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만수대언덕 동상 참배를 거부한 문동환목사>
나는 몇 년전 다운타운에서 누군가 평양에서 찍어온 오래된 비디오 테이프를 우연히 보았다.
화면에는 2005년도 무렵 미국의 한인 진보인사들로 구성된 방북단이 만수대언덕을 참관하고 김일성주석 동상앞에서 고개나 허리를 숙여 참배를 하는 장면이 나왔다.
당시 방북단을 이끈 문목사는 6.15남북공동선언을 지지하는 6.15남북공동선언실천 재미동포협의회 공동의장을 맡고 있었다.
일렬로 서있던 일행들은 ‘일동 묵념’하는 식의 템포에 맞춰 일제히 허리를 숙였는데 유독 맨 우측에 서 있던 문목사님만 꽂꽂이 서있는 모습을 보았다.
고개나 허리를 일절 숙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기도하는 시늉을 내거나 눈을 감지도 않았다.
그냥 눈을 뜨고 고개를 든채 뻣뻣하게 서 있었다
아마 문목사는 정치인의 길도 걸었지만 목회자의 신분이다보니 자신의 신앙관과 종교관 그리고 대북관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참배를 거부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평소 반북적인 성향은 아니다. 북측도 개인의 성향과 판단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에 존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간혹 기독교 신자들이나 특정 종교 신자들 혹은 이데올로기 관점에서 참배행위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북측 관계자들이 억지로 권유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이 일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지도 않는다. 특히 북측 관계자의 사실적 증언에 의하면 기독교 교리의 잣대로 참배행위를 우상숭배로 간주하며 예민하게 반응하며 대책 없이 무례하게 행동하는 방문객들로 인해 골치를 앓고 있으며 그런 경우가 더러 발생한다고 했다. 그러나 근거 없는 악의적인 소문처럼 참배를 거부할 경우 위협을 가하며 강제적으로, 위압적으로, 동상참배를 강요하는 일은 전혀 없음을 밝혀둔다)
그러나
그후 문목사님은 2011년 12월 22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거하자 뉴욕의 유엔주재 조선대표부에 마련된 분향소를 방문해 정중하게 참배하고 조문했다.
조문을 마친 뒤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비록 서거했지만 그 정신은 지금도 살아서 우리민족이 평화롭게 통일이 되고 그것이 동북아 평화와 세계 평화로 확산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글은 LA 사는 최재영 목사가 쓴 것으로 최 목사 동의를 얻어 퍼 왔음을 밝힘니다. 편안히 가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