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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묘지 이야기(3)
작성자 philby     게시물번호 11173 작성일 2018-09-01 12:04 조회수 2180

벽에서 몇 걸음 떨어진 곳에 장 바티스트 클레망 묘지가 있다. 클레망은 꼬뮌 지도자의 한 명으로 ‘체리가 익어갈 무렵(Le Temp Des Ceries)’을 작사했다. 마지막 결전을 앞둔 피의 주간이 끝나갈 무렵 바리케이드 안쪽에는 죽음보다 무거운 정적이 흘렀다. 체념과 야릇한 흥분이 뒤섞인 퐁텐 오 루이 거리의 바리케이드, 거기서 클레망은 루이스를 만났다.  

겨우 스무 살이나 되었을까?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원해 부상병을 치료하는 루이스에게 클레망은 집으로 돌아갈 것을 권했으나 루이스는 묵묵히 부상병 치료에 여념이 없었다. 5월28일 꼬뮌 최후의 날, 남은 147명의 꼬뮈나르는 페르 라세 공동묘지로 후퇴해 묘석을 엄폐물 삼아 최후의 항전을 벌였으나 총알이 떨어져 항복했다. 

클레망은 영국으로 망명했다 10년후 사면되어 돌아왔다. 그는 꼬뮌 최후의 날 만났던 루이스를 생각하며 ‘체리가 익어갈 무렵’을 작사해 ‘1871년 5월28일 퐁텐 오 루아 거리의 구급요원이었던 용감한 시민 루이스’에게 헌정했다. 체리는 피로 얼룩진 피의 주간을 상징한다. 파리 꼬뮌에 처음 선 보인 ‘적기’를 상징하기도 한다. 루이스가 아비규환 속에서 죽거나 부상 당했는지, 코뮈나르 벽에서 총살 당했는지, 체포 되어 유배 당했는지 혹은 체포를 면하고 무사히 살아났는지는 모른다.  

그 후 체리가 익을 무렵은 프랑스 좌파의 단결, 연대를 상징하는 노래가 되었다. 사회주의자 미테랑 대통령이 세상을 떠났을 때 이 노래를 바바라 헨드릭스가 추모식에서 불렀다. 꼬뮈나르 벽이나 클레망 묘지와는 달리 길 건너 공산당 서기장들의 호화로운 대리석 묘지는 좋은 대조를 이루었다. 

꼬뮈나르 벽 다음에는 짐 모리슨 묘지를 가보려 했는데 중간 중간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묘지들이 있어 미루고 미루다 작년에 가봤다. 스페인 내전 때 죽은 국제여단의 무명용사들, 탁월한 사회주의자 루이 블랑도 있고 찾아 볼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오스카 와일드의 여성들에 대한 인기는 묘지 앞에 무수한 립스틱 자국이 말해 주는데 그게 참 부러웠다. 꾜뮈나르 벽에서 멀지 않은 곳에 꼬뮌을 진압한 아돌프 디에르도 쉬고 있었다. 그는 제3공화국 초대 대통령을 지냈는데 대통령도 공동묘지에 묻힐 수 있어야 한다. 

사족: 보불전쟁에서 황제 나폴레옹 3세가 포로가 되고 항복하자 파리는 제정을 거부하고 꼬뮌을 선포하고 노동자 정부를 세웠으니 1871년 3월18일이다. 막스는 최초의 사회주의 혁명이라고 파리 꼬뮌을 극찬했다. 최초의 노동자 정부는 5월28일 정부군 진압으로 붕괴되었으니 두 달 남짓 존재한 단명한 정부였다. 정부군 진압이 시작된 5월21-28일을 ‘피의 주간’이라고 부르는데 종종 광주 항쟁과 오버랩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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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by  |  2018-09-01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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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3장 이상 올리려면 다음에서 작성해 복사-붙어넣기 해야 하는데 그짓도 오랫만에 하려니 아이디, 패스워드 생각이 안 나고, 겨우 찾아 로그인 하니 계정이 오래되었다고 flash player업그레이드 하라하고 여러가지로 귀찮게 구는군요. 차라리 세장씩 나눠 올리는 게 낫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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