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영국 공영방송 BBC 뉴스의 한국어 라디오, BBC 코리아 방송의 2018년 11월 14일 보도입니다.
[앵커] 2011년이었죠. 강원도 평창이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최종 선정되던 순간.
한국 청취자분들 중에서는 이날 생생히 기억하시는 분들 많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 요즘엔 올림픽의 열기가 예전과 같지 않은 모양입니다.
캐나다의 한 도시에서는 주민 절반 이상이 개최지 후보 신청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데이비드 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Image copyright뉴스1이미지 캡션[기자] 현지시간 지난 13일, 이른 겨울 눈이 소복하게 쌓인 캐나다 캘거리.
투표장 안내판을 따라, 사람들이 줄지어 걸어갑니다.
이날 이곳에선 2026 동계올림픽 개최지 후보 신청을 두고 시민 투표가 실시됐습니다.
올림픽 개최 반대파와 찬성파들이 맞붙은 가운데, 주민의 56%가 개최 반대에 표를 던졌습니다.
캐나다 캘거리가 후보 신청을 포기하면 남은 올림픽 개최지 신청 도시는 스웨덴 스톡홀름, 그리고 이탈리아의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 세 곳에 불과하게 됩니다.
과거엔 많은 도시가 하계 및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해 열을 올렸지만, 최근엔 높은 개최 비용 대비 실익이 적다는 주장에 힘이 쏠리면서 인기가 시들해졌습니다.
올림픽을 개최하려면 여러 종목들의 특성을 반영해 다양한 경기장을 잔뜩 지어야 하는데, 막상 올림픽이 끝나면 이 경기장을 활용할 방안이 없어 애물단지로 남는 경우가 부지기수였습니다.
또 축구 월드컵이나 지역별 대회 등 사람들의 관심이 다른 행사로 많이 쏠리면서, 막대한 홍보 및 행사 비용에 비해 올림픽의 실제 효과는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캐나다는 2010년, 밴쿠버에서 동계 올림픽을 개최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올림픽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캐나다는 오랫동안 후유증에 시달렸습니다.
Image copyrightGETTY IMAGES이미지 캡션캘거리 시민들의 이번 투표 결과는 밴쿠버 올림픽이 남긴 쓴맛을 다시 맛보고 싶지 않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오는 2020년, 동경 하계올림픽 개최를 앞둔 일본에서도 올림픽을 향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고이케 유리코 동경 도지사는 올림픽 개최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삭감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내년 6월, 2026년 동계올림픽의 최종 개최지를 발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