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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양식> 네가 누구냐
작성자 복받아라     게시물번호 11096 작성일 2018-08-03 10:41 조회수 1740

<하늘양식> 네가 누구냐

 

 

이삭에게는 쌍둥이 아들이 있다. 에서와 야곱.

피를 나눈 형제지만, 그들은 또한 경쟁자였다.

세상에 사람이 그리 많아도 나의 경쟁자는 가까이 있는 그 사람이다.

 

경쟁이 치열해도 가진 사람에게는 여유가 있다.

태어나 보니 장자의 권리를 갖게 된 큰 아들 에서.

붉고 털이 많아 에서라는 이름을 얻었다.

혈색도 좋고 야성미 넘치는...

부잣집 큰 아들 에서는 유능한 사냥꾼이 되었다.

그의 사냥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은 아니었다.

오늘날 고급 스포츠카 몰고 유흥가에서 이성을 사로잡으려는 재벌 2세 정도?

 

작은 아들의 세상은 그리 아름답거나 여유가 넘치진 않았다.

그는 앞에 있는 경쟁자를 좇아가는 치열하고 고단한 삶이었다.

어머니 뱃속에서 먼저 나가는 형의 발쿰치를 잡아 보았지만 운명이 바뀌진 않았다.

그것이 그의 이름이 되었다. 야곱 - 움켜 잡는자, 빼앗는 자.

 

야곱은 비록 뱃속에서는 빼앗지 못했지만,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형이 사냥을 마치고 돌아올 때 굶주리고 허기질테니 그 때를 맞추어 죽을 끓인다.

때마침 먹거리를 준비하는 동생이 얼마나 기특할까 싶은데

동생은 거래를 한다. “이 죽을 먹으려면 형의 장자의 명분을 내게 팔라

그런다고 형과 동생이 바뀔리 만무한데, 얼마나 유치하고 치사한 일인가.

 

이삭이 에서에게 아버지로서 장자에게 축복할 터이니 별미를 만들어오라 한다.

에서가 사냥하러 나가자 리브가는 야곱을 불러 형의 옷을 입히고

염소 새끼 가죽으로 손과 목에 입혀 털 사람 에서로 위장을 한 후 들여 보낸다.

야곱이 이삭에게 들어가 아버지를 부른다.

이삭이 묻는다. “내 아들아 네가 누구냐?”

이삭이 눈이 어두워 분간하기 어려움도 있지만

에서가 이렇게 빨리 돌아올리 없고 에서의 목소리가 아니었던게다.

야곱이 대답한다. “나는 아버지의 맏아들 에서로소이다

네가 어떻게 이같이 속히 잡았느냐?”

아버지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나로 순조롭게 만나게 하셨음이니이다

그래도 믿기지 않는 구석이 있는지 이삭은 가까이 오게 하여 만져본다.

더욱 혼돈스럽다. 목소리는 야곱의 목소리인데, 손의 털은 에서였기 때문이다.

이삭이 다시 한 번 묻는다. “네가 참 내 아들 에서냐?”

야곱은 그러하니이다라고 아버지를 속인다.

 

그는 에서가 아니기에 명백한 거짓이요 속임이다.

그러나 적어도 그 순간에 야곱은 에서가 되고 싶었다. 에서이기를 바랬다.

에서가 되고 싶어 장자의 명분을 팥죽으로 사들였고,

그리고 지금 에서의 옷을 입고, 팔에 염소 가죽을 두르고, 에서인양 에서의 흉내를 내고 있다.

네가 참 내 아들 에서냐?는 질문에 그가 그렇다는 대답은 어쩌면 전혀 거짓은 아니었다.

 

가진 자의 여유와 없는 자의 고단함.

무엇을 가지고 있고, 무엇이 없는 것일까?

야곱 - 정작 그가 갖고 있는 것은 무엇이고, 무엇이 없길래 그것을 갖고 싶어했을까?

그에게는 형의 장자권이 없었고 그것을 갖고 싶었다.

그렇다면 그가 가지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리브가가 임신하였을 때 형제는 뱃속에서부터 싸웠다.

하나님께서 말씀해 주셨다.

두 국민이 네 태중에 있구나. 이 족속이 저 족속보다 강하겠고,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기리라.”

하나님의 선택과 복은 어린 자에게 있었다.

남들이 보기에는 장자에게 특별한 복이 있을거라 싶은데,

복을 주시는 하나님은 작은 자를 선택하신 것이다.

그러니까 형이 태어나면서부터 장자권을 가지고 유산 분배의 유리한 권리를 가졌다면

동생은 태어나면서부터 하나님의 선택과 복을 가진 것이다.

 

하나님의 선택과 복을 받은 야곱이,

야곱을 버리고 에서의 옷을 입고 염소 털을 뒤집어쓰고 눈먼 아버지를 속이고 있다.

그렇게 하나님의 복을 구하고 있는 것이다.

우습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참으로 웃프기 그지없다.

그렇게해서 복을 받았는가?

복은 커녕 분노하는 에서를 피해 도주할 수 밖에 없었다.

 

야곱이 야곱으로 살아갈 순 없었을까.

야곱이 에서가 되고자 했을 때 모든 것은 뒤죽박죽 되고 말았다.

에서의 복을 넘보지 않고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주신 복이 있음을 믿고 그 복으로 살아갔다면

그렇게 험악하고 곤고한 삶을 살진 않았을텐데.(47:9)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것은

내 것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욕심에서 기인한다.

야곱으로 충분한데

아니, 오히려 야곱의 복이 더욱 풍성하고 놀라운 복인데.

 

나는 누구인가?

나는 나로서 살아가는가,

다른 누군가가 되고싶어 그렇게 살아가는가.

 


덧붙임(postscript) *******

저는 하늘가족교회 목사입니다. 이 글은 지난 주일 하늘가족교회의 설교를 요약하거나 인용한 글입니다. 굳이 이렇게 밝히는 것은 글의 이해를 돕고 조금이라도 오해를 줄이기 위함입니다.

종교적인 글을 읽으시는 분은 교인이거나혹은 종교에 비판적이거나아니면 마음이 넓으신 분입니다. 글을 읽는 대상 모든 분들이 교인이 아니기에 감안하고 쓰려고 하지만, 어느 부분에서는 글의 의도가 드러날 수 있고 그것이 각자의 생각과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럴 때 ‘한 목사가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보다’ 하시면 조금이라도 이해하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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