 인위적인 빛의 존재에서
그 당시엔 어둠을 밝혀주는 당위성으로 함께 했던 고마움을 느끼지 못했으나
어느 저녁답 검은 하늘 밭에 피어난 별꽃들의 빛과 매 저녁 달의 존재로
만남의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하신 화자의 사랑의 시선이 참 아름답게 빛나
보입니다.
좋은 시에 감사드려요.

내사랑아프리카  |  2018-05-29 10:50         
0     0    

민들레 영토님, 안녕하세요. 제 글은 시라기 보다는 마음에 응결된 것을 풀어보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것을 표현했을 뿐입니다. 이번엔 가로등이 예뻐서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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