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이 미국에 군사적 경고를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경로변경 발언에 대한 최선희 외무성 제 1 부상의 당찬 답변 (그 경로변경은 우리의 선택이 될 것)이 나온지 불과 이틀만에 벌어진 일이다. 이번에 원산시 앞바다에서 발사한 발사체는 조선이 최근에 새로 개발한 오차범위 1 미터의 초정밀 지대지/지대함 유도탄으로 추정된다.
고폭탄이 탑재된 이 단거리 초정밀유도탄은 조선(한)반도 근해로 접근하는 미국의 항모강습단을 선제타격하여 궤멸시킬 목적으로 개발한 무기다. 자국 영토에 가깝게 접근해 온 원자력추진 항공모함을 전면파괴할 경우 인근 해역이 방사능물질에 의해 오염될 염려가 있다. 따라서 함체 전부를 파괴하지 않고 항모 지휘부만을 제거하려면 오차범위가 거의 없는 초정밀 유도무기가 필요하다.
한국군 합참본부는 당초 이 발사체의 종류가 초정밀유도장치에 의해 비행하는 탄도미사일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그대로 발표했었다. 그 후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무슨 이유에서인지 다시 입장을 변경하여 미사일은 아닌 것 같다느니, 새로 개발한 300 밀리미터 방사포 같다느니 하며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이미 오래전에 시험발사를 완료하여 실천배치한 300 밀리미터 방사포를 아무 이유도 없이 무턱대고 허공에다 쏘아대는 실없는 군대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아마도 한국군 합참본부는 미국측으로부터 수정요구를 받고 당초 발표를 부랴부랴 수정하다보니 이런 웃지못할 촌극이 빚어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조선의 신형 유도무기 발사에 대해 대응을 유보한 것일까?
미국은 이미 지난 해 조선인민군이 한(조선)반도에 접근하는 미국군 항모강습단은 물론, 한국 영토안에 배치되어 있는 미국군 공격자산들에 대해 궤멸적 타격을 입힐 수 있는 탄착오차범위 1 미터 내외의 초정밀미사일을 개발하여 실전배치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
이 신형미사일들은 항모강습단이나 한국 영토내 미국군 공격자산들 뿐 아니라 환적감시를 목적으로 부산항에 입항했던 미국 해안경비대 소속 버솔프함 같은 중소형 함정들을 격침시키는데도 사용할 수도 있다.
조선은 이제 핵융합탄이나 ICBM 같은 전략적 보복타격수단 뿐 아니라, 재래식 군사무기 분야에서도 미국이 함부로 근접해서 위협할 수 없도록 그 견제수단을 확보하게 되었다. 근접전 견제수단은 항모강습단을 이용한 지상군 병력의 본토상륙을 봉쇄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미국으로서는 조선의 전략적 보복타격수단 뿐 아니라 근거리 견제수단에 대해서도 섣불리 공개적으로 인정하기가 어렵다. 그들이 전 세계를 향해 큰소리를 쳐 온 조선의 비핵화를 관철시키는데 필요한 군사적 위협수단들이 하나 둘 사라져가는 것을 스스로 공인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사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피플들은 왜 초강대국 미국이 겉으로 허약해 보이는 조선 앞에서 쩔쩔매는 것인지 이해하기가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 이유는 이른바 '전략적 보복타격 수단'이 두 적대국간의 대결구도에서 어떤 의미로 작용하는지 실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두 나라 사이에 확립된 Mutual Assured Destruction (상호확증적파괴) 관계의 의미를 알면 21 세기 판 다윗과 골리앗 게임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다.
만일 오늘이라도 당장 조선이 동해의 공해상에서 돌아다니는 항공모함과 그 호위함정들을 단거리 초정밀 지대함 미사일들로 격침시켰다고 가정해 보자. 미국이 어떤 군사적 반응을 보일 수 있을까?
그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최고수준의 보복은 조선의 사격원점과 그 사격원점을 지휘하고 있는 단위사격부대의 사령부를 타격하는 선 이상을 넘지 못할 것이다.
아마 한국 국내의 보수주의자들은 미국군 전략폭격기들이 출격해 평양의 주요시설들 공습할 것이라고 예상할 것이다. 미국군 무기체계에 대해 아는 척 하기를 좋아하는 보수논객이라는 자들은 미국이 조선의 군지하시설공간 전체를 열진공상태로 만들어 벙커 안 인원들을 흔적도 남기지 않고 몰살할 수 있는 thermobaric weapon 으로 전쟁지휘부를 공격할 것이라는 상상을 할지도 모르겠다.
Thermobaric bomb 라는 가공할 무기는 베트남계 미국 과학자인 Nguyet Anh Duong 이 미국 국방부의 연구포로젝트를 받아 개발했는데, 아프가니스탄 산악전에서 발군의 살상력과 파괴력을 발휘한 무기다. 미국군은 아프가니스탄에서만 약 1 만 여명이 넘는 동굴속 전쟁지휘부 인원을 이 무기로 '소각'했다.
그러나 적어도 한(조선)반도에서 그런 일은 꿈에도 벌어지지 않는다. 미국은 조선이 평양수뇌부가 공격받는 즉시 전략적 보복타격수단을 가동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전략적 보복타격이란 조선이 미국의 핵공격을 받아 국토 전체가 초토화되었더라도 어딘가엔가 살아있을 발사수단을 사용해 미국 본토를 보복타격하는 것을 말한다. 전략적 보복타격은 적의 공격에 의해 이미 그 계통이 붕괴된 전쟁지휘부의 별도 명령이 없더라도 매뉴얼에 따라 자동 가동된다고 보면 된다.
그 발사수단은 이동식 차량발사대도 될 수 있고 열차도 될 수 있으며, 현재 조선이 개발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스텔스 기능을 갖춘 3000 톤급 디젤형 전략잠수함이 될 수도 있다. 이 중 미국이 가장 두려워 하는 발사원점은 45 일간 수면에 떠오르지 않고 잠행을 계속할 수 있는 3000 톤급 전략잠수함이다.
2017 년 11 월 29 일, 조선이 미국 본토 전역에 도달할 수 있는 ICBM 이 완성되었음을 증명해 보였을 때, 말문이 막힌 미국 지도부는 대조선군사조치옵션을 슬그머니 파기했다. 대조선 핵대결전에서 완패한 백악관은 그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군사조치를 파기했음을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은 채 격분과 좌절감에 휩싸인 대결주의자들의 격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조선이 제시한 상호 핵동결협상에 끌려나올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조선은 이 협상과정에서 주한미국군 이야기는 아예 꺼내지도 않은 채 괌과 일본열도, 오키나와에 있는 미국의 핵전략자산을 미국본토로 철수하라는 어마어마한 요구를 했고, 미국은 조선이 중국과의 동맹관계를 청산하고 미국의 편이 되어주면 상호핵동결과 조미수교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기도 했었다.
사정을 잘 모르는 엉터리 보수논객들이 조선이 아직 대기권재진입기술을 확보했다는 증거를 못 찾았다느니 뭐니 하는 하등에 쓰잘떼기없는 헛다리짚는 소리들을 늘어놓고 있을 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조언자들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첫째, 어디에서 발사되어 날아올지 모르는 ICBM 이 가장 원거리 사격지점인 조선 본토에서 발사되었다고 가정하더라도 미국 본토 우주상공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26 분이며 분리된 탄두가 외기권 안쪽의 심층 대기권으로 진입할 필요도 없이 500 킬로미터 우주상공에서 폭발할 경우 그 순간부터 미국 전역은 1850 년 이전 시대로 돌아가게 된다.
둘째, 폭발에서 확산된 electromagnetic purse 는 소총이라든가, 소말리아 해적들이 가끔 들고다니는 유탄발사기 같은 것들을 제외한 미국군의 거의 모든 현대식 무기체계를 무력화 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전자-전기기기에 영구적인 파손을 가져와 미국 전역에서는 호롱불로 밤을 밝히고, 장작불로 난방을 해야하며, 멀리 갈때는 석탄 때는 증기기관차가 끄는 옛날식 기차를 타야 하고 가까운 거리를 갈 때는 마차를 타고 다녀야 하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도래한다.
셋째, 중국과 러시아같은 가상적국들이 건재한 상태에서 미국이 이런 식의 종말적 보복타격을 받게될 경우 초강대국의 지위는 두 말할 나위도 없고 그 길로 완전한 멸망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외부의 침략이나 공격이 없더라도 이런 상태에서 현대의 미국인들이 생존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최악의 경우 1 년 안에 인구의 90 퍼센트 가량이 사고, 부적응, 자살, 내전, 폭동 등 여러가지 이유로 사망할 수 있다.
미국과 조선은 두 나라의 GDP 격차 따위와는 상관없이 엄연한 Mutual Assured Destruction 관계에 있으며, 이 두 나라 중 어느 나라도 상대에 대해 전략적 의미의 선제공격을 감행하는 짓을 벌일 수 없다는 게 정설이다.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그렇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지금의 한(조선)반도를 둘러 싼 국제정세가 19 세기 말처럼 불안정하고 위험하다는 소리를 하기도 한다. 당연히 틀린 말이다. 당시 조선(구 조선 또는 대한제국)에는 외세를 제압하고 견제할 수 있는 군사력이 전무하다시피 했다. 지금은 비록 둘로 갈라져 있긴 하지만 그 중 한 나라에 외세를 견제할 수 있는 무기가 존재한다.
일본은 물론이고 미국까지 십 수 년 동안 쩔쩔매고 있고, 자기 나라 방문한 타국 정상들을 짧게는 한 시간에서 길게는 네 시간 반이나 기다리게 하는 무례함으로 유명한 러시아 대통령이 30 분이나 먼저 튀어나와 굽실거린 이유가 러시아 벌목장에서 근무하는 조선 노동자들이 부지런하게 일을 잘해서라거나 김정은이 이뻐서 그런 것은 전혀 아닐 것이다.
조선이라는 나라 체제의 성격이나 시민(인민)들의 사고방식이 싸르니아의 상식에 비추어볼 때 조금 이상하기는 하지만, 그들이라도 자위수단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정글같은 세계에서 일단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한(조선)반도에서 전쟁위협이 사라지고 조선의 삶의 형편도 나아져 옛말하는 좋은 날이 왔을 때, 이 반도에 살고있는 8000 만 거주민과 800 만 해외동포는 적어도 조선의 핵과 미사일을 만드는데 공헌한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에게 깊은 사의를 표명해야 할 것 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사의를 표명해도 크게 잘못된 것은 없다)
미래의 대한민국 정부는 그들 모두에게 이웃으로서의 우정과 사의를 담아 최고의 국가훈장인 무궁화 대훈장을 수여할 것을 제안한다. 그들이야 말로 세계 곳곳에서 극우 전쟁광들이 날뛰던 시대를 제대로 간파하고 낫과 보습을 녹여 창과 칼을 제작함으로써 그 동네 평화를 수호하는데 큰 공을 세운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