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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한산한 일요일 아침
개점시작 30 분 쯤 후인데 주차장은 이미 거의 만차가 됐다.
차로 20 분 거리 안에 Costco 매장이 세 곳이나 있는데도 매장마다 밀려드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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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tco(카슷코)를 마피아가 운영한다는 헛소문이 왜 도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맨 나중에 하기로 하고,,
사람들이 Costco 를 선호하는 이유는 뭘까? 에 대한 이야기부터 하자.
Best Buy 라든가 Ikea 같은 특화대형마트보다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니고,
월마트나 수퍼스토처럼 상품이 다양한 것도 아닌데,
왜 사람들이 연회비와 제한된 결제수단으로 인한 불편을 감수해가며 구름처럼 몰려드는 걸까?
어떤 사람들은 Costco 가 다른 마트에 비해 환불조건이 좋은 점을 선호하는 이유로 꼽기도 한다.
마시다 남긴 와인도 환불해 주고, 몇 달 입다가 찢어진 게 분명한 빤쓰 쪼가리도 전액 환불해 주는 것을 보았다.
영수증도 필요없다.
바코드와 멤버쉽카드만 있으면 된다.
내가 Costco를 선호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판매하는 상품들의 품질이 좋기 때문이다. (이건 부인하기 어렵다)
초밥집이 아니라면 회를 먹기 어려운 알버타에서 새먼(연어)을 사서 회로 먹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마트도 Costco 다.
그런 결정적인 이유들이 아니라면
주차하기도 힘들고, 계산하는데만 평균 10 분 이상 소요되며,
언제는 아멕스만 받는다 했다가, 다음에는 비자만 받는다 했다가,
이제는 또 매스터만 받는다는 이 짜증나는 매장에 갈 이유가 없을 것이다.
Centrum 과 Webber Natural 브랜드 영양제들은 가격대비 함량과 재질이 뛰어나고 안전해서 인기가 있다.
Costco 자체 브랜드 Kirkland 가 붙여진 제품들은 원래의 고유 브랜드 제품에 비해 가격이 다소 저렴하다.
Kirkland 란 그냥 만든 이름이 아니고 지명이다.
시애틀 근교 킹 카운티에 있는 동네 이름이다.
카슷코 제 1 호 매장이 세워진 곳이다.
여기 사진들에 나온 가격표는 US$ 가 아니라 CN$다.
센트럼 50 + 250 캪슐에 매겨진 가격 19.99 를 미화로 환산하면 약 15 달러 정도라고 보면 된다.
보통은 삼중면도날을 장착한 Gillette 면도기를 사용하지만,
Gillette 를 오랫동안 사용해 온 사람들은 2 blades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걸 잘 안다.
일주일에 한 개씩 1 년 사용하라는 의미에서 52 개를 한 팩으로 포장한 것 같다.
몇 배나 비싼 삼중날, 오중날 면도기를 오래 쓰는 것 보다는
파격적인 가격의 저런 면도기를 일주일 씩 쓰고 쿨하게 교체하는게 얼굴피부건강에 더 유리할 것이다.
치약은 따로 쓰는 게 있어서 여기서 사지 않는다.
한국 갈 때마다 무더기로 가져 온다.
아모레퍼시픽 본초치약이나 동화약품 잇치를 가져 오는데,
잇치는 종로 5 가에 몰려있는 대형약국에 가면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예전에는 한인들이 이 코너에 잘 안 갔었다.
나도 잘 안 갔다.
매장 중앙부분에 있는 의류코너는 디스플레이부터가 산만해 월마트 수준의 저가의류들을 한데 모아 떨이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이 곳을 잘 관찰하면 가끔 놀라운 가격대의 괜찮은 옷들을 발견할 수 있다.
손님이 너무 많이 몰리면 판매대가 무너질까봐 일부러 눈에 뜨지않으라고 허접하게 디스플레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올 때마다 거의 빼놓치 않고 구입하는 게 크로와상이다.
카슷코 크로와상은 오래 전부터 그 가격대비 품질의 우수함이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나도 인정한다.
맛과 품질이 우수하다는 것은 재료의 질량을 속이지 않는다는 가장 확실한 반증이다.
하나씩 랩에 싸서 냉동고에 보관하고 생각날 때마다 하나씩 꺼내 먹으면 된다.
마이크로웨이브에 돌리지 말고 상온에서 녹여야 원래의 맛과 소프트함이 그대로 유지된다.
베트남에서 튀긴빵을 쌀국수 국물에 찍어 먹던게 생각나서
혹시나 하는 맘으로 크로와상을 신라면 국물에 찍어먹어보았는데, 전혀 맛이 어울리지 않았다.
슬라이드 커팅 방식의 이 plastic wrap 은 그 길이가 무려 762 미터다.
할인할 때 사면 CN$ 20 정도인데 아마 5 년은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혹시 제품의 유효기간을 걱정할 수도 있는데
플라스틱은 200 년까지 썩을 염려 없다니까 유효기간 걱정은 안 해도 된다.
Envy 사과는 다른 사과에 비해 비싸기는 하지만 신맛이 없고 당도가 뛰어나게 높다.
가끔 다른 매장에서도 Envy 를 발견할 수 있지만 Costco 것과는 차이가 확연할 정도로 맛이 떨어진다.
로열 갈라나 후지사과를 먹다가 Envy 로 갈아타면 전에 먹던 사과로 되 돌아가기 어렵다.
솔직히 사과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사과 한 개를 먹는 습관이 들어놔서 냉장고에 사과가 떨어지는 일은 없다.
Costco 가 대형특화마트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품목이 있다면 아마 전자제품일 것이다.
여기 내걸려 있는 저 할인가격은 Best Buy 에서 판매하고 있는 가격과 동일하다는 것을 검색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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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고,
아무리 검색을 해 봐도 Costco 가 마피아와 관련이 있다는 근거는 전혀 찾을 수 없었다.
다만 Costco 공동창업주 James Sinegal 를 소개한 biography 기사들을 읽고 그런 헛소문이 왜 돌게 되었는지 대략 짐작이 갔다.
이 사람은 펜실베이나 주 피츠버그 시 빈민가 출신이다.
찢어지게 가난한 싱글맘이었던 그의 어머니는 어린 제임스를 고아원에 맞기고 재혼했다.
어머니 새 남편이 이태리계였다.
어머니의 새 남편은 1901 년 이태리 Pisticci 라는 곳에서 한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왔다.
그의 원래 이름은 Giuseppe Siniscalli 였으나 나중에 성을 Sinegal 바꿨다.
그가 성을 바꾼 이유는 자신이 이태리 출신이라는 것을 숨기기 위해서였다.
마치 도널드 트럼프의 조부가 자신이 독일 출신이라는 것을 숨기기 위해 자신의 성을 Drumpf 에서 Trump 로 바꾼 것과 비슷하다.
어머니의 새 남편 즉, 새아버지의 새 성을 따라 어린 제임스의 이름도 James Sinegal 이 되었다.
이상이 아홉 살 때 고아원에 내 팽개쳐졌던 빈민가 출신 소년,
나중에 카슷코 창업자가 된 제임스의 어린 시절 이력이다.
어쨌든,,
'이태리계 의붓아버지를 둔 빈민가 고아원 출신의 웬 듣보잡'이 나이 40 을 훨씬 넘겨 웬 유대인(Jeffrey H. Brotman)과 함께 공동창업한 창고매장이 십 수 년 만에 세계적인 다국적기업으로 폭발성장하자 시기질투에 휩싸인 미국 기존 유통업계 금수저들 중 누군가가 '마피아' 운운하는 헛소문을 퍼뜨렸을 것이라는 합리적 추론을 할 수 있을 뿐,
이 소문에 대한 다른 근거는 전혀 찾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