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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칼럼 – 종교문맹퇴치 32] 외부에 존재하는 하느님은 거짓과 망상이다!
작성자 늘봄     게시물번호 11184 작성일 2018-09-09 07:21 조회수 1692

오늘도 여전히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은 죽음과 생존의 두려움에 사로잡혀 고대 인간들이 신화적으로 만든 하나님/하느님 뒤에 비겁하게 숨는다. 그리고 자신들의 자율적인 책임과 의무를 포기하고, 인간의 존엄성인 창조성과 가능성과 잠재력까지 폐기처분한 채, 꼭두각시처럼 수동적으로 살면서 억지로 행복한 척 자신을 속인다. 더욱이 믿음이란 허울아래 모든 성공과 실패를 하느님에게 전가시키고, 하느님의 이름으로 자신들의 허위와 더러움을 은폐한다. 도무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겁에 질려 교회에 강제로 끌려다니는 기독교인들은 잔인하고 복수심 많고 변덕스럽고 불공평하고 폭력적인 그런 하느님을 절대적으로 맹신한다. 안타깝게도 이런 이분법적이고 차별적인 하느님을 맹종하는 기독교인들은 얌전하게 말 잘 듣고 착해야 축복과 보호와 구원을 받는다는 속임수에 빠져 있다.

 

그러나 조심해야 할 것은, 인간의 본성과 가치를 하찮은 것으로 폄하하고, 세속적인 세상을 죄많고 더럽고 저주받아 멸망할 곳으로 정죄하는 이분법적인 보상심리의 믿음은 인류사회의 밝은 미래를 해치는 대단히 위험한 장애물이 된다. 이 사실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1700년 전 로마제국의 황제 콘스탄티누스의 칼로 니케아 신조가 강제적으로 만들어졌고, 제국을 계승한 교회는 칼의 위협으로 만들어진 신조로 세계를 정복하려고 했다. 이 칼은 계속해서 십자군과 선교사를 앞세운 스페인 정복자들과 유럽의 침략자들과 식민주의자들에 의해 휘둘러졌다. 결과적으로 기독교의 하느님 만이 진실하고 기독교 만이 유일한 종교라고 강요한 콘스탄티누스의 칼은 오늘까지 인종차별과 종교차별과 성차별과 빈부차별과 성적본능차별과 생태계파괴의 모습으로 사회 곳곳에서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원초적으로 하느님이란 말의 심층적인 의미는 믿어야 하는 외부적인 실재적(實在的) 인물 즉  인격적인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두뇌작용으로 이 우주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경험을 통해 깨달아 아는 내면적인 실제(實際 Reality)이다. 하느님이란 궁극적인 실제 - 통합적인 전체 - 전체적인 현실이며 또한 이것을 살아내는 삶의 표현과 방식이다. 따라서 하느님의 의미는 존재론이 아니라 관계론이다. 다시 말해, 21세기 우주진화 세계관에서 하느님은 관계적인 현실 즉 전체적인 현실을 뜻한다. 따라서 하나의 생명의 망을 이루고 있는 우주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하느님의 의미는  믿어야 하는 존재론이 아니라, 살아내어야 하는 관계론이다. 물론 초자연적인 하느님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은 이 하느님이 자연의 법칙을 깨트리는 기적을 자신에게 일으키기를 바라고 문자적으로 믿는다. 이러한 믿음은 잠자리에서 어린이에게 들려주는 동화에 불과하며, 지극히 개인적인 꿈은 될 수 있어도, 인류 전체가 수용할 수 있는 공개적인 계시 또는 궁극적인 진리는 될 수 없다. 

                                                      

우리 시대에 가장 영향력있는 사상가 켄 윌버는 우주진화의 본질을 '포함하며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이에 대해 ‘envelopment’ 라는 용어를 쓰고 있는데,  이것을 번역하면 포월(包越)이며, ‘포함하면서 넘는다는 뜻이다. , 우주진화의 성격은 이전 것을 포함하면서 이를 뛰어넘어 보다 나은 새로움으로 도약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의 전통적인 신관은 초월적이고 실재적(實在的)인 유신론 내지는 인간과 분리된 상대적 객체적 유신론이였다. 하나님은 언제나 이 세계에서 멀리 떨어진 타자, 초월자, 전지전능자로 표현되었는데 이러한 고전적 유신론은 이제 더 이상 효력이 없다. 우주진화 세계관의 하느님은 세계에 대한 초월자와 타자가 아니라, 오히려 현실 세계와 함께 포용하면서 부족적 민족적 종교적 경계 넘어 앞으로 진보해가는 포월적이고 전체적인 하느님이다. 오늘날 우리는 초월과 분리가 아닌 포월적이고 통합적인 진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생물학자 리차드 도킨스는 자신의 저서에서 실제(Reality)라는 말의 의미를 진실하고 현실적인 세계라고 정의했다. 이 광활한 우주에 우리의 눈 앞에 펼쳐지는 실제적이고 전체적인 현실(실제)은 자율적이고 창조적이며 성스럽기 때문에 우리에게 하느님의 의미를 일깨워 준다. 태초에 창조성이 출현한 우주의 실제적인 현실은 믿는 문제가 아니라, 사는 문제이다. 이 체험적인 사실은 무신론자들과 종교적으로 보수적인 사람들이 인정하고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우주가 출현한 우주 이야기, 새로운 이야기, 위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인식하면 하느님이란 말의 심층적인 의미에 도달할 수 있다. 138억년 전 빅뱅으로 출현한 우주가 지금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 형성되었는지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종교인이든 비종교인이든 현대인으로서 필수적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세계는 거짓이나 상상이 아닌 실제적(實際的)인 현실(Reality)이며, 138억 년의 우주진화 이야기는 실재적(實在的)이다. 우주진화 세계관의 시각에서 하느님은 실재적(實在的)이지 않고, 오직 하나의 유일한 창조적 실제(實際) 즉 창조성(Creativity)이다. 이 우주에서 하느님은 만물의 자율성과 창조성이고, 만물을 통합하고, 만물과 분리될 수 없고, 만물과 함께 출현하는 실제의 전체(The Whole of Reality)이다. 또한 하느님이란 말은 내재적이며, 경계 넘어 통합적인 실제를 뜻한다. 즉 하느님은 인간의 내면으로부터 느끼고 깨달아 아는 경이로움과 신비스러움과 황홀함이며, 삼라만상에서 보편적으로 느끼고 깨달아 알 수 있다. 하느님이란 민족적 종교적 인종적 경계선을 그어 제한된 영역 안에 가둘 수 없고, 독점할 수도 없다.

 

자아의식을 지닌 호모싸피엔스 인간조상들은 자연세계로부터 신비스러움과 경이로움과 황홀함을 느끼면서 통합적인 전체, 전체적인 현실을 깨달아 알았다. 우주의 통합적인 실제(實際 Reality) - 궁극적인 실제를 하느님으로 표현하는 것은 믿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살아 내기 위한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스토익학파는 온우주(Kosmos)라는 말을 사용했다. 그들에게 만물은 우주전체를 구성하는 개체들이며, 온우주는 개체들로 이루어진 전체이며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였다. 하느님의 실제는 전체적인 실제, 온우주이며, 지금 여기에서의 실제적인 현실이며, 믿어야하는 교리가 아니라, 살아 내는 길과 진리와 생명이다. 다시 말해, 하느님은 우주전체 즉 온우주(Kosmos)이다.

 

또한 온우주(Kosmos)와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은 복잡한 일이 아니며, 나는 우주 전체를 이루고 있는 개체들 중에 하나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은 세속적인 세상에서 체험하는 평범한 일이다. 이것은 학자들이나 소위 성직자들의 전문적인 일이 아니다. 개체로서 전체적인 실제에 대하여 성실하고 정직하고 겸손하게 사는 것은 지극히 단순하다. 단순한 삶(Simplicity)과 최소한 소유하고 최소한 소비하는 삶(Minimalism)이란 수동적이기 보다 자율적이고 창조적이다. 따라서 복잡한 교리와 형식을 무조건 믿어야 하는 믿음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 다만 순간순간의 깨달음과 성실과 정직이 필요하다.

 

하느님은 인간의 자율적인 의식으로부터 분리된 외부의 독립적인 존재 즉 인간의 의식이나 경험과는 상관없이 존재하는 인격적인 인물이 아니다. 인간의 체험과 삶이 없는 하느님은 생각할 수 없다. 따라서 하느님은 물질적 존재의 실재(實在)가 아니라, 인간의 뇌가 느끼고 깨닫는 정신적 실제(實際)이다. 다시 말해, 실재(實在)는 상상이 아닌 실제(實際)로 존재함이라는 뜻이고, 실제(實際)는 있는 그대로(사실)의 사건이나 형편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우주진화 세계관에서 하느님은 인간과 분리된 실재적인 타자(他者)가 아니며, 실재적(實在的)인 존재가 될 수 없다. 하느님은 인간의 사고와 삶 속에 내면화된  실제(Reality 實際)이다. 

 

우주의 전체적인 실제로부터의 자율적인 체험과 믿음체계가 만든 교리와 공식과 형식에 맹종하는 믿음은 대단히 다르다. 개인적이며 부족적인 하느님을 믿는 것은 초자연적이고 인격적인 하느님의 존재(being)를 관념적으로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믿음은 수동적이며, 죽음의 두려움과 보상심리의 이기적인 욕심의 노예가 되어 내면적인 변화와 외부적인 삶의 변형이 불가능하다. 이와 대조적으로, 전체적인 실제로서의 하느님의 의미를 자율적으로 경험하는 사람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고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항상 자신에 대해 내면적으로 외부적으로 변화한다. 주목해야 할 것은, 변화한다는 것은 무종교인이 종교인이 되는 것이 아니고, 특히 다른 종교인이 기독교로 개종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의 참 변화는 욕심과 두려움에 사로잡힌 삼층 세계관의 부족적인 신앙과 삶의 모습으로부터 자신은 물론 다른 모든 삼라만상들에게 개방적이고 공정하고 솔직한 우주진화 세계관의 삶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러면 경계넘어 두려움과 욕심없이 자유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    

 

고대 경전들이 하느님을 인격화한 것은 제한적인 인간의 언어로 궁극적인 실제와의 친밀한 체험을 온전히 묘사하려는 은유적인 표현방식이다. 하느님은 온 인류가 그 앞에 무릎꿇고 숭상해야 하는 지상 최대의 가장 위대한 존재가 아니다. 하느님은 우주와 별들과 생명체들이 창조적이고 자율적으로 출현한 경이롭고 신비스러운 실제이다.

 

주류 과학계는 이 우주가 무()에서 우연히 자율적으로 출현했다는 과학적인 사실을 발견했다. 부인할 수 없는 과학적이고 실제적인 사실에 대해 믿는다 는 표현이 필요하지 않다. 다만 사실을 이해하고, 삶 속에 적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어떤 종교인들이 고백하는 어머니 하느님, 아버지 하느님, 창조주 하느님, 주님 이란 말들은 믿어야 하는 교리가 아니다. 이 말들의 의미는 궁극적인 실제를 존중하고, 친밀감을 더 깊게 하기 위한 은유적인 표현이다.

 

인류의 밝은 미래는 삼층 세계관의 존재론적 하느님을 떠나 보내고, 우주진화 세계관의 관계론적 하느님을 살아 내는 것에 달려 있다. 오늘날 인류사회는 새로운 하느님의 의미가 절실히 필요하다. 

 

하느님을 믿는다 는 말은 하느님의 의미를 퇴색시킬뿐이다. 하느님이란 깨달음의 요청이고, 삶의 방식이며 표현이다. 하느님은 믿는 대상이 아니다. 하느님은 자연의 법칙이 깨어지는 기적을 일으킨다고 속임수를 쓰는 마술사의 주술도 아니다. 따라서 하느님을 믿느냐 안믿느냐의 논쟁은 아무 의미가 없는 시간낭비이다. 그대신 어떻게 하느님이란 실제를 몸과 마음으로 깨닫고, 살아 내느냐가 더 중요하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다른 생명들, 인간과 자연의 상호의존관계를 무시한 하느님의 의미는 망상에 불과하다. 하느님은 관계적이고 전체적인 현실이다. 전체적인 실제이며 온우주인 하느님의 실제는 지금 여기에서의 실제적인 현실이며, 내세를 위해 믿어야하는 교리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살아내는 길과 진리와 생명이다.

 

[필자: 캐나다연합교회 은퇴목사]

 

 

<더 읽을 책>

 

*** (본 칼럼의 생각들은 이 책들에서 나왔다. 책들을 통해 세계의 과학 철학 종교 사상에 대한 미래의 물결을

       이해할 수 있다.) ***

 

고든 카우프만. 태초에 창조성이 있었다. 한국기독교연구소, 2013

__________. 예수와 창조성. 한국기독교연구소, 2009

돈 큐핏. 떠나 보낸 하느님. 한국기독교연구소, 2006

__________. 예수 정신에 따른 기독교 개혁. 한국기독교연구소, 2006

존 도미닉 크로산. 가장 위대한 기도. 한국기독교연구소, 2011

오강남. 종교, 이제는 깨달음이다. 북성재,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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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 기도: 당신과 당신이 사랑하는 모든 것을 지키는 힘. 명진출판, 2006

최성철. 깨달음의 하나님. 북성재,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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