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갈 때 어떤 항공사를 더 선호하시나요?
제 경험을 토대로 대한항공과 에어캐나다의 장점들을 열거해 보겠습니다.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
대한항공의 장점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이코노미 좌석 간격이 넓다는 점 입니다.
현재 밴쿠버 인천을 운항하는 대항항공 기종은 보잉 787-9 기종인데, 이코노미 좌석 간격은 33 ~ 34 인치 입니다.
같은 기종을 띄우는 에어캐나다 (31 인치)보다 약 2 ~ 3 인치 정도가 넓습니다.
2 ~ 3 인치 차이가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공간여유의 느낌은 확실히 다릅니다.
대한항공이 보여주는 또 하나의 장점은 보딩패스 혜택이 쏠쏠하다는 점 입니다.
대한항공 보딩패스를 가지고 한국입국 후 7 일 안에 활용할 수 있는 혜택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 외국여권 소지자 (i.e. 캐나다 여권소지자)가 누릴 수 있는 혜택 중 쓸만한 게 몇 개 있습니다.
현대백화점 1 만 원 상품권, 롯데시설 30 % 할인 및 JSA 투어 25 % 할인 등이 그것 입니다.
제 서울 숙소 근처에 현대백화점이 있는데,
클럽데스크에 가서 여권과 대한항공 보딩패스를 제시하면 1 만 원 짜리 상품권을 줍니다.
그 상품권으로 샤핑을 하는 것은 아니고 대부분 푸드코트에서 밥을 사 먹습니다.
JSA 투어는 요금자체가 비싸므로 25 퍼센트 할인의 경우 절약할 수 있는 금액이 2 만 원에서 4 만 원 가량 됩니다.
롯데 시그니엘 전망대에 오를 계획이 있다면 역시 대한항공 보딩패스로 유용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대한항공 보딩패스의 여러가지 혜택에 대한 자세한 사항을 알고 싶으시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 보세요.
에어캐나다의 가장 유력한 장점은 역시 출도착 시간대가 훌륭하다는 것 입니다.
밴쿠버에서 오전 11 시에 출발합니다.
웨스트바운드 비행시간이 11 시간 정도이므로 인천공항에 밴쿠버 시간 밤 10 시 경에 도착합니다.
인천에서 출발하는 시간은 오후 3 시 30 분 입니다.
이스트바운드 비행시간은 9 시간에 불과하므로 밴쿠버 공항에 한국시간 자정 경에 내리는 셈이 됩니다.
출발지시간 기준으로는 밤을 세울 필요없이 목적지에 도착하므로 피로감이 덜 합니다.
에어캐나다의 두 번 째 장점은 AVOD 시스템의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 저장량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 입니다.
영화의 경우 약 180 편 정도가 저장되어 있는 것을 확인한 적이 있습니다.
오버부킹 상황은 절호의 기회
얼마 전 오버부킹에 따른 좌석승급기회에 관한 글이 올라온 적이 있습니다.
저도 언젠가 한 번 밴쿠버 공항 출국장에서 양보승객을 찾는 방송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11 시 출발 AC63 편 승객 중 세 시간 후 출발하는 대한항공 72 편으로 옮겨타실 승객에게는 크렛딧 800 달러를 지급하겠다는 제안이었습니다.
조건이 있었습니다.
체크인(위탁)수하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급한 일도 없고, 인천공항에서 내가 도착하기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는 사람도 없는 마당에 800 불 크레딧 받고 세 시간 쯤 늦게 가는 건 나쁘지 않은데,
첫째 저는 위탁수하물이 있었고, 둘째 제가 예약한 좌석이 프리미엄석이라 응모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지요.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갈 점이 있습니다.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가는 장거리 승객 중 체크인 수하물이 없는 승객이 얼마나 될까요?
이 노선에 캐리온 온리 승객은 업무일정에 맞추어 다녀오는 단기 비즈니스 여행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승객이 좌석을 양보하려 할까요?
좌석양보 응모자가 없을 경우 항공사는 곤란해질 수 있습니다.
출국장 승객들에게까지 이런 다급한 방송을 해야 하는 이유는 뻔합니다.
체크인 카운터에 뒤늦게 나타난 예약승객들이 오버부킹 사실을 알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기 때문일 것 입니다.
출발시간이 다가올수록 탑승카운터 직원들의 굳어지는 표정을 관찰하고 있다가 슬며시 다가가서 이런 제안을 해 보세요.
"나는 위탁수하물이 있어서 좌석양보에 응모할 수 없는데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나를 비즈니스 클래스로 승급시켜 주세요. 5 백 달러 내지요"
막판에는 어쩔 수 없이 일부 승객을 비즈니스로 무료승급시켜야 하는데 돈을 더 내겠다는 승객이 나타났으니 속으로 반가울 것 입니다.
항공사는 노련한 승객이 제시하는 '벼랑끝 비딩'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응할 것인지, 매뉴얼을 반드시 가지고 있을 것 입니다.
승객의 입장에서도 편도 1 천 5 백 달러 이상의 추가가치가 있는 비즈니스 클래스를 5 백 달러만 내고 갈 수 있으면 좋은 딜 입니다.
에어캐나다의 무료좌석승급 조건은 모르겠는데,
대한항공의 경우 무료좌석승급 최우선 순위는 가장 비싼 요금을 낸 Y 클래스 이코노미 승객입니다.
이코노미 승객이라고 다 같은 이코노미 승객이 아닙니다.
이코노미 승객이 300 명이라면 그 300 명의 운임서열과 군번이 다 다릅니다.
Fare Basis 를 기준으로 분류된 이코노미 클래스 등급만도 11 가지에 이릅니다.
어쨌든,
이코노미 최고운임 Y 클래스 다음이 밀리언마일러, 스카이패스 엘리트/모닝캄 프리미엄, 모닝캄 순으로 승급서열이 매겨집니다.
몸이 불편하네, 마누라가 임신 8 개월이네, 90 노모를 모시고 탔네 등등은 전혀 고려사항 아닙니다.
차라리 우선순위 승객이 아니더라도 옷을 깔끔하게 차려입고 카운터 직원을 친절하게 대접해 주면 재수가 좋을 경우 승급의 기회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몸이 많이 안 좋다며 승무원에게 비즈니스(대한항공은 프리스티지)로 옮겨줄 것을 요구하며 진상을 떠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데, 그런 요구는 죽었다 깨어나도 통하지 않으니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편하고 자유로운 좌석 찾기
현재 밴쿠버 인천사이를 운항하는 대한항공과 에어캐나다 기종(B787-9)에서 가장 좋은 이코노미 좌석은 어디일까요?
대한항공은 바로 이 자리 45 C 입니다. 45 G 역시 같은 구조의 좌석이지만, C 가 탑승구에서 더 가깝습니다.
대한항공 보잉 787-9 기종 45C
에어캐나다는 바로 이 자리 18 A 입니다. 18 열 좌석은 120 달러를 추가로 내고 구입해야 합니다.(B, E, H 는 115 달러)
과거에는 출발 24 시간 전에 온라인에 개방했으나 이제는 사는 사람이 없으면 빈자리로 남겨둡니다. 다른 좌석에서 이 좌석으로 임의로 옮기는 것은 금지입니다.
에어캐나다 보잉 787-9 기종 18A (편도 추가요금 120 달러)
대한항공과 에어캐나다는 비행문화가 조금 다릅니다.
다른 이들의 비행후기를 보면 에어캐나다 승무원들이 불친절하다는 말들이 많은데,
저는 30 년 동안 주로 이 항공사를 이용하면서 승무원들이 불친절하다는 느낌은 별로 못 받았습니다.
대한항공 승무원들의 고객접대방식과 문화적 차이가 조금 있을 뿐 입니다.
다만 에어캐나다 한국계 승무원들의 사무적인 업무태도를 대한항공 승무원들의 그것과 단순비교하면 한국계 승객의 입장에서 부정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Flight attendants 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커피 심부름이 아니라 safety coordinators 로서의 업무수행입니다.
내가 개인적으로 에어캐나다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
지난 해 4 월 2 일 에드먼튼에서 밴쿠버로 갈 예정이었던 AC237 편이 카고도어 문제로 운항이 취소된 적이 있습니다.
승객들이 일단 탑승한 상태에서 벌어진 돌발상황이었는데,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국제선 환승승객들의 밴쿠버행 대체항공편 보딩패스가 이미 준비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수 십 명에 달하는 국제선 환승승객들이 다음 비행기편으로 무사히 밴쿠버 공항에 도착하여 각자 자기 목적지행 연결항공편을 놓치지 않고 탈 수 있게 조치한 그 신속성은 지금 생각해도 칭찬을 받을만한 일 이었습니다.
몇 년 전에는 인천행 에어캐나다 63 편에서 항로문제와 관련하여 제가 캐빈매니저를 호출해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AVOD 스크린상에 나타나는 항로에 우리 비행기가 조선(북한)영공을 통과하는것으로 나타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 질문의 요지는 2010 년 11 월 이후 한국 국적기가 아니더라도 한국을 출도착지로 하는 여객기의 조선영공통과가 금지됐는데 어찌된 일인지를 질문한 것 입니다.
캐빈매니저는 즉시 기장에게 달려가 제 질문을 보고하고는 기장으로부터 자세한 비행항로와 날씨차트를 각각 출력받아 제게 가져왔습니다.
기장으로부터 이 차트를 그 승객에게 제출하고 우리 비행기가 조선영공을 통과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설명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