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해년, 첫날은 / 안희선
솔직한 것이 마음 편해
절망을 드러낸 따스한 기억들,
차라리 정겨웁다
해마다 되풀이 되는, 아픈 소망들
그것들은 지치지도 않는지
음력 1월 1일...
인파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텅 빈 도시의 공허 속에
허허롭게 오가는 덕담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풍성한 말 속에 가득 고인
쓸쓸함
아, 희망이라는 기구한 상상력이
또 한 해 몫의 기지개를 켠다
땅 위에 꽂히는, 아무 뜻 없는 햇살
그래도 눈물지게 따뜻해야 하리
거짓말처럼,
이 차가운 세상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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