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는 마치 피자집에 이것저것 여러가지 토핑들을 올려달라고 주문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주십시오 주십시오 하고 수십번 수백번 애걸하면 받는다는 말은 속임수에 불과합니다. 거기에다 응답 받을 때까지 간구하면 결국에 들어 준다는 말도 거짓입니다. 이런 기도를 들어준다고 믿었던 하느님은 죽었기 때문에 시간과 돈 낭비하지 않는 것이 현명합니다.
“나는 옛날에 하던 것처럼 기도하지 않습니다.
하느님이시여, 나의 삶도 옛날과 다릅니다.
전에는 치유를 간구했습니다만
이젠 의사에게 치료받으로 갑니다.
오랫동안 무릎 꿇고 당신과 씨름하며
피곤케 하였지요. 나의 기도를 들어 주소서, 주여 들어 주소서
당신이 귀머거리인 것처럼 무수한 나의 기도를.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들이 멈추지 않습니다.
날카로운 소리를, 당신의 잠잠하심을 해명합니다.
저들의 당치 않는 말로
이젠 기도란 이런 것이 아니라는 것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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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R.S. Thomas, “Emerging,” Collected Poe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