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먹는 클립보드입니다.
에드먼튼에서 사먹는 한국음식에서 본토(한국)의 맛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이런 말이 통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소비자들의 패배주의와 자포자기가 에드먼튼 한식 비즈니스의 미래를 망칩니다.
사심없고 가감없는 진솔한 평가야말로 그들로 하여금 제대로 된 음식상품을 만들게 하는 가장 좋은 격려라고 생각합니다.
꼴찌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만큼 맛대가리없는 일본음식으로 기네스북에 오를 뻔 했던 XX익스프레스의 마끼와 스시 맛이 나아진 이유도 소비자들의 가혹한 리뷰덕분입니다.
에드먼튼에서 먹는 중국음식은 물론이고, 이태리, 위엣남, 심지어 방글라데시와 소말리아 음식조차 본토의 맛을 능가하는 곳이 많다고 합니다.
나야 그 나라 음식맛을 잘은 모르지만, 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의 말이 그렇습니다.
델리음식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닙니다.
한국이나 일본에서 먹어 본 델리음식은 그 수준이 전문식당 못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H-Mart 에드먼튼 남부점 델리/푸드코트 음식 일부에 대해서 소감을 말해보려고 합니다.
한두번 먹어보고 하는 즉석 평가가 아니라, 지난 7 월 개점 이후 7 개월 동안 먹어본 느낌을 말하는 것 입니다.
첫째, 순대-떡볶이-김밥 콤보에 대한 느낌 입니다.
즉석에서 주문해서 가져가는 음식은 팩에 포장하여 진열하고 있는 음식과는 그 선도가 달라야 합니다.
순대와 김밥에서 수분과 온기가 사라져 먹기가 퍽퍽하다면 그것은 실패한 음식입니다.
그런 음식을 주문음식상품으로 내놓아서는 안 됩니다.
순대의 신선도(습기)와 온도를 유지하며 보관할 수 있는 온장기기나 스팀으로 재가열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순대와 김밥을 마이크로웨이브에 데워서는 안 됩니다.
둘째, 탕수육(함지박)에 대한 느낌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탕수육은 괜찮습니다.
비주얼도 좋고 부먹임에도 불구하고 고기튀김의 바삭함이 시간이 지나도 크게 변하지 않는 것은 평가할만 합니다.
(부먹이란 찍먹의 반댓말로 소스가 처음부터 튀김위에 부어져 나오는 탕수육을 가르키는 본토(한국)단어 입니다. 속어가 아니라 어학사전에 등재되어 있는 정식단어들 입니다.)
달콤새콤한 소스맛의 강도는 보통수준입니다.
소스맛이 강하면 고기튀김맛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저는 부드럽고 약한 맛을 선호하나,
손님마다 기호가 다르므로 소스맛에 대한 호불호는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중국집 삼종세트는 단무지 양파 춘장입니다.
양파를 안 주시던데, 양파를 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양파 ! 달라 !!
셋째, 델리진열상품인 나가사끼짬뽕에 대해서 입니다.
감자탕을 샀을때도 느꼈던 거지만, 간단한 조리법이 담긴 설명서를 함께 넣어주시는 게 좋습니다.
물을 넣고 끓여먹는 건지, 채소를 따로 기름과 소스에 볶다가 육수와 국수 어묵을 넣고 끓이는 건지 모르는 사람은 당황할 수 있습니다.
나가사끼짬뽕에는 어묵 유부만 들어가서는 안되고 해물이 들어가야 합니다.
넷째, 델리진열상품인 육개장을 두 번 먹어본 소감입니다.
육개장에 어울리는 고기는 양지 아니면 사태입니다.
H-Mart 육개장에 들어간 고기는 무슨 부위인지 알 수 없는, 불고기 비슷한 식감이 나는 고기였습니다.
육개장은 김치찌개가 아닙니다.
그런 고기는 김치찌개에는 어울릴지 몰라도,
육개장에 들어가 있는 고사리나 토란대 같은 다른 재료들과 식감이 전혀 안 어울릴 뿐만 아니라, 국물과도 맛이 따로 놉니다.
가격을 조금 올리더라도 육개장에 어울리는 고기부위를 사용하기 바랍니다.
좋은 음식은 재료 30 퍼센트, 정성과 실력 70 퍼센트로 이루어진다는 말들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이 말은 잘못된 말 입니다.
좋은 음식은 재료 80 퍼센트에 조리사의 정성과 실력 20 퍼센트로 이루어진다는 게 요리전문가들의 솔직한 고백입니다.
로컬식당음식에 대한 사심도 없고 가감도 없는 리뷰는 앞으로도 간혹 있을 예정이예요.