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회는 참가자들의 심박수를 15분마다 측정하고, 주변 시민들로부터 투표를 받아 점수를 합산합니다.
그리고 관객 투표 다득점자 중에서 가장 심박수가 안정적인 사람이 우승자라고 합니다.
2016년에는 가수 크러쉬 씨가 우승을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주최 측은 “현대인들이 빠른 속도와 경쟁사회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멀리 떨어지는 체험을 하는 것”이 대회의 취지라고 밝혔습니다.
이 대회가 세간의 주목을 받은 이유는 아마도 우리의 삶이 쉴 틈 없이 바쁘게 무언가로 채워져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직장이나 학교 수업을 마친 후에도 무언가를 더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남는 시간에도 인터넷과 휴대폰으로 무언가를 끊임없이 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온전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 학습과 기억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2016년 ‘Neurobiology of Learning and Memory’ 학술지에 실린 연구에서는 잠깐의 휴식이 기억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습니다.
참가자들에게 짧은 이야기를 들려준 뒤 들은 이야기를 말하게 하였습니다.
이후 참가자들을 두 군으로 나눠 한 군은 15분 동안 눈만 감고 깨어 있는 채로 휴식을 취하게 하였고, 나머지 참가자들에게는 15분간 컴퓨터 게임을 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들은 이야기를 다시 말하게 하니 15분 동안 휴식을 취한 사람들의 기억력이 더 뛰어났습니다.
두 집단의 차이를 알기 위해 뇌파를 측정했더니, 휴식을 취한 군에서 서파(slow oscillation)가 증가하여 있었습니다.
서파는 기억을 장기화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휴식이 뇌의 활동을 변화시켜 기억을 향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18년 발표된 다른 연구에서는 휴식이 운동기억에도 도움이 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참가자들에게 화면에 나온 숫자열을 보면서, 숫자가 지정된 버튼을 가능한 한 빠르고 정확하게 눌러보라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휴대폰 전화번호를 전화기에 입력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후 위 실험과 같이 참가자들을 절반으로 나눠서 한 군은 15분간 눈을 감고 깨어 있는 채로 휴식을 취하게 하였고, 다른 군은 15분간 주의를 분산시키는 다른 과제를 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시 숫자 버튼을 누르는 과제를 시행해 보았더니 휴식을 취한 군에서 성적이 더 뛰어났습니다.
연구진들은 이러한 현상을 휴식이 우리의 뇌를 '오프라인' 상태로 만들어서 기억력과 학습을 향상시키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외부의 일에 집중하지 않는 ‘오프라인' 상태가 되어야 학습한 일들을 장기 기억으로 만들기 쉽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오프라인’ 상태의 다른 예로는 수면이 있습니다.
잠은 뇌가 낮 동안 수집한 기억을 정리하는 시간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잠이 중요한 단기기억들을 계속 기억할 수 있게 장기기억으로 만드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에서 관찰되었습니다.
특히 잠에서 대뇌피질의 서파는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진들은 짧은 휴식이 잠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고 말했습니다.
휴식에서도 서파의 활동이 증가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잠과 짧은 휴식 동안에는 깨어 있을 때와 비교해서 뇌에서 아세틸콜린의 분비가 일시적으로 감소하게 됩니다.
그리고 아세틸콜린 분비가 감소할 때 해마와 대뇌피질 간의 연결이 촉진되면서 장기기억이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종합해 보면 학습을 한 뒤에 적절한 휴식은 낭비하는 시간이 아니라 학습에 꼭 필요한 시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이 발표한 상대성이론도 침대 속에서 스친 아이디어를 통해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적절한 휴식일 수도 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머리가 아플 때는 잠시 로그아웃을 하고 15분이라도 휴식을 취해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