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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의 푸른 숲
작성자 안희선     게시물번호 11022 작성일 2018-07-03 03:56 조회수 2436

감평에 감사드리며..

 

 

 

 

 

 

 

달마숭산.jpg

 

숭산(嵩山)

 

 

 

달마(達磨)의 푸른 숲 /  안 희선

 


사람들이 힘든 땀방울을 튕기며, 거치른 밭을 일구는 괴로움은

언제나 허공으로 문을 활짝 열어놓은 듯한 순간에 휩쓸려

속절없이 세월로 잠기곤 하였다

숨막히는 무료함 속에 이따금 신(神)들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먼 서(西)쪽으로부터 정처 없는 나그네가 아무 것도 지니지 않고

낯선 나라에 도착하는 순간, 간직한 비밀을 털어놓아야 하는 아찔함에서

그는 굵게 얽혀 있는 인동덩굴의 향기를 닮아 있었다

그의 고향과는 또 다른 짙푸른 풍경이 풍요로운 무지(無知)의

나래를 펄럭이며 눈앞에 열릴 때, 그는 언제나처럼

두려움이 전혀 없는 어린 날의 기억을 불러내어

고통스러워하는 해 질 무렵의 기우뚱하는 하늘을

스스럼없이 한 입에 삼켜 버렸다


거기엔 늘 그렇듯이, 맑고 깨끗한 무감각이 구름처럼 흘렀다

 

꿈의 헛됨을 알았다 해서 삶이란 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듯이,

구(九)년간 벽(壁)만을 바라보는 수고로움은 이미 그의 것이 아닌 채로

애매한 전설을 만들어갔고, 숙인(宿因)에 헤매이던 사람들은

숭산(嵩山) 가득 피어오르는 벽관(壁觀)의 응주(凝住)에 그저 의아해

덩달아 말을 잃었다


세상이야 알던지 모르던지, 그의 짙은 수염 같은 도약의 그림자만

기다란 침묵으로 심심하게 해탈하였다

그저 하늘에는 해 뜨고 달 지고, 푸른 숲의 산은 깊고,

시냇물은 차게 흐를 뿐이었다


먼 훗날,

그가 바라보던 벽(壁)의 한 모서리에 누군가 자기가 좋아하는

풍경을 마주하고 썼다는 다음과 같은 짤막한 글귀가 있다


- 이제는 우리, 따뜻한 말을 해야겠지

가슴 시리게 차오른 그의 불면(不眠)을 머리에 이고

눈부신 아름다운 아침을 눈물로 맞이하면서

신음으로 자라난 그의 덥수룩한 수염을

말끔히 깎아야겠지 -

 


 

달마숭산1.jpg

 

 

 

달마숭산2.jpg

 

숭산(嵩山)

 

[note] - 안희선

그리고, 달마에 관해서는 모두 잘 아시겠지만..


그를 다시 한 번 돌아보는 의미에서

---------------------------


菩提達磨(Bodhidharma)


불교 선종禪宗의 창시자

범어로는 보디다르마(Bodhidharma)이다

한자로는 보리달마(菩提達磨)라 옮기는데,
보통 칭하는 달마는 그 약칭이다.
남인도의 향지국의 셋째왕자라고 전한다

520년, 중국으로 건너와
숭산에서 9년간 면벽수련
(눕지도 않은 채 아홉해 동안 벽을 마주본채 좌선)을 한 끝에
깨달음을 얻었는데,
그는 사람의 마음은 본래 청정한데, 오랜 수련을 통해서
이를 깨달을 수 있다는 주장을 세상에 펼쳤다.
 
다시 말하자면, 그는 이전의 경전 중심의 교종 불교에서
참선 중심의 선종불교를 주장한 셈.

보통 불가의 그림 가운데는 달마도라 하여
달마대사의 모습을 그린 화상이 많은데,
그림 속 달마가 눈을 무섭게 부라리고 있는 이유는
수련을 하던 중 졸음을 이기지 못한 눈꺼풀이 내려 앉아
이를 막기 위해 아예 눈꺼풀을 잘라버렸다는 일화가 있기 때문이다.
달마도를 집에 걸어두면 좋은 기운을 받는다는 속설도 있다 

일설에 따르면, 본래 달마는 매우 준수한 미남이었으나
길에 커다란 죽은 구렁이가 널브러져 있어
그것을 치우기 위해  잠시 유체이탈을 한 사이
자기 몸을 곤륜산 선인이 갈아타버려서 할 수 없이 
선인이 벗어놓은 추남(가을남자아님)으로 몸을 바꾸고
살았다고 한다.

자신의 믿음을 증명하기 위해 팔을 자른 혜가에게 가르침을 물려주었다.
이후, 달마 밑으로 그의 禪法은 6대가 더 전승되었다

그는 몇 번이고 그를 질투하던 다른 승려나 귀족로부터 목숨의 위협을 받았지만
그때마다 여유롭게 위기를 넘긴 일화도 유명하다.

그는 양무제(소연)를 방문한 뒤 얼마되지 않아 풍토병으로 입적하였다. 
 
설화에 따르면, 달마는 절을 중건하는 일에 정력과 국고의 재물을 쓰는
양 무제의 위선을 비판했더니
격노한 양 무제가 그를 비밀리에 독살했다고 한다.
그 배후에는 광통율사 같은 교종 계열의 승려도 있었다고 한다.

설화에서 전하는 무제와 달마가 나눈 대화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무제: "짐이 지금까지 천개의 절을 짓고 천개의 탑을 쌓고 2만여 스님들을 공양했는데
그 공덕의 크기는 얼마인가?"

달마: "아예 공덕이랄 것이 없소.(無功德)"

무제: "어째서 공덕이 없다 하는가?" 
 
달마: "이러한 것들은 속세의 인과응보에 불과할 뿐 진정한 공덕이 아니오." 
 
무제: "그러면 진정한 공덕이란 무엇인가?"

달마: "청정한 지혜로 오묘하고 원만하여 본체가 본래 비어 있어 고요하니,
이러한 공덕은 세상의 법으로 구하지 못합니다." 
 
무제: "좋다. 불교의 성스러운 교리 가운데 첫째 가는 것이 무엇인가?" 
 
달마: "전혀 성스러울 것이 없습니다." 
 
무제: "그러면, 내 앞에 있는 그대는 누구인가?" 
 
달마: "알지 못합니다.(不識)"

위의 일화에 대해서는 달마가 무제를 비판한 것은 아니며, 그저 진실만을 말했다고 보는 시각. 

달마는 무려 다섯 번의 독살을 피하였으나 그를 향한 여섯번째 독살 시도를 그는 익히 알았으면서도
이를 담담히 받아들여 죽었다고 함.

그의 시신은 웅이산(熊耳山)에 묻혔는데, 세해가 지난 뒤에 멀쩡하게 다시 살아나 부활하여
신발 한 켤레를 지팡이에 꿴 채 길을 떠났다고 한다.

이를 알게 된 양 무제가 그를 쫒아 추격군을 파견했지만,
그를 뒤쫒아 오는 병졸들을 본 달마는 갈대 잎 하나를 꺾어
이것을 타고 강을 건너버렸다고 한다.(이 일화가 바로 일위도강 一葦渡江의 고사)

강을 건넌 그는 그대로 서쪽으로 향했다. 그러니까 인도로 도로 떠나버렸다는 얘기.

이 다음에 일어난 일을 전하는 기록은 없으니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양무제의 치세 때
풍토병으로 병사 . 입적한 것으로 유추(類推)됨.  

- 안희선 -


 

 

 

 

 



 

달마숭산3.jpg

안희선 시인


1995년 [문예한국]으로 등단(시인 김경린의 추천)

한국신시학회 회원, 캘거리문인협회 회원

2002년 시집 [날 위한 이별] 경운출판사 刊

시마을 작품 [꽃 피어야 하는 이유]등. 캐나다 캘거리 거주

 

 


[감상]

 

그야말로, 이 詩는 굵게 얽혀 있는 인동덩굴의 향기를 닮아 있는 듯하다. 

물론, [굵게 얽혀 있는 인동덩굴의 향기를 닮아 있었다]라고 한 것은

달마대사(達磨大師)를 두고 한 말이겠지만.......

 

詩 전체에 대한 감상문을 다 쓰기에는 너무 방대하여 하나만 쓰기로 한다.

詩의 마지막 부분에,

 

먼 훗날,

그가 바라보던 벽(壁)의 한 모서리에 누군가 자기가 좋아하는

풍경을 마주하고 썼다는 다음과 같은 짤막한 글귀가 있다


- 이제는 우리, 따뜻한 말을 해야겠지

가슴 시리게 차오른 그의 불면(不眠)을 머리에 이고

눈부신 아름다운 아침을 눈물로 맞이하면서

신음으로 자라난 그의 덥수룩한 수염을

말끔히 깎아야겠지 -

 

라는 부분에 대해서,

- 이제는 우리, 따뜻한 말을 해야겠지 ~중략~ 말끔히 깎아야겠지-

이 부분의 글귀를, 누군가 써 놓은 글귀를 詩의 마지막에 넣은 것인가 해서

인터넷 구석구석을 찾아보았는데, 찾지 못했다.

그래서, 인용된 듯한 형태를 취하고 있는 이 부분을 찬찬히 살펴보니,

평소에 안희선 시인이 쓰는 문체(文體)의 느낌이었다.

화가(畵家)에게는 특유의 화풍(畵風)이 있고

作家, 혹은 詩人에게는 또 자신만이 가지는 특유의 문체(文體)가 있다.

아무리 읽어도, 이것은 안희선 시인의 시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문체이다.

그렇다면,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인용한 듯이 쓴 이 부분은, 다른 사람의 글을 옮겼다기보다는

시인 자신의 독백(獨白), 내지는 사유(思惟)의 흔적(痕跡)을 글로 옮겼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설령, 그 누군가 벽에 저런 글귀를 썼더라도 시인의 문체로 변환시켰거나...

이런 관점으로 볼 때,


먼 훗날,

그가 바라보던 벽(壁)의 한 모서리에 누군가 자기가 좋아하는

풍경을 마주하고 썼다는 다음과 같은 짤막한 글귀가 있다

 

에서, '먼 훗날'은 시인이 살고 있는 '지금'이며

'누군가 자기가 좋아하는 풍경을 마주하고 썼다는'의 '누군가'는 詩人 自身이고,

'그가 바라보던 벽(壁)의 한 모서리에'라는 것은,

달마대사(達磨大師)가 면벽수행(面壁修行)을 하며 바라보던 '벽'의 한 모서리 쯤(은유)에서

달마대사(達磨大師)에 대해 사유하는 詩人 자신을 가리키는 말이 된다.

(참고로, 면벽수행을 일반적인 개념으로 보면, '벽을 쳐다보면서 좌선(坐禪)하는 것' 정도로

이해하고 있으나, 다른 측면으로는, '벽'을 '움직임이 없는 깨달음'으로 보기도 한다.)

 

정교하고 둥글게 깎은 옥을 비단에 조화롭게 놓은 듯한 글의 향연.....
소설을 보는 듯, 수필을 보는 듯... 수려하게 펼쳐진 아름다운 산문시의 느낌...

굵게 얽혀 있는 인동덩굴의 향기(香氣)를 닮은 달마대사(達磨大師).....

인동덩굴의 향기와 달마대사의 체취가 느껴지는 듯한 詩이다.

 

                                                                                                                 - 모닝듀

 

 

 

달마숭산4.jpg

 

 

 - 사용된 배경음악에 대하여 -

 

배경음악 - 안희선 시인님이 배경음악으로 올린 음악은,

 [OM MANI PADME HUM- BELLÍSIMA VERSIÓN DE IMEE OOI(황혜음)]이다       

 

음악은,  황혜음의 목소리이다

 

 

 

달마숭산5.jpg

황혜음(黃慧音, Imee Ooi)

 

Imee Ooi(중국이름 黃慧音, Huáng Huìyīn)는 말레이시아의 뮤직프로듀서이자

작곡가, 편곡자, 보컬리스트이다.

그녀가 다루는 소재는 전통적으로 전승 되어 내려 오는 불교의 경전이나 만트라, 다라니등이다.

 

이들 경전은 주로 산스크리트어, 빠알리어, 티벳어, 중국의 만다린어, 중국의 광동어로 되어 있는데

이를 현대음악으로 작곡하여 직접 노래를 부른 것이다. 또 그녀는 영국에서 고전음악을 전공 하였는데

피아니스트이기도 하다.

 

또한 우이는 뮤지컬감독이자 작곡가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작품이 싯다르타(Siddhartha)’

만월에(Above Full Moon)’가 있고 최근에 티벳의 보석(Jewel of Tibet, 문성공주)’이라는 뮤지컬을

성공적으로 공연한 바도 있다.

 

        

- [OM MANI PADME HUM(옴마니반메훔)에 대하여 -

 

옴마니반메훔(OM MANI PADME HUM, 六字大明王眞言)

 

진언(眞言)이란, 불교에서 깨달음의 심경을 표현한 말을 가리킨다.

다라니(摠持)라고도 한다.

사람들은, 진언(眞言)을 염송(외움)함으로써

마음의 안정(선정)을 얻게 되고, 진언이 담고 있는 깨달음의 심경,

또는 경전의 의미를 직관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된다.

불교의 진언 중에서 보편적으로 알려지고 으뜸 되는 진언이 바로,

'옴마니반메훔(OM MANI PADME HUM)이다.

여섯 자로 된 이 진언은 가장 밝고 최고인 진언(眞言)으로 불린다.

육자진언은 대승장엄보왕경(大乗荘厳寶王經)이라는 경전에서

설하고 있는 진언이다.

또한, 이 경전은 육자진언을 관자재보살의 미묘본심(微妙本心)이라고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보통 육자진언을 본심진언(本心眞言)이라고도 하며,

관자재보살이 가지고 있는 진언이라는 뜻에서

[관세음진언(觀世音眞言)]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  [김무생(위덕대학교 불교대학원장)]님의 글 중에서 발췌, 요약함 -

 

 

 

달마숭산6베고니아.jpg

 

 

 

달마숭산7.jpg

 

모닝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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