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기억력 감퇴를 줄일 수 있는 4가지 식품이 최근 과학자들에 의해 확인됐다. 녹색잎 채소, 짙은 황색이나 붉은색 채소, 장과류, 오렌지 주스다.
최근 학술지 신경학에 발표된 논문에서 하버드대학 T.H. 챈 공중보건대학원 연구팀은 녹색잎 채소(시금치·케일·상추 등)와 카로티노이드 색소가 풍부한 식품(토마토·토마토 주스·토마토 소스·당근·얌·고구마·호박 등), 장과류(딸기·블루베리등)가 기억기능 보존과 관련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남성 자원자 2만7842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뒤 그런 결론에 도달했다. 연구가 시작된 시점에서 참가자들의 평균 나이는 51세였고, 전부 의료부문 종사자였다.
그들은 20년 동안 4년마다 채소와 과일 등 자신이 매일 먹는 식품과 양에 관한 설문에 답했다. 연구팀은 1인분의 분량을 생채소는 1컵, 녹색잎 채소는 2컵, 과일은 1컵, 주스는 반 컵으로 정의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과일·채소 섭취량에 따라 5그룹으로 나눴다. 채소를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은 하루 평균 6인분, 가장 적게 섭취한 그룹은 2인분을 먹었다. 과일의 경우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은 하루 3인분, 가장 적게 섭취한 그룹은 0.5인분을 먹었다.
또 참가자들은 연구 종료 4년 전 인지력 측정 테스트를 받았다. 테스트 당시 참가자들의 나이는 평균 73세였다. 먼저 자신의 기억력이 어떻게 달라진다고 생각하는지 참가자들의 주관적인 인식을 알아본 다음 객관적으로 그들의 인지력을 측정했다.
‘기억력 때문에 집단 대화나 TV 드라마의 줄거리를 따라가기가 평소보다 더 어려운가?’ 또는 ‘시장에서 구입할 물건을 적은 것 같은 목록을 기억하기가 평소보다 더 힘드는가?’ 등이 테스트 문안이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채소를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은 가장 적게 섭취한 그룹보다 인지기능 저하를 겪을 확률이 34% 낮았다.
전체적으로 채소를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의 6.6%가 인지기능 저하를 겪은데 비해 최소 섭취 그룹에선 그 비율이 7.9%였다.
매일 오렌지 주스를 마신 남성은 한 달에 1인분 이하를 마시는 남성보다 인지기능 저하를 겪을 확률이 47% 낮게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매일 오렌지 주스를 마신 남성의 6.9%가 인지력 저하를 겪은 반면 가장 적게 마신 그룹에선 8.4%가 같은 증상에 시달렸다.
과일을 매일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은 인지기능 저하를 겪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작았지만 연구팀이 채소·과일 주스·정제 곡물·콩류·유제품 소비 등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을 조절하자 그 상관관계가 약해졌다.
이 논문의 저자인 위안창정 박사는 뉴스위크에 이렇게 설명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채소와 과일을 18~22년 일찍 많이 섭취한 남성이 인지 문제를 겪을 확률이 낮게 나타났다는 사실이었다.
주관적으로 인지력을 평가하기 약 6년 전까지 채소와 과일을 계속 많이 섭취했느냐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위안 박사는 참가자의 기억과 사고 능력이 연구 시작 시점에서 측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연구에 한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처음부터 인지력을 테스트했더라면 연구 기간 전반에 걸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위안 박사는 참가자 전원이 의료부문에 종사했기 때문에 인지기능이 상당히 좋았다고 가정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표본이 남성 의료부문 종사자로 좁혀졌기 때문에 이 결과는 여성이나 다른 그룹에는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특정 과일과 채소의 섭취가 기억력 감퇴를 직접 막을 수 있는지, 또는 다른 무엇이 작용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선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아울러 위안 박사는 “과일 주스의 경우 농축 과당에 함유된 열량이 상당히 높아 하루 120-180㎖ 정도만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주스 대신 생과일을 먹으면 식이섬유까지 섭취할 수 있어서 더 낫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 직전 지중해식 식단이 우울증을 막을 수 있다는 논문이 학술지 분자정신의학에 실렸다.
생선만이 아니라 채소·과일·콩류·올리브유·견과류가 많이 포함된 지중해 식단은 정신질환 위험의 감소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캐슈미라 갠더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