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안내   종이신문보기   업소록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찾기
자유게시판
그래도, 그리운 거다 & 귀천 2
작성자 안희선     게시물번호 10950 작성일 2018-06-07 01:50 조회수 1606

 

57925965.jpg


 


그래도, 그리운 거다 / 안희선



꿈이여,
세상이 참 아름답구나
오직 네 안에서 아름답구나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와
행인들의 정겨운 표정과
사람들이 서로 아껴주고
사랑하는 모습이
부드러운 햇살 아래
연두빛 향기를 머금고
아지랑이처럼 떠도는,
하... 그래서
마치 예쁜 영화의 한 장면 같은
그 풍경이
언제까지나 반복되는,
아늑한 화면

꿈을 깨어도,
슬프지 않으면 좋겠다

무슨 그런 송연(悚然)한 꿈이 있느냐고,
지금의 이 세상도 놀라지 않으면 좋겠다

꿈에서 깨어난 나도,
어리둥절 하지 않으면 좋겠다

언제나,
따뜻한 영혼이 그리운 거다

차가운 심장들이 북적이는,
방부제로 단련된 생활 속에
썩지 않을 외로움과
단절의 명함(名銜)을 서로 웃으며 건네는
참으로 명백한 소름이 돋는,
냉습(冷濕)한 이 세상이지만

그래도,
그리운 건 그리운 거다





귀천(歸天) 2



- 시인의 모습은 여전했다
한 잔 술에 불콰해진 얼굴이 고왔다 -


이제, 편안하십니까?
홀로 이승에 남은 부인이 그립다 했다


저승에서도 차마 놓지 못한 사랑


지상에서의 그의 삶은
너무, 고된 질곡(桎梏)의 삶이었다 한다


시인에게 물었다
그럼, 아름다운 소풍길은 뭡니까?


살아가는 동안
이라도 고와야 하지 않겠냐고,
그러면서 지극히 단순한 얼굴로
나에게 말했다


진실한 시를 쓰고 싶으면,
네 영혼에서 피 한 방울 묻어나지 않는
고뇌는 말하지 말라고


부끄러워서, 빨리 꿈을 깨고 싶었다


시인이 말했다
아, 이 사람아
술이나 한 잔 하고 가


여기 하늘나라는
맛좋은 술이 모두 공짜야





daum_net_20180605_231132.jpg

(千祥炳, 1930년 1월 29일 ~ 1993년 4월 28일)


daum_gallery_photo_20151020123336.jpg



* 천상병 시인이 그토록 그리워하던 부인,
목순옥(본명 목현자)씨는 지난 2010년 8월에
타계하였다



하늘나라에서 그들의 반가운 해후(邂逅)가 있었으리라




What A Wonderful World - Stacey Kent


1           0
 
Utata  |  2018-06-08 08:39         
0     0    

모친이 저에게 천상병 시인에 대해서 종종 이야기 하시던게 문득 기억이 납니다.
모친은 시인이 몹쓸병에 걸린 시인으로 알고 계셧는데,
구글링하니 그건 아니였네요.

이제 생각해보니, 모친은 진보셨네요. 부산사람이면서,
고 김대중 대통령을 부친 몰래 찍으신걸로 기억이 새롭게 나네요.
지금은 건강이 너무 않좋으시지만요.

자주 못뵘는 불효에 죄송하며, 켵에 봐드리지 못함이 가슴이 아프네요.

안희선  |  2018-06-09 09:44         
0     0    

저도 노모를 간병 중입니다만..

慈堂께서 건강을 회복하시길
기원합니다

Utata님,

다음글 <하늘양식> 기회를 놓치고 있진 않으신지요.
이전글 캘거리 _삭제됨
 
최근 인기기사
  캐나다 식료품, 주류, 식당 식..
  드라이브 쓰루, 경적 울렸다고 ..
  앞 트럭에서 떨어진 소파 의자 .. +1
  (CN 주말 단신) 우체국 파업..
  “나는 피해자이지 범죄자가 아니..
  연말연시 우편대란 결국 현실화 ..
  캐나다 우편대란 오나…우체국 노..
  주정부, 시골 지자체 RCMP ..
  캘거리 트랜짓, 내년 수익 3,..
  AIMCO 논란, 앨버타 연금 ..
  주정부, AIMCO 대표 및 이..
  트럼프 고위직 인선 속도…캐나다..
자유게시판 조회건수 Top 90
  캘거리에 X 미용실 사장 XXX 어..
  쿠바여행 가실 분만 보세요 (몇 가..
  [oo치킨] 에이 X발, 누가 캘거리에..
  이곳 캘거리에서 상처뿐이네요. ..
  한국방송보는 tvpad2 구입후기 입니..
추천건수 Top 30
  [답글][re] 취업비자를 받기위해 준비..
  "천안함은 격침됐다" 그런데......
  1980 년 대를 살고 있는 한국의..
  [답글][re] 토마님: 진화론은 "사실..
  [답글][re] 많은 관심에 감사드리며,..
반대건수 Top 30
  재외동포분들께서도 뮤지컬 '박정희..
  설문조사) 씨엔 드림 운영에..
  [답글][답글]악플을 즐기는 분들은 이..
  설문조사... 자유게시판 글에 추천..
  한국 청년 실업률 사상 최고치 9...
 
회사소개 | 광고 문의 | 독자투고/제보 | 서비스약관 | 고객센터 | 공지사항 | 연락처 | 회원탈퇴
ⓒ 2015 CN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