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산 과다’는 위에서 필요 이상의 위산이 분비돼 위가 쓰리고 아픈 증상을 말합니다. 위산 과다의 원인은 불규칙한 식사 습관과 잦은 매운 음식·술 등 자극성 음식 섭취, 스트레스 등 다양합니다. 위산 과다는 역류성식도염·위궤양·십이지장궤양 등 다양한 위장병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위산 과다의 대표적인 증상은 속쓰림과 신트림(시큼한 냄새나 신물이 목구멍으로 넘어오면서 나는 트림), 위통인데요, 이런 증상은 공복 상태일 때 더욱 심하게 나타나죠. 특히 반복 되는 속쓰림은 만성 위염이나 암의 징후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위산 중화해 통증 줄이고 점막 손상 막아
위는 소화 효소의 작용을 돕고 음식물 속의 세균을 죽이기 위해 위를 항상 강한 산성 상태로 유지합니다. 건강한 위는 이를 방어하는 물질이 있어서 위벽이 손상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균형이 깨지면 위장 점막이 손상되고 위장 세포가 자극을 받아 통증과 염증이 발생하죠. 또한 식도와 위 사이에 있는 근육인 하부 식도 괄약근이 약해지거나 적절히 닫히지 않으면 위산이 식도로 역류합니다. 이때 통증과 불쾌감이 발생하는데요, 제산제는 위산 과다 분비와 위식도 역류 증상으로 인해 발생한 급성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위산을 중화시켜서 통증을 완화하고 위산 때문에 위장 점막이 손상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을 주죠. 제산제는 일반적으로 알루미늄·마그네슘·칼슘 등을 함유한 무기물입니다. 알칼리성을 띠고 화학적으로 산을 중화합니다. 가스제거제인 시메티콘, 위식도 점막보호제인 알긴산나트륨 등이 제산제와 혼합돼 사용되기도 합니다.
제산제는 위산 과다에 의해 발생한 속쓰림에는 즉효여서 증세를 빨리 호전시키고 싶을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턱대고 제산제만 찾는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제산제를 장기간 상습적으로 복용하면 그때마다 통증 완화 효과가 나타나 위암 같은 중대한 위장 질환 증상이 은폐될 수 있어 일시적으로만 사용할 것을 권합니다. 특히 2주 이상 복용해도 증상이 계속되거나 체중 감소, 빈혈, 토할 때 피가 나오는 경우, 흑색 대변을 동반한다면 반드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다량의 우유나 칼슘제와 함께 복용 말아야
복용 시 알아둬야 할 주의사항도 있습니다. 알루미늄제제는 무기질인 인의 흡수를 감소시켜 장기간 복용하면 뼈에 무기질이 쌓이지 않는 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마그네슘·칼슘 제제는 다량의 우유나 일반 칼슘약과 함께 복용하면 탈수증이나 구토 등을 일으키는 우유 알칼리 증후군(고칼슘혈증·고질소혈증·알칼리증)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탄산수소나트륨제제는 탄산가스가 발생해 오히려 위 점막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위궤양이나 십이지장 궤양 환자는 조심하는 게 좋습니다.
제산제는 비교적 안전한 약이지만 복용 기간과 용량에 따라 간혹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알루미늄제제는 변비와 빈혈을 유발할 수 있고 체내 과다 축적 시 신경 독성을 유발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마그네슘제제는 설사, 칼슘제제는 신장결석과 신부전이 일반적인 부작용으로 꼽힙니다. 탄산수소나트륨의 경우 위 점막을 자극하고 체내에 수분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저류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따라서 제산제를 복용할 때는 제품설명서에 적힌 부작용 정보를 꼼꼼히 읽고 이상 증세가 나타나면 의사·약사에게 알려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제산제는 위산이 많이 나오는 빈속에 먹는 것이 권장됩니다. 보통 식후 2시간 정도에 복용하는 게 적당합니다. 알루미늄, 마그네슘, 칼슘을 함유한 제산제는 항생 물질(테트라사이클린계열), 항균제(뉴키놀론계열)와 결합해 흡수를 방해하고 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위의 산성도가 높아야 흡수율이 높아지는 항진균제(아졸계열)나 철분제 등과 함께 복용해도 해당 약물의 흡수를 저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제산제와 이들 약은 2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복용하는 게 좋습니다.
제산제는 쓰리고 아픈 속을 달랠 때 상당히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제산제는 치료용이 아닌 통증 완화가 목적입니다. 지나친 맹신이나 상습 복용을 피하고 의사·약사가 권장한 복용법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