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부역강한 50대 두명과 약골 60대가 통퀸 벨리 트레킹을 했다. 3박4일 예정이었는데 2박3일에 초과달성. 차 한대는 Marmot 스키장 주차장에 세워두고 또 한대는 Edith Carvell 못 미쳐 유스 호스텔 앞 주차장에 세워두고 트레킹 시작.
첫 날은 아스토리아 캠프장에서 일박 했다. Back country camping은 캐나다에서 두번 째다. 첫번째는 Robson 갈 때 White horn 캠프장이었는데 Robson은 B.C. 주정부 관할인데 시설이 잘 되 있었다. 그런데 통퀸 벨리는 달랐다. 샤워장, 세면장이 없다. 양치와 세면은 개울가에서 해결. 쭈구리고 앉아 세면하다 중심 잃고 고꾸라박히면 입을채로 샤워하는거다.네트워크 서비스가 안되는 건 말 할 필요도 없고.
파워 있고 네트워크 서비스 가능한 Front country camping은 5성급 호텔에 해당한다.
텐트에서 음식물을 먹으면 안된다, 식탁은 텐트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고 음식물은 철제 보관함에 보관해야 한다. 이건 어디나 Back country camping 공통사항이다. 화장실도 텐트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냄새나서 야생동물이 텐트에 접근하는 걸 막기 위해서다.
화장실이 대박이었다. White horn 화장실은 아주 private하게 되어 있는데 이건 큰 차이다. 사진 왼쪽으로 화장실 오는 길이 나 있는데 나는 사진으로 보기에 맨 오른쪽에 자리 잡았다. 잠시 후 웬 서양여자가 오더니 맨 왼쪽에 엉덩이 까고 앉는데 순간 너무 긴장해 나도 모르게 눈에 힘을 주고 정면에 보이는 산만 응시했다. 이 사진은 둘 째 날 Amethyst lake 캠프장에서 찍었다.
혼자 트레킹하는 젊은 여자와 마주쳤다. 대단하다, 혼자서. 맥 칼리브 패스에서 되돌아오는 그 여자를 다시 만났다. 가다 곰을 만나 돌아오는 길이라고 한다. 더 이상 가고 싶지 않겠지. 일행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맹수는 피하는 게 상책이라.
맥칼리브 패스에서 의논을 했다. "Portal 캠프장까지 가면 2시반 될텐데 거기서 하루 더 잘게 아니라 점심이나 지어 먹고 스키장 주차장까지 가서 집으로 가자." 모두 찬성했다. 캠프장에서 주차장까지는 8.3 킬로, 별게 아니다. 트레킹 중에 비가 간간히 내렸다. 비 맞으며 밥 먹고 텐트 치고, 비 맞으며 걷고, 방수 자켓 있으니 젖지는 않겠지만. 텐트는 불편하고, 텐트 안은 추워 얼굴이 시리다. 비가 오니 할 일이 없어 저녁 먹고 8시부터 강제 취침. 그러니 집이 그리울 수 밖에.
주차장이 가까워온다. 문명세계로 나간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레인다. 아! 다 왔다. 낙오하지 않고 끝냈다는 성취감, 문명의 고마움, 흔히 볼수 없는 로키의 숨은 절경을 봤다는 생각에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