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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회 총회에서 기도하는 몰상식하고 비상식적인 촌극
작성자 늘봄     게시물번호 11612 작성일 2019-02-24 09:42 조회수 3228
나는 어제 에드몬턴 한인회 총회에 회원으로 참석했습니다. 많은 봉사자들이 맛있는 비빔밥과 다과를 준비해서 긴 하루의 회의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전체적인 회의 진행이 서투른 점들은 있었지만 오랫만에 동포들과 함께 앉아 먹고 마시고 이야기 나눌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런데 오전 회의가 끝나고 점심시간이 되었을 때 나는 기독교인의 한 사람으로써 경악을 금치 못할 촌극을 보았습니다. 한인회는 종교단체가 아닌 데 어떻게 기독교인이 장황한 식사기도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한인사회에 기독교인의 숫자는 약 30% 정도됩니다. 설상 한인회 회원의 다수가 기독교인이라해도 한인회는 기독교를 위한 단체가 아닙니다. 기독교식으로 한인회를 운영하려면 기독교인들만 회원으로 받아들였서야 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한인회가 아니라 교회이름을 내걸어야 할 것입니다.

한인회 회원의 100%가 기독교인이라해도 한인회는 기독교 단체가 될 수 없습니다. 한인회는 종교와 정치와 사상을 넘어서는 민주적이고 포월적인 단체입니다. 

앞으로 한인회에서 반드시 기도를 하고 싶으면, 불교인, 회교도인, 기독교인, 무종교인, 무신론자, 유신론자... 모두에게 공평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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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by  |  2019-02-2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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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식 몰상식한 경우가 많지만 한가지예를 든다면, 목사들이 강대상에서 성희롱, 성차별 발언을 해도 고소 고발은커녕 아멘, 할렐루야로 화답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인간들의 무의식 속에는 매조키즘 요소가 들어 있지 않을까?"라고 혼자 생각을 해봅니다.

내사랑아프리카  |  2019-02-2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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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봄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리고 궁금한 점이 있는데, 혹시 비빔밥과 다과를 주로 교회 사람들이 준비한 것이 아닐까요? 그렇게 했더라도 일반 비종교적인 모임에 기도를 한 것은 매우 적절하지 못했습니다.

또 한가지 더 궁금한 점이 있는데 식사 자원 봉사하신 분들 거의 여성님들 아니었나요? 서양인 교회든 한인 교회든 다과를 다 여성 어르신들께서 준비하시더군요. 제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하면 쑥스럽지만 페미니즘에 상당히 공감하는 사람으로서 식사준비 같은 것, 남성 여성 성비가 50대 50으로 정도 되면 참 좋을 것 같군요. 앞으로 식사 등등 여성의 희생을 바탕으로 하는 모임은 사절해야 할 것 같아요. 한인회 회장도 여성이 많이 나오면 좋겠군여!

* 필비님의 언급이 있어서 그런데요. 기독교적 고통의 메조키스트적 특성에 대한 비판적 글은 독일 여성 신학자 도로테 죌레의 [Suffering](1975)에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토마  |  2019-02-24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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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예전에 테니스 치는 모임에 몇번 갔었는데, 어느날 밥먹는데 전도사가 나와서 기도를 하게 하더군요. 그야 그 단체 맘이고, 저는 그 담부터 그냥 안나갔던 기억이 급 나는군요.

내사랑아프리카  |  2019-02-24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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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수 기독교가 어디에 나타나는 이유는 그 만큼 그들의 social networking이 강렬하기 때문입니다.

내사랑아프리카  |  2019-02-24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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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religion + default 라는 키워드로 구글링을 했더니 다음의 링크를 발견했습니다. 토마님도 나오시고 해서 궁금해서 올립니다.

"The Religious Brain: A Default Setting?"
https://www.psychologytoday.com/ca/blog/your-brain-politics/201210/the-religious-brain-default-setting

위의 글에서 "teleological fallacies"란 말이 와닿는군요. 좌든 우든 목적론적 신념(teleological or purpose-oriented thinking)이 강한/분명한 사람들을 만나면 가끔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토마  |  2019-02-24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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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두 이 기사 예전에 읽은거 같습니다. 물리학/인문학 교수들이 학생들보다 좀 더 똘똘하다는 결과가 나와서 다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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