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전세계가 뒤숭숭한데 나도 지난주부터 기침이 심해 직장을 못 나가고 있다.
우선 감기의 일반적 증상은 없다. 열이 있다던가 삭신이 쑤신다던가 가래, 콧물 등등.
기침만 나온다. 너무 괴로워 처방을 받아왔다. 안티바오오틱인데 이런 계통의 약은 지시대로 다 먹어야 한다. 다 나았다고 중도에 그만두면 내성만 키우는 결과가 된다.
그건 그렇고 처음에는 약을 먹으니 낫는듯 했다. 약은 지시대로 꼬박꼬박 챙겨 먹는다. 낮에는 기침도 안 나오고 멀쩡하다. 문병 온 사람들이 "혹시 꽤병 앓는것 아니냐?"고 의혹은 눈초리로 쳐다볼 정도로.
밤 되면 기침이 발작한다. 한번 발작하면 20-30분은 기본이다. 아침까지 잠을 못잔다. 그러나 기침이 약해지면 나도 모르게 스스르 잠이 든다. 밤 10시부터 발작하던 기침이 12시, 1시로 옮겨 갔다.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80%는 나았다 생각했는데 속단이었다. 밤 1시부터 시작된 기침이 아침 먹고 약 먹을 때까지 계속되었다. 밥 먹고 약 먹고 나니 기침이 멈췄다. 피곤해서 잠시 누으려니 기침 발작. 한번 발작하면 걷잡을 수가 없다.
서 있거나 의자에 앉아 있을 때는 괜찮은데 누우면 시작되는 기침 발작.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가을의 호수가처럼 고요하고 평화스럽다.
세상에 이런 희안한 기침이 있나?
기침에 좋다는 건 다 하고있다. 내게는 과분하다고 느껴지는 홍삼액 부터 도라지 즙, 배즙, 따뜻한 물, 생강차, 창문 열고 환기 하기, 좋아하는 커피 안 마시기 등등.
언젠가 낫긴 낫겠지만 그때까지 너무 고통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