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이 사실상의 핵군축대화중단선언을 했다. 그 방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개인적 모욕을 가하는 형태로 단행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 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생일축하친서와 생일선물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이 트럼프의 김정은에 대한 생일축하친서를 양국수뇌사이의 마련된 특별한 연락통로를 통해 전달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보아 이미 가동되어져 온 뉴욕라인이나 비밀특사 등 인편을 통해 친서가 전달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조선의 미국에 대한 핵군축대화중단선언이 트럼프의 생일축하친서를 걷어차는 방식으로 단행되었으되 미국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 아니라, 한국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정의용 씨의 '인천공항 발언'을 빌미삼아 문재인 정부를 극도로 모욕하는 간접적 방식을 통해 미국에게 그 경고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어쨌든 그 문제(조선의 핵군축대화중단선언)는 나중에 천천히 이야기하기로 하고, 그 문제와는 별도로,
나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 묻고싶다.
조선측 주장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생일축하친서를 이미 보냈다고 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굳이 백악관을 방문한 한국의 정의용 실장에게 자신의 생일축하메시지를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대신 전달해주기를 희망하는 부탁같은 것을 했을리가 없다. 그것은 말이 되지 않는 소리다.
그런데도 미국에서 귀국한 정의용 실장은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생일축하메시지를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전달해 줬으면 좋겠다고 자신에게 당부했다"는 말을 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조선은 '한국정부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에 존재하는 직접소통구조를 통해 생일축하친서가 전달된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 같다'는 요지의 조롱섞인 말을 했다.
내가 보기에 한국정부는 조미간 직접의사소통구조의 존재여부를 몰랐을 뿐 아니라, 정의용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잘못 이해했거나, 아니면 무엇인가를 다르게 전달했을지도 모른다는 의문이 든다.
혹은 초등학교 5 학년 정도 수준의 사물이해력과 언어구사력을 가졌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가 이미 친서를 전달했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않은 채 실제로 '너네 대통령이 내 생일축하인사를 김 위원장에게 대신 전달했으면 좋겠다'는 식의 말을 새삼스럽게 다시 했을지도 모른다.
어느 경우이든 이번에 발생한 사태는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만일 이번 사태의 책임을 한국정부 혼자 뒤집어 쓰게 될 경우 단순한 무능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생존이 위태로워질만큼 중대한 정보외교기능마비사태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꾹 참고 말을 안 했었는데 이게 처음이 아니다.)
정의용 실장은 도대체 백악관에서 무슨 말이 오갔던 것인지,
이 개망신을 당해야 할 대상이 한국정부인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인지,
그 대상이 한국정부라면 당신이 트럼프의 말을 잘못 이해한 것인지 아니면 거짓말을 했거나 왜곡한 것인지 확실하게 설명하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트럼프의 혼란스런 언어구사문제였다면 주저하지 말고 대화내용 전문을 정확한 워딩의 형태로 밝히기 바란다.
혹시 그의 말을 잘못 이해한 것이라면 (하버드 석사 출신이 그럴 리가 없겠지만) 당장 스스로 보따리를 싸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만의 하나 그의 말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거나 날조해서 기자들에게 전달한 것이라면 당신은 감옥에 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아래는 김계관 조선 외무성 고문명의로 발표된 문제의 성명서 전문이다.
새해벽두부터 남조선당국이 우리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미국대통령의 생일축하인사를 대긴급 전달한다고 하면서 설레발을 치고있다.
미국대통령이 워싱톤에 기여간 청와대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우리 국무위원장에게 잊지 말고 전달해달라고 부탁한 내용이라고 하면서 남조선당국이 대긴급통지문으로 그 소식을 알려왔는데 아마도 남조선당국은 조미수뇌들사이에 특별한 련락통로가 따로 있다는것을 아직 모르는것 같다.
남조선당국이 숨가쁘게 흥분에 겨워 온몸을 떨며 대긴급통지문으로 알려온 미국대통령의 생일축하인사라는것을 우리는 미국대통령의 친서로 직접 전달받은 상태이다.
한집안족속도 아닌 남조선이 우리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미국대통령의 축하인사를 전달한다고 하면서 호들갑을 떨었는데 저들이 조미관계에서 《중재자》역할을 해보려는 미련이 의연 남아있는것 같다.
수뇌들사이에 친분관계를 맺는것은 국가들간의 외교에서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남조선이 김정은국무위원장과 트럼프대통령사이의 친분관계에 중뿔나게 끼여드는것은 좀 주제넘은 일이라고 해야겠다.
세상이 다 인정하는바와 같이 우리 국무위원장과 트럼프대통령사이의 친분관계가 나쁘지 않은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친분관계를 바탕으로 혹여 우리가 다시 미국과의 대화에 복귀할수 있지 않겠나 하는 기대감을 가진다거나 또 그런 쪽으로 분위기를 만들어가보려고 머리를 굴려보는것은 멍청한 생각이다.
우리는 미국과의 대화탁에서 1년반이 넘게 속히우고 시간을 잃었다.
설사 김정은국무위원장이 개인적으로 트럼프대통령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가지고있다고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말그대로 《개인》적인 감정이여야 할 뿐,국무위원장은 우리 국가를 대표하고 국가의 리익을 대변하시는분으로서 그런 사적인 감정을 바탕으로 국사를 론하지는 않으실것이다.
명백한것은 이제 다시 우리가 미국에 속히워 지난 시기처럼 시간을 버리는 일은 절대로 없을것이라는것이다.
평화적인민이 겪는 고생을 조금이라도 덜어보려고 일부 유엔제재와 나라의 중핵적인 핵시설을 통채로 바꾸자고 제안했던 윁남에서와 같은 협상은 다시는 없을것이다.
우리에게는 일방적인 강요나 당하는 그런 회담에 다시 나갈 필요가 없으며 회담탁우에서 장사군들처럼 무엇과 무엇을 바꿈질 할 의욕도 전혀 없다.
조미사이에 다시 대화가 성립되자면 미국이 우리가 제시한 요구사항들을 전적으로 수긍하는 조건에서만 가능하다고 할수 있겠지만 우리는 미국이 그렇게 할 준비가 되여있지 않으며 또 그렇게 할수도 없다는것을 잘 알고있다.
우리는 우리가 갈 길을 잘 알고있으며 우리의 길을 갈것이다.
남조선당국은 이런 마당에 우리가 무슨 생일축하인사나 전달받았다고 하여 누구처럼 감지덕지해하며 대화에 복귀할것이라는 허망한 꿈을 꾸지 말고 끼여들었다가 본전도 못챙기는 바보신세가 되지 않으려거든 자중하고있는것이 좋을것이다.
주체109(2020)년 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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