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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칼럼 – 종교문맹퇴치 38] 우주는 무(無)에서 출현했다! 태초에 오직 우주의 창조성과 자율성과 가능성이 있었다!
작성자 늘봄     게시물번호 11280 작성일 2018-10-21 07:00 조회수 2317

하느님이란 말의 의미는 믿어야 하는 창조주가 아니다. 우주의 빅뱅 이전에 초자연적인 힘이나 하느님의 존재는 없었다. 현대 종교는 그런 힘이나 하느님의 존재와 자연의 법칙이 깨어지는 기적을 믿는 것이 아니다. 또한 하느님의 조건부적인 축복과 징벌을 믿고, 죽음 후 하늘 위 천국에 올라가는 것을 믿는 것도 아니다. 다시 말해, 종교는 초자연적인 하느님의 존재론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인간들이 깨달음에 이르러 사람답게 사는 관계론에 대한 것이다. 오늘날 주류 과학계는 우주가 무(Nothing)에서 우연히 자연적이고 창조적으로 출현했다는 사실에 이의를 달지 않는다. 우주는 외부의 타자 즉 초자연적인 능력이 미리 설계한대로 만들졌다거나, 지금도 그 능력이 멋대로 우주세계를 통제하고 조정한다고 믿는 것은 망상일뿐이다. 우주진화의 과정은 내일을 모르는 불확실성(Uncertainty) 속에서 자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교육 단계에서 과학이 밝히는 공개적 계시(Public Revelation)를 수용하고 기초로 삼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근본주의적인 기독교인들은 하느님이 우주세계를 창조했으며 이것을 반드시 믿어야 한다는 종교문맹에서 눈을 뜨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망상의 하느님에 대한 맹신의 가장 큰 원인은 고대 성서를 문자적으로 읽고 직역적으로 믿기 때문이며, 이들은 성서를 과학책과 역사책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다. 심지어 이들은 성서 문자주의와 직역주의는 충실한 믿음이고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신앙이라는 착각 속에 빠져있다. 분명한 사실은 빅뱅 이전에 하느님은 없었으며, 빅뱅 이후에도 우주세계의 질서를 멋대로 조정하고 통제하는 하느님은 없다. 138억 년 전 빅뱅으로 우주가 탄생한 후 장구한 우주역사에서 가장 최근 약 5500년 전에 현대 호모싸피엔스 인간은 내면으로부터 자신들의 삶의 비전과 방식을 하느님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하느님이란 인간의 외부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에서 느끼고 깨달아 아는 진리이고 지혜이며, 외부에서 드러나는 현실적인 실제(實際 Reality)이다. 다시 말해, 하느님은 믿어야 하는 교리가 아니다. 하느님이란 말의 의미는 존재론이 아니라 관계론이다. 하느님은 우주적이고 통합적이고 창조적이고 자율적인 삶의 방식에 대한 은유적인 표현이다.

 

기독교 신약성서에 들꽃이 어떻게 자라는가 살펴 보아라. 그것들은 수고도 하지 않고 길쌈도 하지 않는다.” 는 기록이 있다. 인간과 하느님, 자연과 하느님의 관계에 대한 이러한 표현 이외에도 다른 많은 기적 이야기들은 초자연적인 창조주 하느님이 태초에 천지와 인간을 창조했고, 지금도 간섭하고 조정하고 통제한다는 뜻이 아니다. 물론 성서기록들을 문자적으로 믿는 것이 참 믿음이 아니다. 21세기 우주진화 세계관의 현대인들은 삼층 세계관의 고대인들의 기록을 문자적으로 해석하여 하느님이 미리 설계한대로 자연과 인간을 더 변하지 않는 완성품으로 완벽하게 창조했고, 지금도 창조세계를 멋대로 조정한다는 신관을 이해할 수 없으며, 믿을 수도 없다. 이러한 성서구절들은 단순히 우주의 창조성(Creativity)을 은유적으로 하느님의 의미로 표현한 것이다.

 

현대 과학자들과 철학자들은 우주세계의 출현에 대해 태초에 창조성과 자율성과 가능성이 있었다고 밝힌다. 다시 말해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창조성과 자율성과 가능성을 지닌 엄청난 신비의 에너지로서 탄생했다. 그렇다고 이 에너지를 교리적으로 믿어야하는 하느님으로 변질시키는 것은 몰상식한 일이다. 138억 년 전 태초의 우주 활동은 중력 작용, 강한 핵 작용, 약한 핵 작용 그리고 전자기적 상호작용에 의해 전개되었다. 우주에 수소와 핼륨이 출현하면서, 별들이 탄생하고, 은하계의 씨가 뿌려졌다. 설령 우주를 탄생시킨 이 신비의 에너지를 하느님이라고 생각하던, 또는 하느님이 이 에너지를 만들었다고 주장하던, 또는 우주 탄생의 모든 과정들이 하느님이 미리 설계한대로 완전하게 이루어졌다고 믿던 간에 이것은 개인적인 문제이다. 그러나 개인적이고 부족적인 믿음을 온 인류에게 적용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다. 다시 말해, 이 초자연적인 하느님을 믿어야 축복과 구원받고, 믿지 않으면 징벌과 심판을 면치 못한는다는 이분법적 신관과 교리는 상업적이고 정치적인 술책이며, 오늘 우주진화 세계관에서 망상에 불과하다.

 

또한 많은 성서근본주의자들이 주장하는대로, 성서에 하느님의 창조가 그렇게 기록되었기 때문에 그것으로 충분히 증명이 되고, 반드시 믿어야 하는 이유가 된다는 주장도 비상식적이다. 왜냐하면 성서가 동굴이나 광야나 산꼭대기 어느 곳에서 단행본으로 발견된 책이 아니다. 고대 성서는 약 천 년 동안 수십명의 저자들이 기록했고, 심지어 그 원본들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고, 오늘의 성서는 1세기-2세기에 수십만권의 사본들 중에 편협적으로 극소수를 선택해서 짜집기식으로 편집한 책이기 때문이다. 성서는 도서관의 수십만 권의 고대문서들 중에 하나이다. 그러나 이 책이 소중하고 진실한 것은 그 속에 담겨있는 우주적인 진리때문이다. 성서는 기독교인만 또는 유대인만 또는 어느 특정 종파만이 구원받는다는 믿음을 정당화시키는 부족적인 책이 아니다. 성서가 온 인류를 위한 경전이 되려면 문자주의와 직역주의와 근본주의를 넘어서야 하며, 우주적인 재해석이 필수적이다. 하느님이 우주 출현 이전에 이미 존재했다고 반드시 믿어야 한다는 창조론과 구원론과 내세론은 더 이상 현대인들에게 설득력이 없다. 이러한 삼층 세계관의 믿음들이 생태계의 파괴, 인종차별, 종교차별, 빈부차별, 성차별, 성적본능차별 등등 배타주의와 우월주의와 황금만능주의를 불러일으켜, 오히려 오늘날 사회와 국가와 세계를 분열시키며, 화합과 평화에 큰 걸림돌이 된다.  

 

과학이 발견한 138억 년의 우주진화 이야기는 가설이 아니라, 엄연한 사실이다. 이 사실은 특정 종교와 인종의 개인적이고 부족적인 계시가 아니라, 온 인류에게 공개적인 계시이다. 과학은 단순히 기계와 물질을 다루는 정도의 학문이 아니라, 우주의 신비를 수학적인 용어로 표현하는 철학적인 학문이다. 또한 현대물리학자들이 우주를 이해는 방식은 극히 영적이다.  과학자들은 종교인과 다른 방식으로 표현할 뿐이지 궁극적인 진리를 탐구하는 것에 크게 다른 것이 없다. 갈릴레오와 코페루니쿠스는 지구는 둥글고 태양 주위를 돌며, 지구가 천체의 중심이 아니라고 선언했다. 이어서 뉴톤이 중력의 법칙을 발견함으로 과학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따라서 인류의 세계관은 더 이상 고대인들의 삼층 세계관에 머물러 있을 수 없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교회기독교는 지금까지 과학을 무시한체 하늘과 땅과 지옥의 삼층세계를 고집하고, 하늘 위의 초자연적인 하느님을 맹신하고 있다. 

 

과학과 종교의 관계를 이해하려면 먼저 하느님이란 말의 의미에 대해 심층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하느님이란 말은 영어의 ‘G-o-d’를 번역한 것으로 신()의 고유한 이름이 아니라 일반적이고 시적이고 은유적인 표현이다.  기독교의 뿌리인 유대교에서는 하느님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십계명의 두번째 계명에서 하느님의 형상을 만들지 말라는 의미는 하느님은 물질적이고 인격적인 존재가 아니며, 인간이나 사물처럼 이름을 붙일 수 없다는 뜻이다. 동양의 사상가 노자는 도() 즉 궁극적인 진리 또는 하느님은 이름이 필요없는 실제(Reality)라고 말했다. 하느님에게 고유명사의 이름을 달면 그 종교와 문화는 하느님의 참 의미를 상실한 것이다.     

 

오늘 우주진화 세계관의 첨단과학시대 현대인들은 고대인들이 믿었던 천상의 세계인 하늘(heaven)을 공간으로서의 하늘(sky)과 더 이상 동일시하지 않는다. 하늘은 장소가 아니고 마음의 상태이다. 새로운 우주론에 따르면, 하느님이란 더 이상 세상 밖에서 이 세상을 창조하고, 창조된 세계를 이 세상 밖에서 계속해서 지배하는 초자연적인 힘 또는 존재로 인식하지 않는다.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 세계 밖에 또 다른 세계는 없다. 과학자들은 우리의 우주 이외에 또다른 여러 개의 우주들이 있다고 한다. 이 사실은 더 이상 가설이 아니다. 그렇다면 여러 개의 우주마다 여러가지 다른 하느님이 있는가? 이제 하느님이란 이 세계의 내면 즉 인간의 내면에서, 그리고 이 세계의 자연의 법칙을 통해서 이 현실 세계의 실제로 인식되고 있다. 하느님은 더 이상 자연의 법칙을 무시하는 전지전능한 존재론적 신으로 이해할 수 없다.

 

하느님은 물질적이거나 인간적인 존재가 아니라, 인간이 뇌의 작용으로 느끼고 깨달아 아는 내면적이고 정신적인 실제((實際 Reality)이다. 우주진화 세계관의 이성적인 인간은 138억 년 전 우연히 시작된 우주 역사의 창조적인 과정 즉 창조성(creativity)을 하느님의 의미로 인식한다. 하느님이란 말은 인격적이기 보다는 비인격적인 은유(metaphor)이다. 기독교 성서 창세기에서 묘사하는 하느님은 비인격적인 창조성이다. ‘하느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말은 은유적인 표현이다. 즉 하느님이 창조주라는 말은 하느님은 나의 존재의 근원이며, 하느님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순수한 신앙고백이다. 이 구절은 반드시 문자적으로 믿어야하는 교리가 아니라, 하느님의 의미를 일상생활 속에서 스스로 몸과 마음으로 느끼며 살아갈 때에 어떠한 고통과 절망에 빠지더라도 기쁨과 희망을 잃지 않고 살 수 있다는 지혜이다. 심지어는 내가 죽음의 골짜기에서 헤어나지 못할지라도 우주의 창조성 즉 하느님을 끝까지 신뢰하고 두려움없이 자유하게 죽을 수 있다는 기도이다. 대단히 힘이 있고, 생기가 넘치는 자율적인 표현이다.

 

지금까지 지구 상에서 발견된 화석들 중에 가장 오래된 것이 37억 년 전의 것이다. 5억 년 전 바닷물 속에 척추동물이 등장했고, 37천만 년 전 육지로 진출하면서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되고 분화되었다. 다시 말해, 지난 37천만 년동안 지구 상에서 생명이 진화해왔다. 가장 초기의 인류가 시작한 것은 260만 년 전이고, 인류 조상인 호모싸피엔즈는 20-30만 년 전에 시작되었다. 오늘과 같은 현대인류가 시작된 것은 약 4만 년 전이다. 이러한 사실들은 화석들과 문화유적과 기록에서 분명하게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창조론을 믿는 것이 정통이라고 생각하는 기독교인들은 하느님이 6000년 전에 우주와 지구와 인간과 만물을 6일 동안에 완성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6000년은 지질학에서 증명하는 우주의 나이 138억년과 지구의 나이 45억년과는 너무나 큰 차이가 있으며, 장구한 세월동안 계속되어온 우주진화의 미래는 불확실하기 때문에 하느님도 내일을 모른다. 즉 우주의 탄생은 초자연적인 힘의 설계와 간섭으로 된 것이 아니라, 창조성과 자율성과 우연성이다.

 

1859년에 챨스 다윈이 <종의 기원>이란 책을 발행함으로써 진화론이 등장했고, 창조론이 지배하던 기독교 세계는 천지개벽과 같은 도전을 받았다. 이 책의 내용은 세상과 우주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고, 끊임없이 변화되고 있고, 기회만 있으면 변하려고 애를 쓰고 있으며, 어떤 초자연적인 존재가 미리 설계한 청사진대로 창조됬거나 변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적인 환경에 따라 선택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지구와 우주는 창조성과 자율성으로 출현했고, 우주적으로 진화하고, 생물학적으로 진화하고, 문화사회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진보적 신학자로서 미국신학회와 미국종교학회 회장직을 지낼만큼 인정받는 고든 카우프만은 밝히기를, “태초에 창조성이 있었고, 모든 만물들은 창조성의 신비로부터 존재하기 시작했고, 창조성을 떠나서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카우프만은 과학이 발견한 우주의 출현과 138억 년의 우주진화에 대해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만들어진 신>의 저자인 생물학자 리차드 도킨스는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광경 중에 가장 위대한 것은 진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고 선언했으며, 진화인류학자 데이빗 윌슨은 진화는 모든 사람들에게서 일어나고 있다. 다윈의 진화론은 우리가 사는 방식에 대해서 변화해 가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천명했다. 하느님이란 말의 의미는 우주의 질서와 조화를 통해서 드러나는 비인격적이며 자연적인 창조성이다. 우리 인간은 이 하느님의 실제(實際 Reality)에 깊이 파묻혀 살고 있으며, 우리의 존재는 이 창조성에 의해서 우주의 생명의 망 속에서 숨쉬고 있다.

 

현대 과학자들이 우리에게 항상 도전하는 말이지만, 우리는 우주를 부분적으로 보기 보다는 전체로서 큰 그림으로 보아야 한다. 우주 전체는 빅뱅부터 오늘까지 창조성에서 시작된 하나의 몸이다. 우주 안에 있는 개체들, 즉 우주 먼지, 원소, 유기체, 무기체, , 태양계, 은하계는 우주라는 하나의 생명의 망을 이루고 있으며, 어느 한 개체라도 무시할 수 없다. 각 개체들은 어느 인종이던, 어느 한 생물종이던, 유기체이던 무기체이던 제외시킬 수 없으며 전체와 개체들을 위해서 대단히 소중한다. 하느님의 실제인 창조성은 우리의 내면에 그리고 이 세계와 우주 속에 편만하다.

 

과학은 종교인들의 신앙과 삶을 더 넓게 확장시켜준다. 과학과 종교는 서로 정반대의 입장에서 적대시하기 보다는, 서로에게 상호보완적이며 상호의존적이다. 과학자들은 물리적인 여러 영역에서, 종교인들은 삶의 예술 속에서 진리를 추구하고 어둠에서 빛을 추구한다. 과학자는 갑자기 떠오른 통찰의 빛을 가지고 실험을 한다. 종교인은 계시의 순간을 경험하며 이를 삶 자체 안에서 실험한다. 과학자들은 모델을 만들어 내고, 종교인들은 신화들의 형태 속에서 깊은 확신을 증거한다.

 

과학을 무시하고 종교가 온전할 수 없고, 종교없이 과학이 인류의 번영과 행복에 기여할 수 없다. 과학과 종교가 동반자로서 함께 걸어갈 때에 우리는 인간의 존엄성을 상실하지 않고 사람답게 살 수 있다. 21세기의 종교는 과학이 발견한 우주진화의 창조성과 자율성을 새로운 의미의 하느님으로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창조성의 인식이 오늘 인류구원의 새로운 대안이며, 역사적 예수의 정신이다.

 

[필자: 캐나다연합교회 은퇴목사]

 

<더 읽을 책>

 

*** (본 칼럼의 생각들은 이 책들에서 나왔다. 책들을 통해 세계의 과학 철학 종교 사상에 대한 미래의 물결을

       이해할 수 있다.) ***

 

오강남, 성해영. 종교 이제는 깨달음이다. 북성재, 2011

고든 카우프만. 태초에 창조성이 있었다. 한국기독교연구소, 2013

__________. 예수와 창조성. 한국기독교연구소, 2009

마커스 보그. 새로 만난 하느님. 한국기독교연구소,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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